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지(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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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지 52 편
★ 수호지(水湖誌) - 52제6장 무송 이야기제24편 복수 24-2네 명은 뜻밖의 일에 너무 놀라고 두려워서 제각기 얼굴만 서로 쳐다보며 감히 한 마디 말을 못 한다.무송은 그들을 보고 말하였다.“여러분은 조금도 놀라지 마십시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돌아가신 형님의 원수를 갚으려는 것뿐입니다. 부디 제 증인이 되어 주시기 바랍니다.”“이 개 같은 늙은 년아, 우리 형님을 죽이고 네 목숨이 온전할 줄 알았느냐?”그는 다시 고개를 돌려 반금련을 향해 꾸짖었다.“이 더러운 년아, 우리 형님을 어떻게 죽였느냐? 어서 바른대로 대라. 그러면 네년의 목숨은 살려주마.”그러나 반금련은 조금도 기가 죽지 않았다.“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형님은 가슴앓이로...”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무송은 칼을 탁자에 꽂았다..
2024.09.11 -
수호지 51 편
★ 수호지(水湖誌) - 51제6장 무송 이야기제24편 복수 24-1마침내 무송은 하구숙을 앞세워 운가를 찾았다.그러자 운가는 전후사연을 무송에게 낱낱이 말해주었다.그것으로 형님을 죽인 공범은 생약포 집 서문경과 반금련이며, 두 사람의 다리를 놓아 준 것은 왕파라는 것이 백일하에 드러났다.무송은 그 길로 하구숙과 운가를 데리고 관가의 현감 앞에 나아갔다.“무슨 일로 왔느냐?”무송은 공손히 꿇어앉아 현감에게 모든 사실은 말했다.그러나 현감과 관가의 관리들은 모두 서문경과 가까이 지내며 뇌물을 받은 터라 입장이 난처했다.마침내 현감은 무송을 타일렀다.“너는 관가의 보병 장교다. 너는 서문경이 형수와 간통을 했다고 하지만 직접 본 사람이 없고, 그들이 네 형을 죽였다고 하지만, 시체가 남아 있지 않은데 어찌 저..
2024.09.10 -
수호지 50 편
★ 수호지(水湖誌) - 50제6장 무송 이야기제23편 하구숙 23-3그때 옆집 왕파가 반금련을 옹호하기 위해 부리나케 건너왔다.무송은 반금련의 말이 믿어지지가 않았다.“형님은 지금까지 가슴앓이라고는 해본 적이 없는데, 알 수 없는 일이오.”그러자 왕파가 나선다.“그게 모두가 명이고 팔잔데 어쩌겠나?""그럼 장사는 어떻게 치르셨습니까?“반금련이가 대답한다.“돌아가신 지 사흘 만에 화장했어요.”“도대체 돌아가신 지 며칠이나 되었습니까?”“사흘 후면 사십 제에요.”무송은 침묵 끝에 집으로 돌아가 소복하고 향촉과 종이를 구해가지고 다시 형님의 집으로 와서 영정 앞에 무릎을 꿇고 절을 한 다음 고했다.“형님, 형님의 영혼이 아직 멀리 가시지는 않았겠지요. 혼령이 있으시거든 부디 제 말씀을 들어주십시오.어쩌면 그렇..
2024.09.09 -
수호 지 49편
★ 수호지(水湖誌) - 49제6장 무송 이야기제23편 하굿둑 23-2그는 입에서 피를 뿜으며 정신을 못 차렸다.얼마 후에 하구숙은 숨을 돌렸으나 정신이 들지 않아 하인들이 그를 떠메고 집으로 돌아갔다.염을 못 한 것은 당연했다.뜻밖의 사태를 당한 하구숙의 아낙은 울면서 말했다.“조금 전에는 웃으며 집에서 나갔던 사람이 웬일이오?”하구숙은 곁에 아무도 없는 틈을 타서 가만히 아내에게 말했다.“울 것 없소. 난 아무렇지도 않소. 내 얘기를 들어보오.내가 오늘 초상집에 가는 길에 생약포집 서문경한테 은자 10냥을 받았는데, 무대의 아내가 지나치게 미인입니다. 필시 무슨 곡절이 있다 싶은 생각이 들었소.한데 정작 시체방에 들어가서 천추번을 들고 보니 아니나 다를까 죽은 사람 얼굴이 아주 검푸르고 일곱 구멍에서 ..
2024.09.06 -
수호지 48 편
★ 수호지(水湖誌) - 48제6장 무송 이야기제23편 하구숙 23-1반금련은 남편을 죽인 후에 동네가 떠나갈 정도로 서럽게 울었다.본래 여자의 울음에는 세 가지가 있다.눈물도 흘리고 소리도 내는 곡(哭), 눈물은 흘려도 소리가 없는 읍(泣),눈물은 안 흘리고 소리만 내는 호(號)가 있는데, 반금련의 울음은 바로 호였다.그날 날이 밝기 전에 서문경이 궁금해서 몰래 왕파를 찾아왔다.“간밤의 일은 어찌 되었나?”“요절을 냈지요. 하지만 정말 어려운 일이 한 가지 남았지요.”“뭣인가?”“혹 아실지 모르지만 이 고을에 하구숙(何九叔)이라고 죽은 사람 염해 주는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은 여간 자상치가 않습니다. 만약 그가 와서 수상쩍은 데가 있다고 염을 안 해주면 어떡하죠?”“아, 그건 아무 염려 말게. 하구숙은..
2024.09.05 -
수호지 47 편
★ 수호지(水湖誌) - 47제6장 무송 이야기제22편 바람둥이 서문경 22-3“자석가?”“그래, 왜 왕파 다방 있지 않냐? 요새 서문경은 거기서 거의 산다.”“왜요?”“넌 모르고 있었구나. 서문경이 무대 마누라하고 배가 맞아서 매일 왕파 집에서 몰래 만나는 걸 모르느냐. 그 사람 만나려면 거기 가 봐라.”운가는 곧 자석가로 왕파의 다방을 찾아갔다.때마침 왕파는 걸상에 걸터앉아 길쌈을 매고 있었다.“대관인께서 여기 와 계시죠?”왕파는 뚝 잡아뗀다.“대관인이 누구냐?”“서문 대관인 말입니다. 저번에 저한테 좋은 배가 나오면 갖다 달랬어요.”“그럼 댁으로 갖다 드려야지, 여기로 오면 어떡하냐?”그래도 아이가 우겨대자 왕파는 운가의 멱살을 쥐고 주먹으로 연거푸 머리를 쥐어박더니 배 바구니를 번쩍 들어서 길 위에..
2024.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