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지(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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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지 103 편
★ 수호지(水湖誌) - 103제11장 흑선풍 이규제42편 기령산의 죽음 42-3조태공이 술대접을 하려고 했지만 이운은 사양하고 결박당한 이규를 앞세워 그곳을 떠났다.일행이 산길을 넘었을 때 주부가 나타났다.“사부님, 뵈온 지 오랩니다. 흑선풍을 관가로 잡아간다는 말을 듣고 약간의 소찬을 마련해 왔습니다. 시장할 테니 한 잔 드시고 가십시오.”그가 술병을 들어 큰 잔에 가득 부어 두 손으로 받들어 올렸다.그러자 곁에 서 있던 주귀가 쟁반에 고기를 받쳐 들고 하인이 과일 그릇을 올렸다.이운은 제자의 정성을 생각해서 황망히 말에서 내렸다.“이럴 일이 아닌데 자넬 괜히 번거롭게 했구먼.”주부가 간곡히 권하자 그는 거절할 수가 없어 술 한 잔과 고기 두어 점을 입에 넣었다.그러자 관군들도 모두 한 잔씩 마시게 되..
2024.11.28 -
수호지 101 편
★ 수호지(水湖誌) - 101제11장 흑선풍 이규제42편 기령산의 죽음 42-1이규가 고향 집 동점에 이르자 날은 이미 저물어 황혼 이었다.집에 도착해서 문을 밀치고 들어가니 평상 위에 앉아 있던 어머니가 염불을 하다가 놀라 일어났다.“어머니, 철우(鐵牛)가 왔어요!”“얘야, 넌 그동안 어디서 뭘 하고 지냈느냐! 네 형은 밤낮 남의 집에 가서 날품팔이 하느라 집에 붙어 있지 않고, 나는 자나 깨나 네 생각에 눈물로 날을 보내다가 이렇게 두 눈이 멀어버렸다.”이규는 눈물을 흘리며 거짓말을 했다.“전 지금 관원이 되어 먼 고을로 벼슬하러 가는 길입니다. 그래서 어머니를 모시러 왔어요.”“그래? 너무 좋구나. 하지만 내가 이처럼 늙고 눈까지 멀었으니 어떻게 널 따라가겠느냐?”“제가 어머니를 업고 가다가 수레를..
2024.11.26 -
수호지 100 편
★ 수호지(水湖誌) - 100제11장 흑선풍 이규제41편 가짜 흑선풍 41-2이규가 고개를 돌려보니 그는 양산박의 주귀였다.두 사람은 술집으로 가서 조용한 방에 자리를 잡았다.주귀가 이규에게 말했다.“참! 어이가 없군. 벽보에 송강을 잡으면 상금이 1만 관이요, 대종을 잡으면 5천 관이요, 이규를 잡으면 3천 관이라 써 있는데, 어떻게 당사자가 태평스럽게 그 앞에 서 있단 말인가?만약 눈치 빠른 군관 놈에게 잡히면 어쩌려고 그러나? 송공명 형님께서 자네가 무슨 실수를 저지를까 염려해서 나를 뒤따라 보냈네.”“쫓아와 보나 마나지. 형님 말씀대로 난 아직 술 한방울 입에 안 댔네. 한데 자넨 이 술집을 어떻게 아는가?”“여긴 바로 내 아우 집일세.”주귀가 아우 주부를 인사시키고 술상을 준비시킨다.그러자 이규..
2024.11.25 -
수호지 99 편
★ 수호지(水湖誌) - 99제11장 흑선풍 이규제41편 가짜 흑선풍 41-1송강 부자와 형제가 산채에서 다시 만나 연 사흘째 잔치가 벌어졌을 때 공손승은 남달리 마음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향 계주에 홀로 남은 어머니 생각이 간절했던 것이다.마침내 공손승은 두령들에게 말했다.“제가 집을 떠난 지 여러 해가 되었으나 고향에 계신 노모의 안부를 듣지 못해 마음이 편하지 않았습니다. 부디 제게 서너 달만 주시면 고향에 돌아가서 노모와 스승을 뵙고 다시 돌아오겠습니다.”그러자 조개가 말했다.“어머님께서 북방에 홀로 계시고, 아무도 돌보아줄 사람이 없다면 내일이라도 당장 떠나시오.”공손승은 다음 날 전처럼 떠도는 도사차림으로 행색을 차렸다.허리에는 보자기를 차고, 보검을 등에 걸고 어깨 위에는 갓을 걸고, 손에는 ..
2024.11.25 -
수호지 98 편
★ 수호지(水湖誌) - 98제10장 무위군 공격제40편 귀향 40-3“성주께 천서 세 권을 내드려라.”여동이 병풍 뒤에서 누런 보자기에 싼 천서 세 권을 옥쟁반에 받쳐 들고 나왔다.그 책은 길이가 다섯 치에 넓이가 세 치였고, 두께가 세 치였다.그는 감히 책을 펴보지도 못한 채 두 번 절하고 공손히 받아서 소매 속에 넣었다.그때 낭랑이 입을 열었다.“성주께 천서 세 권을 전하니 성주는 하늘을 대신하여 도(道)를 행하되 충성을 다하여 나라를 보호하고, 국민을 편안케 하며, 악을 물리치고, 정의를 바로잡도록 힘쓰시오.옥제(玉帝)께서 성주가 아직 마음에 안 들어 잠시 방치해 두었으나 머지않아 다시 제자리로 불러들여 쓰실 것이오. 부디 털끝만치라도 게으름을 피우지 마시오.만약 다시 죄를 지으면 나 또한 다시는 ..
2024.11.21 -
수호지 97 편
★ 수호지(水湖誌) - 97제10장 무위군 공격제40편 귀향 40-2“저는 낭랑(娘娘)의 말씀을 받들어 성주를 모시러 왔습니다.”송강은 감히 대답을 못하고, 신주 속에서 숨을 죽이고 있다가 목소리가 남자가 아닌 것을 알고, 신주 속에서 기어 나왔다.밖에는 푸른 옷을 입은 어린 여자 둘이 서 있었다.두 나계(귀신)는 송강에게 머리를 숙여 예를 드린다.“두 분은 어디서 오셨소?”“낭랑의 법지를 받들어 성주를 궁으로 모셔 가려고 왔나이다.”“잘못 아셨소이다. 나는 성주가 아니라 송강이란 사람이오.”“저희가 잘못 알 리가 있사오리까, 어서 가시지요.”송강은 마지못해 그들을 따라갔다.전각에서 내려가 후원의 장각문(牆角門)을 지나자 별빛과 달빛이 하늘에 가득 차 있고, 향기로운 바람이 산들산들 불어오고 사방이 대나..
2024.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