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지 95 편

2024. 11. 18. 08:12수호지


★ 수호지(水湖誌) - 95

제10장 무위군 공격

제39편 황봉자 39-3

황문병이 입을 열어 한마디 한다.

“내가 잘못했으니 어서 죽여주시오.”
그말에 송강이 더욱 노했다.

“누가 내 대신 저 놈의 배를 가르겠느냐?”
그때 흑선풍 이규가 나섰다.

“내가 하겠소.”
이규는 칼을 한 번 휘둘러 황문병의 배를 가르고 간을 내어 송강과 대종의 원수를 갚았다.

이미 원수를 갚은 이상 게양진에 더 머물러 있을 이유가 없었다.
송강은 조개 이하 양산박의 뭇 두령들과 함께 산채로 향했다.

그들 일행이 양산박을 향해 떠난 지 사흘 만에 황문산(黃門山)에 이르렀다.
그들은 황문산에서 마침 송강을 찾아가던 무리들을 만났다.

그 중 첫째는 황주 사람 구붕(歐鵬)으로 그는 큰 강을 지키는 수군이었으나 상관의 미움을 받아 떠난 사람이었다.
둘째는 과거시험에 떨어진 후 책을 버리고 무예를 읽혀 창봉을 잘 쓰는 신산자(神算子), 셋째는 남경 태생 마린(馬麟)이었다.

그는 칼을 잘 써서 백 여 명쯤은 혼자 당해내며 피리를 잘 불어 철적선(鐵笛仙)이란 별명이 붙었다.
넷째는 도종왕(陶宗旺)으로 한 자루 쇠가래를 잘 쓰고 또 창법과 검술에도 능하다.

네 사람은 차례로 성명과 자기소개를 하고 스스로 양산박에 입산하기를 청했다.
송강과 조개는 그들의 양산박 입당을 허락하고 다시 길에 올랐다.

양산박에서 조개가 두령들을 데리고 하산한 후 오용, 공손승, 임충, 진명과 새로온 소양, 김대견 등 도합 여섯 명의 두령이 산채를 지키고 있을 때 주귀와 송만이 돌아와 일행의 소식을 전한다.

오용은 곧 작은 두목들을 주귀 주점으로 보내 그들을 영접했다.
북치고 피리 부는 가운데 여러 호걸이 각기 말을 타고 산으로 올라갔다.

오용의 일행 여섯 명은 산채 아래까지 내려와 영접하자, 조개가 먼저 송강을 첫째 교의에 앉게 하였지만 송강이 극구 사양하며 말한다.

“형님! 무슨 말씀이십니까? 이곳 주인은 형님인데 만약 이러신다면 저는 이곳에 머물러 있지 못합니다.”
“그게 무슨 말씀이오. 아우님이 우리 일곱 사람의 목숨을 구해서 이곳에 보내주지 않았던들 우리가 어떻게 있었겠소. 아우님은 이 산채의 은인이니 아우님 말고 이 자리에 앉을 사람이 누가 있겠소.”
송강이 다시 사양한다.

“형님, 연세를 따지더라도 저보다 10년 연상이신데 어떻게 제가 외람되게 첫째 자리에 앉겠습니까!”
결국 조개가 제1위, 송강이 제2위, 오용이 제3위, 공손승이 제4위가 되었다.

그 다음은 공로에 관계없이 왼쪽으로는 임충, 유당, 원소이, 원소오, 원소칠, 두천, 송만, 주귀, 백승 등 9명의 두령이 앉았다.

오른쪽에는 나이 순을 따져 화영, 진명, 황신, 대종, 이규, 이준, 목홍, 장횡, 장순, 연순, 여방, 곽승, 소양, 왕영, 설영, 김대견, 목춘, 이립, 구봉, 장경, 동위, 동맹, 마린, 석용, 후건, 정천수, 도종왕, 등 27명의 두령이 자리를 잡아 양산박 두령이 조개 이하 모두 40 여 명이었다.

그들은 크게 잔치를 베풀고 악기를 불며 즐기는 가운데 송강이 여러 사람들에게 말했다.

“황문병, 그놈이 나와는 아무 관련도 없는 말로 부윤에게 나를 모함했소. 나라를 어지럽히는 자는 관머리 아래 나무 목을 하였으니 곧 송나라 송(宋)자요, 나라를 일으키는 자는 삼수변에 장인 공을 하였으니 곧 물 강(江)이니 바로 나를 지목한 것이오.
송강이 산동땅에서 모반한다는 것입니다. 부윤이 그 말을 듣고 나를 잡아 가두었는데, 대원장이 가지고 온 채경의 회서가 위조한 것이라고 황문병이 부윤을 충동질하여 우리를 죽이려 들었습니다.
만약에 여러분이 구해주지 않았다면 우리는 속절없이 죽고 말았을 것이오.”
송강의 말이 끝나자 이규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정말 그 요언이 들어맞는다면 수가 있소. 제기랄, 두었다 볼 거 뭐 있소. 조개 형님은 대황제가 되시고, 송강 형님은 소황제가 되시고, 오선생은 승상(丞相), 공손도사는 국사(國師), 우리들은 모두 장군(將軍)이 되어 동경으로 쳐들어가 임금을 쫓아내면 되지 않겠습니까. 이깟 놈의 양산박보다야 좋지 않겠습니까?”
그러자 대종이 나섰다.

“그게 무슨 당치 않은 말인가! 모든 일을 두 분 두령님의 분부대로만 거행해야 할 것이네.”
그 말에 모든 두령이 서로 의견을 말하며 한바탕 웃었다.

새 두령들은 매일 소를 잡고 말을 잡아 잔치를 베풀며 산채 주변에 집을 새로 짓고, 방도 늘려 새로 들어온 두령과 졸개들의 거처를 마련했다.

- 96회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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