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호지(水湖誌) - 104

2024. 11. 29. 09:45수호지



★ 수호지(水湖誌) - 104

제12장 사랑과 음모

제43편 의형제 43-1

하루는 여러 두령이 취의청에 모였을 때 송강은 공손승 이야기를 꺼냈다.
공손 선생이 계주로 어머니를 만나러 갈 때 1백일 안에는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는데, 날짜가 훨씬 지났음에도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말한 것이다.

“대종 아우님이 가서 알아보는 것이 좋겠소.”
대종은 송강의 말을 듣고 즉시 길을 떠났다.

그는 갑마 네 개를 양편 넓적다리에 비끄러매고 축지법을 써서 계주를 향해 길을 떠나 사흘 만에 기수현에 도착했다.
그곳에서는 아직도 흑선풍과 도두 이운의 실종에 관해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때 쇠피리를 든 사람이 발길을 멈추고 물었다.

“신행태보 아니십니까?”
대종이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다.
그는 머리가 둥글고 귀는 크며 콧날이 서고 입은 넓적하고 눈썹은 많으나 눈은 작은 편이었다.

“귀하를 전혀 뵌 적이 없는데 나를 어떻게 아시오?”
“저는 창덕부(彰德府) 태생 양림(楊林)입니다만 호걸들은 저를 금표자(錦豹子)라 불러줍니다.
서너 달 전 우연히 술집에서 공손승 선생을 만났을 때 양산박의 조개, 송강 두 분 두령께서 지금 천하의 호걸들을 모으는 중이니 찾아가 보라고 편지를 써주셨는데 아직 주저하고 있던 중입니다.
두령들 중에 하루에 팔백 리를 가시는 신행태보 대원장이 계시단 말씀을 그때 들었던 터라 지금 형장의 발길이 빠른 것을 보고 알아본 것입니다.”
“나는 지금 계주로 공손승 선생을 찾아가는 길이오.”
대종이 속으로 잘되었다고 생각했다.

“잘되었소. 공손선생을 찾아 함께 양산박으로 갑시다.”
두 사람은 기뻐하며 형제의 의를 맺었다.

그들이 음마천(飮馬川)이라는 곳에 도착했을 때 고개에서 북소리가 어지럽게 울리며 백여 명의 도적떼가 달려 나와 길을 막았다.
그 중 괴수가 앞서서 말했다.

“이곳을 지나려면 통행세를 내놓아야 하느니라!”
양림은 크게 웃고 대종을 돌아보며 말했다.

“형님, 저놈이 다시는 큰소리 못 치게 해놓겠습니다.”
말을 마치자 곧 피리창을 잡고 달려들었다.
그러자 두 명의 괴수가 이것을 보고 마주 달려 나오다가 문득 걸음을 멈추고 서며 묻는다.

“잠깐! 당신이 혹시 금표자 형님이 아니시오?”
양림이 그제야 그들이 누군지 알아보았다.
그들은 서로 반가워했다.

“이분들이 누구신가?”
대종이 묻자 양림이 그들을 소개했다.

“이 사람은 개천군 양양부(襄陽府) 태생으로 이름은 등비(鄧飛)입니다. 보시다시피 이 사람은 두 눈이 붉어 남들이 ‘불의 눈을 가진 사자’라고 부릅니다. 특히 쇠사슬을 다루는 솜씨가 뛰어납니다.
또 옆에 있는 사람은 맹강(孟康)이라고 진정주(眞定州) 태생입니다. 이름 난 목수로 배를 잘 만드는데 전에 화석강(花石綱)을 압송하려고 큰 배를 만들 때 상관을 때려죽이고 도망가서 숨어산 지 벌써 여러 해가 됩니다.
보시다시피 허우대가 크고 살결이 희어 남들이 옥번간(玉幡竿)이라고 한답니다.”
그들은 소개가 끝나자 등비와 맹강이 앞서 그들의 산채로 안내했다.

산채에서는 산적의 두목 배선이 나와 그들을 맞이했다.
배선은 대종을 정면에 놓인 교의에 앉히고 양림, 등비, 맹강이 차례로 앉은 다음 크게 잔치를 베풀었다.

그때 대종이 그들에게 양산박의 조개와 송강 두 두령의 의지를 전하고 천하의 호걸들이 지금 양산박에 구름처럼 모이고 있다는 말을 전했다.
그러자 배선이 말했다.

“우리 산채에도 3백의 군마가 있고, 양식과 마초도 풍족합니다. 형장께서 우리를 버리지 않는다면 부디 양산박에 추천해 주십시오.”
“참 좋은 생각이오. 그럼 내가 양림과 함께 계주에서 공손 선생을 모시고 돌아올 때까지 관군처럼 차리고 준비하고 계시오.”
그날 다섯 명의 호걸들은 취하도록 마신 다음 이튿날 대종은 양림과 함께 산에서 내려왔다.

그들이 떠난 뒤 배선은 양산박으로 떠날 준비를 서둘렀다.
대종과 양림 두 사람은 음마천을 떠나 부지런히 계주를 향해 걸었다.

그들은 공손선생이 출가했기 때문에 성내에 살지 않고 반드시 숲속이나 촌락에 몸을 숨기고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두 사람이 성내의 큰 거리를 걷고 있는데, 멀리서 한 떼의 사람들이 북 치고 피리를 불며 한 남자를 호위하며 오고 있었다.
대종과 양림은 길 옆에 비켜서서 그들을 바라보았다.

- 104회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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