德主才奴(덕주재노)

2025. 11. 14. 07:41좋은글

菜     根     譚
제 139장 : 德主才奴(덕주재노) :

덕은 재주의 주인이고, 재주는 덕의 종이다.


德者    才之主    才者    德之奴    有才無德   

如家無主而奴用事矣    幾何不魍魎而猖狂?
덕자    재지주    재자    덕지노    유재무덕 

  여가무주이노용사의    기하불망량이창광?


덕은 재능의 주인이고, 재능은 덕의 종이다.
재능이 있어도 덕이 없으면 집에 주인이

없어 종이 멋대로 일을 처리하는 것과 같다.
그러고도 어찌 도깨비가 창궐하지 않겠는가?




망량(魍魎)은 온갖 유형의 도깨비를 가리킨다.

흔히 이매망량(魑魅魍魎)으로 사용한다.
이매망량(螭魅罔兩)으로 쓰기도 한다.
‘이매’는 산 속의 요괴. ‘망량’은 물속의 괴물을 지칭한다.
『춘추좌전』 「노선공 3년」조에 이에 관한 얘기가 나온다.
기원전 606년,
초장왕(楚莊王)이 육혼의 융족(戎族)을 치고 돌아오는 길에 주나라 서울인 낙읍 부근에 주둔했다.
주나라 대부 왕손만(王孫滿)이 초장왕의 노고를 치하하러 오자 초장왕이 문득 주나라 왕실이 소유한
9정(鼎)의 크기와 무게를 물었다.
‘정(鼎)’은 왕권을 상징한다.
초장왕은 주나라가 쇠락했으니 초나라가 대신 ‘정’을 차지하겠다는 심산이었다.
초장왕의 속셈을 간파한 왕손만이 ‘정’의 대소경중(大小輕重)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덕의 유무가 중요하다고 힐난했다.
여기서 문정경중(問鼎輕重) 또는 문정(問鼎) 고사가 나왔다.
당시 왕손만은 ‘정’의 용도에 대하여 이같이 말했다.
“‘정’에 온갖 사물을 새겨 놓음으로써 백성들에게 신령스러운 것과 간악한 것을
구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덕분에 백성들이 물에 들어가거나 산에 들어가서 자신에게 해로운 것을 피할 수 있고
‘이매망량’ 같은 도깨비들과 마주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이매망량’ 성어가 나왔다.
요괴나 괴물처럼 사람들에게 해악을 끼치는 가지각색의 악인을 비유할 때도 사용 한다.


창광((猖狂)은 미친 듯이 사납게 날뛴다는 뜻이다.
미친 사람처럼 말과 행동이 사납고 막된 것을 뜻하는 광패(狂悖)와 통한다.
통상 재주가 많은 사람이 경박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를 두고 재승박덕(才勝薄德)이라고 한다. 그러나 사실 이는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
‘재주가 얇은 덕보다 뛰어나다’의 뜻이 되기 때문이다. 뜻이 통하지 않는다.
재주가 덕을 압도한다는 뜻의 재승덕(才勝德)으로 표현하는 게 옳다.
비난의 뜻을 담고 있다. 고전에는 모두 ‘재승덕’으로 나온다.
재덕을 겸비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덕도 재주도 없는 무재무덕(無才無德)이 최악의 경우다.


한선제(漢宣帝) 유순(劉詢)은 중국의 전 역사를 통틀어 보위에 오르기 전에 감옥에 갇혀 고생을 한
유일한 황제에 해당한다. 그의 즉위 과정은 파란만장했다.
그는 무제 정화 2년(기원전 91)에 여태자(戾太子) 유거(劉據)의 손자로 태어났다.
아명은 유병이(劉病已)였다.
여태자가 무함을 당해 반기를 들었다가 패사 하는 무고지화(巫蠱之禍) 당시 강보에 쌓인 유병이는
감옥에 갇히게 되었다.
이후 할머니 사씨(史氏) 집에서 양육되었다.
원평 원년(기원전 74) 창읍왕(昌邑王)을 폐한 권신 곽광(霍光) 등이 유병이를 궁으로 모시고 와
양무후(陽武侯)에 봉한 뒤 보위를 잇게 했다.
당시 18세였다. 이때 이름을 ‘유순’으로 바꿨다.
한선제는 오랫동안 민간에서 산 까닭에 백성들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백성들의 부담을 걸어주기 위해 유가의 왕도와 법가의 패도를 섞어 쓰는 왕패잡용 (王霸雜用)을 행한 이유다.
그의 치세 때 주변의 북방 민족들이 대거 귀순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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