수호지(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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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지 29 편
★ 수호지(水湖誌) - 29제5장 채태사의 생일 예물제15편 이룡산의 노지심 15-2“대체 누군지 서로 이름이나 압시다.”“동경서 군관으로 있던 양지요.”“그럼 동경서 칼을 팔다가 파락호 우이를 죽인 사람 아니냐?”“맞소.”그 말을 듣자 중은 한바탕 껄껄 웃었다.“원, 우리가 여기서 만날 줄 누가 알았겠나! 나는 연안부 노충경락상공 장전에서 군관을 지낸 노달이다. 세 주먹에 진관서 녀석을 때려죽이고 오대산에 들어가 머리를 깎고 중이 되었지.”양지도 따라 웃었다.“아하! 누군가 했더니, 소문에 사형은 대상국사에 계시다는 말을 들었는데 여기는 웬일이시오?”“얘기하자면 길지. 아무튼 이룡산 보주사가 숨어 살기 좋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가 두목 등룡을 만났더니, 그 놈이 날 냉대하고 관문 셋을 첩첩이 닫아버리고 ..
2024.08.08 -
수호지 28. 편
★ 수호지(水湖誌) - 28제5장 채태사의 생일 예물제15편 이룡산의 노지심 15-1양지는 남쪽 황니강을 타고 20 여리쯤 따라 내려가다가 돈 한 푼 없이 술집에 들어섰다.주막집 여자가 무엇을 주문하겠느냐고 물었다.“우선 술을 좀 주시고 밥과 고기도 좀 주시오.”양지는 한상 거나하게 차려 먹고 술집 문을 나섰다.“손님, 계산하셔야죠?”양지는 뻔뻔스럽게 대답했다.“내가 지금 가진 게 없으니 오는 길에 꼭 갚겠소.”그러자 시중들던 젊은이가 와서 소매를 잡는다.양지는 젊은이를 한 주먹에 때려눕히고 그대로 달아났다.“이놈아, 네가 가면 대체 어딜 갈 테냐?”등 뒤에서 누군가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걸음을 멈추고 뒤돌아보니 웃통을 벗어부친 사내가 몽둥이를 들고 쫓아왔다.그 뒤로는 아까 술집에서 얻어맞은 젊은이가 창..
2024.08.07 -
수호지 27 편
★ 수호지(水湖誌) - 27제5장 채태사의 생일 예물제14편 황니강 탈취 사건 14-2그때 도관이 나서서 말했다.“여보게, 당신도 사람이면 털끝만큼이라도 인정이 있을 거 아니오? 저 사람들이 어디 꾀피우느라 저럽니까, 오죽 힘들면 저러겠소?”“허허, 기막히군. 여기가 어떤 곳인지 알기나 하시오?”바로 그때 소나무 숲 사이로 웬 사내가 고개를 쑥 내밀고 살피는 기색이 보였다.수상하기 짝이 없었다.“넌 웬 놈이냐?”양지는 벽력같이 소리를 지르며 박도를 잡고 쫓아갔다.숲 속에 들어가니 웃통을 벗은 장정 7명이 7채의 수레 옆에 앉아서 쉬다가 양지가 칼을 휘두르며 뛰어들자 일제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이놈들, 너희는 대체 뭣 하는 놈들이냐?”“우리는 동경으로 가는 대추장수다. 그러는 너희들이야말로 뭣 하는 ..
2024.08.06 -
수호지 26 편
★ 수호지(水湖誌) - 26제5장 채태사의 생일 예물제14편 황니강 탈취 사건 14-1그때 북경 대명부에서는 양중서와 채 부인이 후당에 마주 앉아 예물 보낼 일을 의논하고 있었다.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10만 관의 생일 선물을 동경까지 무사히 가져가느냐이었다.그때 채 부인이 섬돌 아래를 가리켰다.“저 사람이 어때요?”양중서는 채 부인이 가리키는 양지를 바라보았다.그처럼 적격자는 없었다.양중서는 크게 기뻐하며 양지를 불렀다.“내가 너를 잊고 있었구나. 이번 생신 행차에 네가 다녀오는 것이 어떠냐?”“은상의 분부시라면 어찌 감히 거역하겠습니까, 상공의 생신 선물을 어떻게 보내시려는지 알고 싶습니다.”“마련이 다 되어 있느니라. 태평 거 열 채에 예물을 나누어 싣기로 했는데, 수레마다 라고 쓴 노란 기를 꽂고..
2024.08.05 -
수호지25편
★ 수호지(水湖誌) - 25제4장 탁탑천왕(托塔天王)제13편 붉은 머리 귀신 13-3그들은 배 안에서 서로 인사를 하고 갈대 속에서 헤쳐 나왔다.한 곳에 이르니 높은 언덕에 몇 채의 초가집이 있었다.원소이는 노 젓던 손을 멈추고 초가집을 향해 외쳤다.“어머니, 소오 집에 있어요?”그때 집 안에서 할머니 대답이 들린다.“그 녀석이 요새는 고기잡이도 안 나가고 노름판에 미쳐서 걱정이다. 조금 전에도 내 비녀를 빼가지고 달아났다.”“그래요? 혹시 소오가 오거든 오 선생님이 오셨으니 곧바로 술집으로 오라고 일러주세요.”배가 다리에 도착하자 소오가 비녀와 바꾼 듯싶은 꾸러미 엽전을 들고 노름판을 찾아가다가 그들과 만났다.네 사람은 주점을 찾아 물 위의 술집으로 올라갔다.그들은 탁자에 둘러앉아 술을 마시며 오랜만에..
2024.08.02 -
수호지24 편
★ 수호지(水湖誌) - 24제4장 탁탑천왕(托塔天王)제13편 붉은 머리 귀신 13-2얼마 후 날이 밝았다.뇌횡을 문간까지 바래다줄 때 관군들에게 끌려 나오던 남자가 조개를 보자 외쳤다.“아저씨, 저 좀 살려주십시오.”조개는 그를 돌아보고 말했다.“네 이놈, 왕소삼이 아니냐?”“네 소삼이에요.”뇌횡은 깜짝 놀라 물었다.“아니, 이 사람이 대체 누구기에 보정께서 아십니까?”“내 생질 왕소삼이지요. 우리 매씨가 여기서 살다가 얘가 다섯 살 되던 해에 남경으로 떠났는데, 그 뒤 십여 년이 지나도록 소식이 없더니 어쩐 일로 여기는 왔으며, 또 영관묘에는 왜 들어가 잤는지를 모르겠구려. 십여 년이 지나서 몰라보았는데, 저 놈 귀밑에 붉은 점을 보니 알겠습니다.”조개는 그 남자를 향해 말했다.“네 이놈, 여길 왔으면..
2024.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