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둔필승총(鈍筆勝聰)

2025. 12. 17. 20:29좋은글

■ 둔필승총(鈍筆勝聰)

"천재의 기억력보다

둔재의 메모가 낫다"라는 말인데,

책을 읽다가도 길을 걷다가
도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오를 때가 있다.

이런 생각은 흐르는 물과 같아서

가둬두지 않으면 사라지고 만다.

강물을 되돌릴 수 없듯 생각도

시간이 지나면 잊혀진다.

나중에 다시 떠올리려고 해 봐도

그 분명했던 생각이

쉽게 되살아나지 않는다.

기억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고, 좋은 생각이나

스쳐가는 영감을

붙잡아 두기가 어렵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18년간 전남 강진에서

유배 생활을 하면서도

500여 권의 저서를 남겼다.

그 엄청난 저술을

가능하게 한 뒷심이 뭘까?

두 가지를 꼽자면 하나는 고립이 주는

여백이고, 또 하나는 언제나 생각이

날 때마다 메모하는 습관일 것이다.

그가 나랏일에 정력을 빼앗기고

당쟁에 휘말려

기력을 소진했다면 언감생심이다.

그렇다고 외적 환경이 저절로

저작으로 이어졌을 리 없다.

한양대 정민 교수는 다산의 위대한

학문 뒤에는

체질화된 메모 습관이 있다”라고 했다.

조선 최고의 문장가로 꼽히는

연암 박지원이 ‘열하일기’와 같은

저작을 남길 수 있었던 것도 메모의 힘이다.

그는 연행(燕行)을 떠나면서

벼루와 붓, 먹과 공책을 먼저 챙겼다.

낯선 여정에서 만날 예측 불가의 상황,

그 보다 더 큰 기복(起伏)을 겪게 될

심리적 변화를 담아낼 준비가 돼 있었다.

그가 이처럼 촘촘한 메모의 그물망을

준비하지 않았다면 최고의

여행기가 탄생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둔필승총(鈍筆勝聰)이라는 말이 있다.

"천재의 기억력보다

둔재의 메모가 낫다"는 것이다.

이처럼 요즘같이 변화가 많고 복잡한

세상에서는

적고 메모하는 자가 살아남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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