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지(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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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지 11편
★ 수호지(水湖志) - 11제2장 62 근짜리 지팡이를 가진 스님제6편 복숭아꽃 피는 마을 6-1오대산에서 내려온 노지심은 대장간에 부탁한 선장(禪杖)을 찾아 들고, 계도(戒刀)는 허리에 차고, 바랑을 지고, 동경 대상국사(東京 大相國寺)를 향해 길을 떠났다.보름이 지나 해가 뉘엿뉘엿 서산에 지는 석양녘에 노지심은 도화촌이라는 마을에 도착했다.글자 그대로 복숭아꽃이 만발한 마을이었다.노지심은 어느 집 문을 두드리고 하룻밤 묵어가게 해달라고 청했다.그러자 하인이 나와서 집안에 일이 있어서 나그네를 재워줄 수 없다고 말했다.노지심은 거절을 당했지만 더욱 큰 소리로 재워달라고 요구했다.그 바람에 집 주인 유태공(劉太公)이 밖으로 나와서 말했다.“오대산에서 오신 스님이시라면 오늘 저희 집에 일이 좀 있지만 묵어..
2024.07.16 -
수호지. 10편
★ 수호지(水湖志) - 10제1장 62 근짜리 지팡이를 가진 스님제5편 하산 5-2노지심은 대장장이 말대로 값을 치른 후에 술집에 갔다.주막에 자리를 잡고 앉아 탁자를 두드렸으나 주인은 못내 어려운 낯빛을 하며 말했다.“우린 주지스님의 말씀을 어길 수 없습니다. 스님께 술을 팔면 장사를 못하게 되니 이해해 주십시오.”“이거 원, 별소리를 다 듣는군. 싫으면 그만둬라. 술집이 여기 밖에 없는 줄 아느냐?”그러나 다른 집도 술을 안 팔기는 역시 마찬가지였다.서너 집을 들렀으나 모두 거절당하자 노지심은 마침내 꾀를 내어 다음에 들어간 술집에서는 주인이 말을 꺼내기 전에 먼저 말했다.“나는 여기저기 떠도는 중이오. 여긴 처음인데 술 한 잔 주시오.”“오대산 스님이면 안 되는뎁쇼.”“아닙니다.”술집 주인은 마침내..
2024.07.12 -
수호지 9편
★ 수호지(水湖志) - 9제2장 62 근짜리 지팡이를 가진 스님제5편 하산 5-1다음 날 노달은 조원외를 따라 오대산으로 올라가 지진장로를 만났다.주지승은 쾌히 응낙을 했으나 수좌승과 시자, 도사, 서기승 등 5,6백 명은 의견이 모두 달랐다.노달의 모습이 워낙 추악한데다 그렇게 흉악한 살인범을 절에서 받아들이면 훗날 자기들에게 큰 피해가 올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수좌승은 모든 사람들의 뜻을 대신하여 주지승에게 간곡한 거절의 뜻을 전했으나 주지승은 그들의 말을 듣지 않았다.“노달은 천성이 강직해서 비록 흉악하고 형편이 어렵게 되었지만, 훗날에는 오히려 너희들보다 청정(淸淨)을 얻어 비범한 인물이 될 것이다.”마침내 주지승은 날을 잡아 노달의 머리를 깎고 법도를 엄숙히 거행하여 노달에게 지심(智深)이라..
2024.07.11 -
수호지 8편
★ 수호지(水湖志) - 8제1장 62 근짜리 지팡이를 가진 스님제4편 취련 4-2정도가 노여움으로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큰 식칼을 집어 드는 것을 보자 노달은 곧 밖으로 나갔다.사람들이 무슨 일인가 싶어 모여 들었으나 감히 나서 말리는 자는 없었다.정도는 식칼을 들고 밖으로 뛰쳐나와 노달을 잡았다.노달은 발로 정도의 배를 차서 쓰러뜨리고 발로 가슴을 밟았다.“네놈이 고관대작이라면 모르지만 돼지 멱이나 따는 백정 주제에 불쌍한 취련이를 어찌 못살게 굴었더란 말이냐?”노달이 억센 주먹으로 코, 허리를 내리치자 코가 납작 붙어버리고 얼굴은 피투성이가 되었다.정도는 버둥거렸지만 노달의 다리가 천 근인데다 손에 들었던 식칼도 이미 놓친 후였다.노달은 다시 정도의 미간을 쥐어박았다.이마가 깨지면서 눈알이 튀어나왔다..
2024.07.10 -
수호지 7편
★ 수호지(水湖志) - 7 제1장 62 근짜리 지팡이를 가진 스님 제4편 취련 4-1 그 후 보름이 지나서 사진은 위주에 도착했다. 그는 길가 찻집에 들어가 포차 한 잔을 시키고 주인에게 물었다. “여기 경락부가 어디 있소?” “바로 저 맞은편 집입니다.” “그럼 혹시 경락부에 동경에서 오신 왕진이라는 교두가 계신지요?” “글쎄요, 교두가 한두 분이어야죠. 저 어른께 물어보시면 혹 아실는지 모르겠습니다.” 주인의 말에 사진이 고개를 돌렸다. 키가 팔 척에 허리둘레가 엄청나고, 수염이 텁수룩한 사내가 눈에 들어왔다. 외모의 차림을 보니 군관이었다. 그는 다름 아닌 경락부 사람 노달(魯撻)이었다. 노달은 사진의 말에 왕진에게서 사진이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다고 반갑게 대하면서 지금 여기에는 왕진의 아들 ..
2024.07.09 -
수호지 6편
★ 수호지(水湖志) - 6 제1장 백팔마왕 제3편 소화산 도둑촌 3-2 한편, 산채에서 진달을 기다리던 두목 주무는 되돌아온 졸개들의 말을 듣고 힘으로 맞설 것이 아니라 계교를 써서 진달을 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주무와 양춘은 꾀를 내어 단 둘이 말을 타고 사진을 만나러 갔다. 사진은 문 밖에서 그들을 맞았다. 주무와 양춘은 사진을 보자 그대로 땅에 무릎을 꿇고 앉아 눈물을 흘렸다. 사진은 뜻밖의 광경에 놀라 자신도 말에서 내렸다. “너희들은 왜 울기부터 하느냐?” 주무는 더욱 서럽게 울며 말했다. “저희는 본래 간악한 관리들의 핍박에 못 이겨 산 속으로 도망 다니는 중입니다. 우리 세 사람은 서로 형제의 의리를 맺어 생사를 같이하자고 맹세했으니 비록 예전의 유비, 관우, 장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 마..
2024.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