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 의 회 두
2025. 2. 23. 06:51ㆍ자유게시방
菜 根 譚
제 10장 : 快意回頭(쾌의회두) : 득의 했을 때 조심하라.
恩裡, 由來生害, 故快意時, 須早回頭, 敗時, 或反成功 故拂心處 莫便放手
은리 유래생해 고쾌의시 수조회두 패시 혹반성공 고불심처 막변방수
(은혜에서 해악이 생겨나는 법이다.
득의 했을 때 모름지기 빨리 주변을 돌아볼 줄 알아야 한다.
실패한 후 오히려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쉽게 손을 빼서는 안 된다.)
혹반성공(或反成功)의 반(反)은 되돌아올 반(返)과 통한다.
실패를 교훈삼아 심기일전(心機一轉)의 자세로 재차 임하면
오히려 성공의 디딤돌이 된다는 취지를 내포하고 있다.
불심(拂心)의 불(拂)은 원래 먼지 따위를 털어내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는 심의(心意)를 거역한다는 뜻으로 사용됐다.
‘신당서’ 원진전(元稹傳)에 마음과 귀를 거스른다는 뜻의 불심역이(拂心逆耳) 표현이 나온다.
살다 보면 ‘불심역이’의 경우가 매우 많다.
일이 잘 풀릴 때는 그냥 넘어갈 수 있는 것도 그렇지 못할 경우는 사소한 것조차 마음과 귀에 거슬리게 된다.
이때가 고비이다.
화를 내며 손을 빼면 애초에 시도하지 않은 것만도 못한 결과를 낳게 된다.
삶을 길게 보는 안목을 키울 필요가 있다.
긴 항해를 하다 보면 온갖 풍우를 만나기 마련이다.
이를 견뎌야 한다. 그 누구일지라도 시종 평탄한 길로만 가는 경우는 없다.
오르내리는 사이클을 그리기 마련이다. ‘화엄경’에서는 이를 유위전변(有爲轉變)으로 표현했다.
쉼 없이 변하는 모습을 지칭한다. 삶을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전변’의 연속으로 간주한 것이다.
사기(史記) ‘항우본기’에 따르면 항우는 유방에게 패해 오강(烏江)까지 달아났다가 이내 하늘을 원망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최근 오강에서 자진한 게 아니라 동성(東城)에서 한나라 추격병과 싸우다 전사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는
했으나 그가 죽을 때까지 자신의 잘못을 깨닫지 못한 것만은 분명하다.
자부심이 너무 강한 나머지 책임을 남에게 돌리는 자세가 습관으로 굳어진 결과다.
대개 능력이 뛰어나고 자부심이 강한 사람이 이런 덫에 걸리기 쉽다.
현재의 좋거나 나쁜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생각하는 게 그렇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일지라도 빠져나올 구멍이 있는 법이다.
맹자(孟子) 공손추 상(公孫丑 上)에 이에 관한 얘기가 나온다.
“나라가 한가하게 되자 거리낌 없이 즐기고 태만하고 오만한 짓을 하니 이는 스스로 화를 부르는 짓이다.
화복(禍福)은 자기로부터 나오지 않는 게 없다.
시경(詩經) ‘대아 문왕‘에서 이르기를, ’스스로 많은 복을 구한다고 했다.‘
또 서경(書經) ’상서 태갑‘에 이르기를 하늘이 만든 재앙은 오히려 피할 수 있으나,
스스로 만든 재앙은 피하여 살아갈 길이 없다고 했다.
바로 이런 경우를 말한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 나쁜 일이 지속될 것으로 지레 짐작해 스스로 포기 하는 것은 스스로 재앙을 부르는 짓이다.
맹자는 이를 자포자기(自暴自棄)로 규정하면서 좋은 일이 지속될 것으로 지레 짐작해 태만하고 오만한 모습을
보이다가 화를 초래하는 것과 같은 경우로 간주했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고, 둥근 달도 시간이 가면 이지러지는 법이다.
그게 주역(周易)에서 역설한 변역(變易)의 이치다.
천지만물 가운데 변하지 않는 것은 아무도 없다는 뜻이다.
주역이 쉼 없이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가하며 천지자연의 번역 이치를 좇아 스스로 웅변(雄辯)하는
자강불식(自强不息)을 역설한 것은 이 때문이다.
자강불식을 멈추는 순간 이내 사고가 경직되고,
사고가 경직되면 역경을 만났을 때 지레 자포자기 하거나 순경(順境)을 만났을 때 오만에 빠지게 된다.
모두 패망의 길이다.
일이 순조롭게 풀려나갈지라도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되고,
역경에 처했을 때도 자포자기해서는 않된다.
실패를 성공의 디딤돌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것도 한 때이고, 꽃이 활짝 피는 것도 한 철이다.
긴 호흡으로 앞을 멀리 내다보는 안목이 필요한 이유다.
그래야 시련 속에서도 능히 재기 할 수 있고, 승승장구하다가 문득 낙마하는 일도 막을 수 있다.
적당한 시기에 욕심을 버리고 물러설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자신이 지니고 있는 것을 과감히 내놓는 포기(抛棄)의 미학이 그것이다.
손자병법(孫子兵法)을 비롯한 병서는 이를 절도(節度)로 표현해 놓았다.
장수가 사이클을 그리며 오르내리는 전황(戰況)에 일희일비(一喜一悲)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자유게시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조의 이 간 책 (0) | 2025.02.23 |
---|---|
삼 백 냥 (사랑방 야 화) (0) | 2025.02.23 |
앉을 때 허리 자세의 중요성 (0) | 2025.02.22 |
신. 명심보감 (0) | 2025.02.22 |
역사상 가장 큰 산업 재해 (0) | 2025.0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