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한지 46화
2021. 4. 19. 07:09ㆍ초 한지
★ 19금(禁) 초한지(楚漢誌) - 46화
☞ 우미인(虞美人)에게 첫 눈에 반한 항우
항우는 도산(途山)에 있는 산적막사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 날 환초와 우영, 두 장수와 함께 회계성(會稽城)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그렇게 얼마쯤 가고 있는데 저 멀리에서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가 나는가 싶더니 젊은이 하나가 황급히 달려오더니 숨 가쁜 소리로
“장군님! 사람 좀 살려 주세요!”
하는 게 아닌가!
항우는 말을 멈추며 물었다.
“사람 좀 살려달라니! 무슨 일이기에 사람을 살려달라는 말이냐?”
“예, 다름 아니오라 우 대인(虞 大人)의 따님이 말을 타고 가다가 늪(沼)에 빠져서 죽게 생겼습니다.”
“예끼, 이놈! 사람이 늪에 빠졌으면 네가 직접 뛰어 들어가 구해내 오면 될 게 아니냐? 젊은 놈이 힘은 무엇에 쓰려는 거냐?”
“그게 아닙니다. 그 늪은 수렁이라 힘이 여간 센 사람이라도 한번 들어갔다가는 빠져나올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장군님께 부탁을 드리는 것입니다.”
“아! 그래? 그렇다면 어디 같이 가 보자!”
항우가 환초, 우영과 함께 현장으로 달려가 보니 말이 늪에 빠져서 허우적거리고 있는데, 처녀 하나가 말 잔등 위에서 갈기를 움켜잡고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어느 모로 보나 위험천만의 순간이었다. 늪 주변에는 사람이 십여 명이나 모여 있었지만 어느 누구도 감히 뛰어들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것이었다.
항우는 그 광경을 보고 사람들을 향하여 벼락같은 소리를 질렀다.
“사람이 죽어 가는데, 당신들은 왜 구경만 하고 있는 것인가?”
그러자 노인 하나가 항우에게 다가오며 말한다.
“이 늪은 ‘마(魔)의 늪’이란 곳으로 사람이 한번 빠지면 살아 나온 일이 없습니다. 그러니 누가 들어가겠습니까?”
“뭐요? 사람이 한번 빠지면 살아서 나오지 못한다고요? 그렇다면 내가 들어가 보리다.”
항우는 말에서 뛰어내리기가 무섭게 늪으로 뛰어들었다.
“장군님! 이 늪은 깊은 수렁이기 때문에 들어가시면 안됩니다!”
환초가 큰소리로 만류했지만 항우는 이미 늪으로 뛰어든 뒤였다.
항우가 정작 늪 속으로 뛰어들고 보니 과연 물밑은 무서운 수렁이어서 몸이 자꾸만 수렁 속으로 빠져 들어가 발을 뺄 수가 없었다.
그러나 항우는 키가 여덟 자가 넘는데다가 힘이 천하장사라 수렁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몸을 혼신의 힘으로 솥뚜껑 같은 두 손바닥을 벌려 한 번씩 늪의 표면을 내려치며 몸을 솟구쳐 올려 한 발씩 인마(人馬)에 다가갔다.
말은 이미 힘이 지쳤는지 물 위에 머리만 내밀고 허덕거리고, 처녀는 말갈기를 움켜잡은 채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항우는 이렇게 수렁 속을 한 발씩 다가가 먼저 말 잔등에서 말갈기를 붙잡고 있는 처녀의 몸을 한 손으로 번쩍 들어 올렸다. 그리고 다른 손으로는 말의 엉덩이를 세차게 후려쳤다.
“이 못난 짐승아! 빠져 나오지도 못할 거면 왜 늪 속으로 뛰어들었느냐?”
하고 벼락같은 고함을 질렀다.
그러자 말이 경풍(驚風)이라도 일으키듯이 별안간 몸을 세차게 솟구치더니 나는 듯이 뭍으로 헤엄쳐 나가는 것이었다. 이와 동시에 항우는 처녀를 허공에 높이 치켜들어 늪을 헤치고 뭍으로 올라오니, 환초와 우영을 비롯하여 가슴을 졸이며 구경하던 사람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장군님의 초인적인 용력에는 오직 경탄이 있을 뿐이옵니다.”
“장군님이 아니었던들 우희(虞姬) 아가씨는 꼼짝없이 저승으로 갔을 것입니다.”
항우는 처녀를 땅에 내려놓으며 나무라듯 말했다.
“어쩌자고 말 장난을 하다가 이런 봉변을 당한 거요?”
처녀는 얼굴을 붉히더니, 머리를 정중하게 수그리며 대답한다.
“소녀의 목숨을 구해 주신 은혜는 평생을 두고 잊지 않겠나이다.”
“원, 별소리를! 어쨌든 죽지 않고 살아나온 것이 천만다행이오.”
그렇게 말하며 처녀의 얼굴을 자세히 바라보니 나이는 십팔구 세 가량 되었을까?
얼굴은 갸름하고 눈은 서글서글 빛나는 것이 어느 모로 보아도 절세의 미인이었다.
항우는 자신이 아직 미혼인 것을 불현듯 깨닫자 가슴이 쿵쾅거려
“낭자는 어느 댁 규수이시오?”
하고, 마른 침을 삼키며 물었다.
“소녀는 산 너머 마을에 사는 우일공(虞一公)의 딸이옵니다.”
“그렇다면 명문가의 규수인 것 같은데, 탈 줄도 모르면서 어쩌자고 함부로 말을 타신 게요?”
처녀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대답한다.
“소녀는 승마는 잘 하옵니다. 그런데 마침 어떤 분이 말 한 필을 아버님께 선물로 보내 주셨기에 소녀가 자신이 있어서 타 보았사온데. 말이 워낙 사나워부끄러운 추태를 보여드리게 되었습니다.”
“허어! 낭자(娘子)의 몸으로 승마에 그렇게 자신이 있었단 말이오? 그리고 저 말이 그렇게 사납더란 거요?”
“예, 그러하옵니다. 이름이 ‘오추(烏騅)’라고 부르는 명마(名馬)이온데, 너무도 사납습니다.”
항우는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라며,
“뭐요? ‘오추마(烏騅馬)’는 천하에 하나밖에 없는 명마로 일러 오는데, 낭자가 타고 있던 저 말이 바로 ‘오추마’란 말인가?”
하고 말하면서 항우는 어느새 말이 서 있는 곳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항우가 ‘오추마’에게 다가서자 우희(虞姬)가 황급히 쫓아오면서,
“장군님! 오추는 낯선 사람을 물고 차는 고약한 버릇이 있사오니 조심하시옵소서.”
하고 주의를 준다. 항우는 그 소리를 듣고 소리 내며 크게 웃었다.
“아하하하, 걱정 마시오. 제아무리 짐승이기로 사람을 몰라볼라고?”
항우가 가까이 다가가 보니 오추마는 과연 천하의 명마답게 몸매가 날렵할 뿐 아니라 전신에 까만 윤기가 자르르 흐르고 있었다.
“음, 과연 명마가 틀림없구나.”
항우가 탐나게 바라보며 고삐를 잡으려 하자, 오추는 두 귀를 쫑긋 세우며 항우를 노려보다가 별안간 뒤로 돌아서며 항우에게 뒷발질을 하는 것이었다.
보통 사람 같았으면 순식간에 말 뒷발에 걷어차여 사정없이 나가떨어졌을 것이다.
그러나 항우는 번개처럼 날아오는 말의 뒷발을 한 손으로 후려쳐서 거대한 오추를 땅바닥에 동댕이치면서 벼락같은 호통을 쳤다.
“이 미련한 놈아! 네가 사람을 몰라보아도 분수가 있지, 내가 누구라고 감히 못된 버릇을 하느냐?”
이렇게 항우와 명마 오추와의 승강이는 눈 깜짝할 사이에 승부가 나버렸다.
오추는 조금 전까지도 기승을 부리던 기세가 어디로 갔는지 몸을 부르르 떨며 일어서더니 두 귀를 축 늘어뜨리고 얼굴을 수그렸다.
“흐음, 이제야 네가 사람을 알아보는 모양이로구나! 아하하.”
항우가 가까이 다가가서 오추마의 이마를 툭툭 두드려 주니 말은 금세 기분이 좋아진 듯 얼굴을 힘차게 들며,
“어호오홍!”
하고 코를 들올리며 반기는 것이었다.
이런 너무도 뜻밖의 광경에 우희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자고로 명마는 제 주인을 알아본다고 하더니, 오추가 장군님을 알아보고 있는가 보옵니다.”
“거드름을 부리지 않는 것을 보면 나를 알아본 모양이오. 하하하, 자고로 명마는 오기(傲氣)가 강해서 웬만한 사람은 다루기가 어려운 법이오.”
우희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그렇다면 오추마가 저를 태우고 늪 속으로 뛰어든 것은 저를 골려주려고 그런가 보옵니다.”
“하하하, 그렇다고 볼 수밖에 없겠소. 타지 않아야 할 사람이 탔기 때문에 오추마가 화를 낸 것인지도 모르오.”
그러자 우희는 무엇을 생각하는지 잠시 아무런 말이 없다가 무엇인가 결심한 듯,
“장군님! 물필유주(物必有主)라는 말이 있사옵니다. 오추마의 주인은 제가 아니고 장군님인 것 같사옵니다.”
항우는 귀가 번쩍 뜨였다.
“아니, 그게 무슨 소리요?”
우희는 얼굴을 다소곳이 들어 항우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말을 잇는다.
“아무리 보아도 오추마의 주인은 제가 아니고, 장군님이신 것 같사옵니다. 소녀의 목숨을 구해 주신 정표로 오추를 장군님께 드리고자 하오니 장군께서는 기쁘게 받아 주시옵소서.”
항우는 내심 탐나던 오추마를 우희가 주겠다고 하자 뛸 듯이 기뻤다.
“저렇게 좋은 말을 나에게 주겠다는 말이오?”
“장군님께 드린다기보다는 주인을 찾아 드린다고 말하는 것이 더 맞는 표현인 것 같습니다. 사양 마시고 받아 주시옵소서.”
“고맙소. 그렇지 않아도 나는 진작부터 좋은 말을 한 필 구하고 있던 중이었소. 낭자가 선물로 준다면 감사히 받겠소. 그래서 오추를 나의 생명처럼 아껴 탈 것은 물론이고, 오추마를 탈 때마다 반드시 낭자를 생각하겠소.”
우희는 얼굴을 붉히며 말한다.
“장군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 소녀는 다시없는 영광이옵니다.”
항우는 너무도 기뻐서 오추마의 콧등을 새삼스럽게 두드려주며 말했다.
“너와 나는 오늘부터 전야만리(戰野萬里)를 함께 달리며, 생사고락을 함께 하게 되었구나!”
오추는 항우의 말을 알아들은 듯이 앞발로 땅을 툭툭 차더니 먼 하늘을 바라보며,
“어호오홍!”
하고 기쁨에 겨운 소리를 울어댄다.
우희는 이 광경을 보고 감격어린 듯 소곤거렸다.
“역시 오추마의 주인은 장군님이 분명하시옵니다.”
항우는 뜻하지 않았던 선물을 얻고, 우희와 작별인사를 나눈 뒤 환초, 우영 등과 함께 다시 귀로에 올랐다.
오추마를 타고 돌아오는 항우의 마음은 오늘따라 한량없이 기뻤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무언가 미진한 기분이 없지 않았다.
환초가 그러한 기미를 재빠르게 알아채고 항우에게 말했다.
“장군은 오늘 오추마라는 명마를 귀한 선물로 받으시기는 했지만, 그보다도 더욱 귀중한 선물 하나를 놓쳐 버리셨습니다.”
“오추마보다 더 소중한 선물이라니? 그것이 무어란 말인가?”
“생각해 보십시오. 우희라는 낭자까지 동반해 오셨더라면 더욱 기쁘셨을 게 아닙니까? 제가 보기에는 그 낭자는 장군께 뜨거운 연정을 품고 있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항우는 그 말을 듣자, 별안간 말을 멈추었다.
“아차! 나도 그 낭자를 마음속으로 좋아했으면서도 미처 거기까지는 용기를 내지 못했구나! 이 일을 어떻게 하지?”
“그 낭자가 장군을 ‘생명의 은인’이라고 자기 입으로 분명히 말했으니, 일간 저쪽에서 좋은 기별이 올지도 모릅니다. 이제는 그것을 기다릴 수밖에요.”
그러자 성미가 급한 항우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말했다.
“매사에는 기회라는 것이 있는 법이오. 상대방의 좋은 소식을 기다릴 게 아니라, 지금 당장 우씨 댁(虞氏 宅)으로 찾아가 청혼을 해야겠소.”
한번 말하면 물러설 줄 모르는 것이 항우의 고집이었다.
항우가 말 머리를 돌려 우씨 댁을 찾아가니, 마침 우희는 아버지에게 죽을 뻔했던 이야기를 하고 있던 중이었던지 항우를 반색하며 맞아들였다.
우희의 아버지 우일공(虞一公)은 70이 다 된 지사형(志士型) 노인이었다.
항우는 우 노인에게 큰절을 올리며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소생은 초나라의 비장 항우라 하옵니다. 조금 전에 마의 늪에서 우랑(虞娘)을 구해드린 일이 있사옵는데, 그것은 필연코 전생의 인연이 아닐까 싶어서 청혼을 하려고 찾아왔사옵니다.”
그러자 우일공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렇지 않아도 자네의 이야기를 지금 딸아이를 통해 자세히 듣고 있던 중이네. 자네는 지금 나이가 얼마나 되었는가?”
“스물네 살이옵니다.”
“물론 결혼은 안 했겠지?”
“결혼을 했다면 어찌 청혼을 할 수 있겠습니까?”
“자네는 장차 어떤 포부를 가지고 있는가?”
“의병을 널리 규합하여 포악무도한 진나라를 쳐부수고, 그 옛날 초나라를 다시 일으켜 보려는 포부를 가지고 있사옵니다. 이 일은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반드시 해내고야 말 것입니다.”
“으음... 그 포부가 장하구만!”
우 노인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나는 안 사람이 일찍 죽고, 딸 하나를 정성을 다해 키워 왔네. 다행히 머리가 총명하고, 경서에도 밝아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아이라네. 이런 아이가 오늘 죽게 된 것을 자네가 살려 주어서 본인도 자네를 생명의 은인으로 생각하고 있으니, 내가 어찌 자네의 청혼을 거절할 수가 있겠는가! 다만 아비로서 자네에게 다짐 하나만은 받아두고 싶네.”
“허락만 하신다면 무슨 다짐이라도 하겠습니다.”
“부부란 일련탁생(一蓮托生)이라고,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어야 하는 법이네, 자네가 영광스럽게 되었을 때 그 영광을 같이 누려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지만, 사경(死境)에 처했을 때는 죽음조차도 같이해야 할 터인데, 자네는 그런 각오가 되어 있는가?”
“생사고락과 일생의 운명을 같이 할 것을 거듭 다짐합니다.”
우 노인은 그 말을 듣고 딸을 바라보며 말한다.
“아가! 이 젊은이의 다짐을 분명히 들었으니, 너는 오늘부터 항우의 배필이 되거라.”
우희는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항우에게 머리를 숙이며, 무언의 미소를 지었다.
이리하여 우희는 그날로 항우와 천생연분을 맺게 되니, 이 여인이야말로 후일 항우와 죽음을 같이한 우미인(虞美人)이었던 것이다.
항우가 혼례식을 올리고 신부와 함께 회계성으로 돌아가려는데, 우일공 노인이 사위에게 말한다.
“내가 자네에게 딸 하나만 주어 보내기는 너무도 섭섭해서 좋은 선물을 하나 곁들여 주고 싶네.”
“선물이라니 어떤 것을 이르는 것이옵니까?”
“우리 가문에 우자기(虞子期)라는 지사가 한 사람 있네. 이 사람은 무예가 출중하여 능히 대장이 될 만한 인물일세. 게다가 그는 평소에 많은 의병들을 길러 오고 있으니 자네가 그 사람도 같이 데려가 주게. 그러면 자네가 장차 대사를 도모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걸세.”
항우는 그 말을 듣고 기쁜 마음에 다시 한 번 큰 절을 올리며,
“장인어른! 그렇지 않아도 저는 전국 각지에서 영웅호걸을 모두 규합하고 있는 중이옵니다. ‘우자기’라는 우씨가(虞氏家)의 장수도 크게 쓰임 받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리하여 항우는 ‘우자기’라는 장수도 함께 데리고 가게 되었다.
우자기는 평소에 젊은이들에게 많은 신임을 받아 왔기에 그가 항우를 따라간다고 하자, 사방에서 백여 명의 젊은이들도 함께 따라나섰다.
말하자면, 항우는 도산으로 의적 두목을 만나러 갔다가 우영, 환초 두 장수와 8천여 명의 부하를 얻었고, 우연한 일로 명마 오추를 얻은 데다 우미인을 아내로 맞았는데, 이제는 우자기라는 장수까지 얻게 되었으니 그야말로 로또 1등을 3회 연속으로 당첨되고 연금복권까지 연속으로 1등에 당첨된 재수가 날개 붙은 억세게 재수 좋은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의 재수는 이것만으로 끝난 것이 아니었다.
일행이 회계로 돌아오는데, 깊은 산중에서 돌연 한 무리의 군마가 길을 막으며, 위풍당당한 대장이 항우에게 외쳤다.
“네놈들은 어떤 놈들이기에 남의 영내를 함부로 지나가느냐?”
환초가 깜짝 놀라며 바라보니 그는 친구인 영포(英布)였다.
“이 사람아! 자네는 육안(六安)의 영포가 아닌가? 나는 도산의 환초일세! 지금 내가 모시고 가는 이분은 역발산 기개세의 영웅 항우 장군이시네. 자네도 나와 함께 항우 장군을 따라 큰일을 같이 도모하면 어떻겠는가?”
육안의 의병 대장 영포는 ‘항우’라는 말을 듣더니, 말에서 뛰어내려 허리를 굽혀 예를 갖춘 뒤,
“장군을 몰라 뵙고 실례가 많았습니다. 바라옵건데, 소장도 함께 데려가 주시옵소서.”
이리하여 항우는 돌아오는 길에 또 한 사람의 장수를 얻게 되었다.
- 제 47화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