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취(銅臭)

2026. 4. 10. 21:08자유게시방

동취(銅臭)

구리 냄새라는 뜻으로,

재화를 탐하여 그것을 자랑하거나,
재화로써 출세하는 따위,


모든 일을 금전으로 해결하는
사람의 행위를 비웃는 말이다

銅 : 구리 동
臭 : 냄새 취

출전 : 후한서(後漢書) 卷52 최인열전(崔駰列傳)



사람이 일상을 이어가는 데는 돈이 필요하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돈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돈은 함부로 입에 올리지 않는 것이라고
아도물(阿堵物)이란 별칭이 있듯이


구불언 전(口不言錢)이라며 입으로 돈을
말하지 않는 것이 사람의 도리라 했다.

무시하는 사람이 많아서일까.

돈의 위력을 가장 잘 말한 것이
전가통신(錢可通神)이다.


돈이면 귀신도
부릴 수 있으니 말이다.

구리로 만든 돈에서

나는 냄새(銅臭)라는 이 말은
부정적인 것을 총칭한다.


재화를 탐하여 모아두는 구두쇠,
돈 많다고 자랑하거나,
그것을 가지고 직위를 얻은 사람,


모든 일을 금전으로 해결하려는 사람을
낮잡아 가리키는데 두루 쓴다.

중국 후한(後漢) 12대인 황제 영제(靈帝) 때는

왕조 말기 증상이 잇따랐다.


곳곳에서 황건적(黃巾賊)이 난을 일으키고
조정에서는 왕의 사치와 환관들의 득세로
공공연히 매관매직을 일삼았다.

부유한 자는 먼저 돈을 냈고

가난한 자는 관직을
받은 후 돈을 배로 갚았으며,


혹자는 심부름꾼이나 보모로
하여금 돈을 보내도록 했다.

최열(崔烈)이란 사람도 초기에 명민하다고

평판이 좋았으나 더 높은 관직을 위해,


영제의 유모를 통해 거금을 주고
사도(司徒)라는 자리에 올랐다.

최열은 이후 명성이 떨어지기 시작했는데

스스로 불안하여 아들 최균(崔鈞)을 불러
평판이 어떤가 하고 물었다.

아들은 이전의 이력만으로도 그 자리에

오르는 것이 부당하다고 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천하 사람들이 실망하고 말았다고 했다.

어찌하여 그렇게 되었는지 물으니

아들이 ‘사람들이 동전 냄새를 싫어하기 때문입니다
(論者嫌其銅臭)’라고 답했다.

후한서(後漢書) 최열전에 나오는 이야기다.



김삿갓(본명; 金炳淵)이 전(錢)이라 제목 붙여진
돈의 시(詩)를 읊었다.

周遊天下皆歡迎

(주유천하개환영)
천하를 두루 돌아다녀도 모두가 환영하네

興國興家勢不輕

(흥국흥가세불경)
나라를 일으키고 집을 흥하게 하니

그 힘 어찌 가볍다 할까

去復還來來復去

(거복환래내복거)
갔다가 다시 오고 왔다가 다시 가며

生能捨死死能生

(생능사사누치생)
살 사람을 죽이고 죽을 사람을 살리기도 하네.

언뜻 보아 돈을 찬양하는 시(詩) 같지만

다시 보면 돈에 대한 삐딱한
심사를 충분히 읽을 수 있다.

돈이라면 그 자리에서 꺼벅 죽는다지만

머리가 제대로 박힌 사람이라면
그 앞에서 선뜻 허리를 꺾지는 않는다.


돈에 따라 고약한 게 있게 마련이고
그것을 버는 과정 혹은 용도가 악이고
경멸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약한 돈 냄새인 동취(銅臭)는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하다.


뇌물은 인류 역사와 항상 함께 해왔다.
인류의 역사는 어느 면에서 보면
뇌물의 역사로 해석될 수도 있다.


화폐가 생기면서 사람들은
돈을 뇌물로 주고받았다.

화폐가 널리 정착되기 전 소금이나

베·비단, 향신료 등도 애용됐을 것이다.


무거운 금은동화(金銀銅貨)에 이어
지폐가 생기면서 뇌물수수도 훨씬 편해졌다.

금이나 보석 등 값나가고 귀한 것은

모두 뇌물의 범주에 든다.


소위 기름칠로서의 뇌물은
우리 사회에 횡행해 왔다.


그로 인해 낙마하거나 패가망신한
사람이 어디 한둘인가.


-옮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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