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백 년 도읍지(都邑地)를 필마(匹馬)로 돌아드니,

2025. 11. 9. 12:09좋은글

오백 년 도읍지(都邑地)를 필마(匹馬)로 돌아드니,
산천은 의구(依舊)하되 인걸(人傑)은 간 데 없다.
어즈버, 태평연월(太平烟月)이 꿈이런가 하노라.

의구(依舊)하되 : 예와 다름 없으되.
어즈버 : ‘아‘와 같은 감탄사. 시조의 종장 첫 구에 흔히 쓰였음.
태평연월(太平烟月) : 태평하고 안락한 세월.

이 시는 고려말의 충신이자 삼은(三隱)의 한 사람이었던 야은(冶隱) 길재(吉再)의 시이다. 조선이 건국된 뒤 1400년(정종 2)에 이방원(李芳遠)은 성균관에서 함께 공부한 적이있는 길재에게 벼슬을 주려하였으나 두 임금을 섬기지 않겠다는 뜻(忠臣不事二君)을 말하며 거절하였다.

고려가 망한 뒤 옛 도읍을 찾았으나 나라는 망하고 옛 벗들은 자취를 감춰 만날 길이 없다. 그러나 자연은 예대로 아름다우니 인간의 부귀영화란 일장춘몽 아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