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프리카 출장 기행문 (20)
2022. 5. 22. 07:29ㆍ아프리카 출장 기행 문
★ 아프리카 출장 기행문 (20)
비포장도로를 달리다 보니 먼지가 많이 일어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먼지가 일지 않았다.
도로는 정상적으로 개설한 도로가 아니라 차량으로 장애물을 피해 평편한 지면을 찾아다니다 보니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난 길이었다.
비록 비포장이었지만 지면이 매우 메마르고 딱딱하게 굳어져 있었다.
비교적 건조한 대지였지만 근래 비가 내렸었는지 간혹 웅덩이에 물이 고인 곳도 있었다.
나는 우간다 캄팔라에 있을 때도 중요 장소와 새롭게 느껴지는 모습 그리고 뉴 수단 정부 요인들을 만날 때마다 디지털 캠코더에 풍경을 담았었다.
지금부터는 본격적인 오지탐험이 시작되므로 가능한 최대한 이곳 풍경을 캠코더에 담기 시작했다.
이리저리 꼬불꼬불 돌아가는 도로는 마치 우리나라의 우마차로 정도의 노폭(路幅)에 불과했지만 운전병은 이곳 운전에 익숙한 탓인지 덜컹거리면서도 매우 잘 달렸다.
도로 양 옆에는 50cm 정도 내외의 키가 매우 작은 나무들이 자라고 있었지만 지면에는 풀이 보이지 않았다.
덜컹거리며 약 25분쯤 지나자 시골 동네 같은 작은 마을 하나가 나타났다.
마을 주위는 갈대 잎 같은 풀을 엮어 울타리를 빙 둘러쳐놓았는데, 울타리 밖에 덜렁 한 사람이 들어가면 꽉 찰 아주 작은 집(?) 하나가 보였다.
그런데 집안에는 지면으로부터 약 50Cm 정도의 높이에 침상이 놓여 있는 것으로 보아 분명히 잠을 자는 곳이라는 것쯤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나는 이곳이 사람 사는 개인주택(?)인가 하고 아둔한 생각을 했지만 그 생각은 바로 빗나가고 말았다.
그것은 알고 보니 집이 아니라 군인들이 보초를 서고, 쉬기도 하는 초소였던 것이다.
초소 바로 앞 울타리 한가운데에 하늘색으로 페인트가 칠해진 큰 대문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사병이 차에서 내려 대문을 활짝 열자, 밖에서 본 초소와는 달리 훨씬 더 크고 좋아 보이는 집들이 곳곳에서 보였다.
우리 일행을 태운 차량이 서서히 그 대문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느티나무 같이 생긴 비교적 큰 나무 밑에 모두 내렸는데, 모든 집들은 큰 나무 밑에 지어져 있었다.
집 모양은 뾰족한 삿갓을 씌워 놓은 듯한 갈대 잎 같은 지붕으로 지어져 있었으며, 벽면은 시멘트 Mortar이 칠해져 있었다.
이곳이 우리가 당분간 유숙(留宿)할 숙소가 있는 장소인 나콰톰(Nakwatom)이란 마을로 모종(某種)의 캠프였다.
코만도 쿨 총리가 다가와 악수를 청하면서 이곳까지 오느라고 수고가 많았다고 인사를 건네면서 컨디션이 어떠냐고 물었다.
“I am fine, thank you.” 좋다고 대답했다.
이들은 늘 함께 있다가도 장소를 옮겨 새로운 장(場)이나 상황이 전개될 때면 다시 또 새롭게 악수를 청하면서 인사를 아주 자연스럽게 나누곤 했다.
이제 가장 먼저 우리가 여장을 풀고 당분간 거처할 숙소부터 배정했다.
한 집에 두 사람씩 들어가도록 배정했는데, 나는 K기술사는 가장 큰 느티나무 바로 앞에 있는 집으로 안내를 해주었다.
그러니까 나와 K기술사가 함께 유숙할 배정받은 숙소는 이곳 캠프(빌리지)의 가장 중앙에 있는 집이었다.
집안으로 들어가 여장을 풀기 위해 방으로 들어가는 출입구 문을 열자 탁자와 의자가 각각 하나씩 놓여 있었다.
다시 방문을 열자 어두컴컴한 방안에 두 개의 침대가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었지만 이곳에서 군인들이 나무로 제작한 침대에 매트리스를 올려놓은 것에 불과했다.
방문 정면에 화장실이 있어서 문을 열고 들어가 보았더니 겨우 한 사람밖에 들어갈 수 없는 비좁은 공간에 수세식 좌변기와 세면대, 그리고 샤워꼭지가 고정된 샤워기가 천정 부위에 설치되어 있었다.
세면기 앞의 나무 선반 위에 질이 썩 좋지 않은 비누가 놓여 있었고, 좌변기 위의 통풍구에 역시 매우 질이 떨어지는 두루마리 화장지가 놓여 있었다.
벽면은 시멘트 몰탈로 칠해져 있었고, 가슴 높이 만큼까지 사각 타일이 붙여져 있었다.
바닥에는 하수구로 물이 빠져나가는 구멍이 뚫려 있었는데, 여기저기서 개미가 기어 다니고 있었다.
방에는 두 개의 창문이 설치되어 있었고, 검은색 천으로 된 커튼이 쳐져 있었다.
방 안이 어두워서 커튼을 젖히자 유리를 끼워 놓은 창문과 창밖의 방충망이 설치되어 있었다.
하지만 모기는 물론 기타 작은 벌레들이 얼마든지 들어올 정도의 망(Net) 크기로 매우 엉성했다.
즉, 한 마디로 방충망이 아니라 철사 줄로 엮어 놓은 철사줄을 엮어 놓은 것과 유사했다.
부언(附言) 설명하면, 모레 속에서 작은 크기의 돌멩이를 골라내는 채(Wire mesh net, 철물점에서 파는 網)이라고 생각하면 딱 맞는 표현일 것 같다.
어떻든 모든 구조와 재질, 그리고 만들어 놓은 작품이 그들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으리라 짐작은 가지만 열악한 환경 속에서 흉내를 낸 것에 불과한 한 마디로 조잡하기 짝이 없었다.
하지만 이곳은 우리를 초청한 뉴 수단 총리 등이 우리에게 최고의 예우를 해주는 특급호텔에 해당하는 숙소였던 것이다.
본 글에서 이처럼 조잡한 숙소에 대해 그 구조와 실상을 소상하게 밝히는 것은 실은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다.
- 21회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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