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三國志) .. (340)

2022. 5. 10. 20:22삼국지

삼국지(三國志) .. (340)

손권의 결정은 ?

 
공명은 어린 황제를 초당으로 모시고 나서 자신있게 이렇게 말한다.

"폐하, 사로의 적군이 기세등등한 것으로 보이나 자세히 살펴 보면 별 것 아닙니다. 서평관(西平關)쪽은 마초(馬超)를 보내 지키게 하면 됩니다. 마초는 본래 서량(西凉) 사람으로 강인(羌人)들 간에는 신위천장군(神威天將軍: 하늘이 내린 장군)이라고 불리우는 대단한 존경을 받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 그가 강군(羌軍)을 막아 내기는 그다지 힘든 일이 아닙니다. 둘째로는 남만(南蠻)의 맹획(孟獲)이 사군(四郡)을 침범해 오고 있으나, 맹획은 본시 의심이 많고 겁이 많은 까닭에 위연(魏延) 장군으로 하여금 그들을 담당하게 하여 익주(益州) 산중에서 좌에서 우로, 우에서 좌로 군사들을 이동시켜, 의병지계(疑兵之計)를 쓰게 하면 능히 막아 낼 수 있겠습니다. 셋째, 상용(上庸)의 맹달(孟達)이 한중(漢中)으로 쳐들어 오고 있으나, 그는 본시 우리 편 장수였던 데다가 조위(曺魏)에 투항할 당시는 불가항력에 의했던 것으로 우리의 장수 이엄(李嚴)과는 막역지간(莫逆之間)인 까닭에 이엄을 보내면 맹달은 반드시 옛정을 잊지 못하고 칭병(秤病)하고 군사를 물릴 것이며, 넷째 조진(曺眞)이 양평관(陽平關)으로 쳐들어오고 있으나, 그 곳은 산세가 험준하여 상장군 조운(趙雲)을 보내어 애구(隘口:좁은 협곡)를 지키게 하면 저들이 감히 깨치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만약을 대비해 관흥(關興), 장포(張苞)에게 각각 이만씩을 주어 불리한 방면을 돕도록 준비시킨다면 걱정할 것이 없습니다."

"아 !...정말 귀신같은 묘책이십니다 !"

유선은 공명이 이론이 정연하게 설명을 하자, 입시한 마속을 향해 소리치며 크게 기뻐한다. 그러면서,

"눈 깜짝할 사이에 사로 대군을 모두 내쫒지 않으셨소 ?"

하고 말한다. 그러자 마속이 기쁜 얼굴로 아뢴다.

"이런 일은 비밀이 우선이기에 승상께선 비밀이 새 나갈 것이 염려되시어 병을 핑계로 입조하시지 않으셨던가 하옵니다."

"아 ! 과인이 아부를 오해했습니다."

유선이 이렇게 말하고 난 뒤에 공명을 보니 의외로 공명의 얼굴은 수심이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이 아닌가 ? 유선이 까닭을 몰라 묻는다.

"아부 ! 무슨 걱정이 또 있으신가요 ?"

"폐하, 물고기를 관찰해 보니 우려되는 점이 있었습니다. 수면 위의 물고기는 모두 보이지만, 수면 밑에 혹시 안 보이는 뭔가가 있을 지 모르니까요."

"무슨 말씀이시죠 ?"

"아무래도 한 곳이 좀 걸립니다."

"어디요 ?"

유선이 공명의 말 뜻을 알아차리지 못 하고 재차 묻는다.

공명은 대답 대신 입시해 있는 마속에게 물었다.

"그게 어딘지 알겠나 ?

그러자 마속이 허리를 구부리며,

"동오의 손권이죠."

하고, 대답한다. 공명이 즉각 대답한다.

"맞네."

"손권 ?.. 설마요 ?.. 우리와 동맹을 복원하지 않았습니까 ?""

유선이 마속과 공명을 번갈아 쳐다보며 궁금이 가득한 소리를 하였다.

그러자 공명이 입을 열어 말한다.

"이릉전투 이후에 손권이 우리에게 동맹 복원을 요청한 것은 당시에 조비가 형양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아니지요. 조비가 우리 천촉을 공격하기 전에 어떤 물질적 이익을 손권에게 제안했다면 손권이 우리와의 맹약을 고수할 수가 있겠습니까?"

"아 !..."

"위국의 조비의 지모는 아버지 조조에는 못 미치나, 교활함에 있어서는 버금갑니다. 삼분 천하의 견제속에서 조비가 동오를 안주시키지 않고, 어찌 촉을 넘보겠습니까? 신의 추측이 맞는다면, 지금쯤 위국 사자가 동오에 가서 동오의 협력을 구하든지, 아니면 그들이 촉중을 공격하는 중에 동오의 움직임을 제지시키려 할 겁니다. "

"그렇다면 그들의 속셈을 알아 낼 방법이라도 있나요 ?"

"동오에 사신을 보내서 손권을 만나 대의를 내세우고 구슬러 봐야지요."

"아 ? 그럼 이 어려운 일을 누구에게 부탁하면 좋겠습니까 ?"

"생각해 두 긴 했지요. 신이 볼 때에 재능이 육손에 못지 않고, 충성스럽고 대담한 사람입니다. 다년간 신을 따라 지략을 발휘해 왔지만 항상 저의 그늘에 가려 큰 공을 세운 것이 드러나 보이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러자 이들의 곁에 입시해 있던 마속이 공명이 자신을 지칭하는 것임을 알고,

"폐하 ! 신을 동오에 사신으로 보내 주십시오. 가서 성공은 못하더라도 폐하의 위엄에 누가 안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하고, 허리를 굽혀 아뢰는 것이었다.

공명이 그 소리를 듣고,

"음 ..유상, 부탁하네."

하고, 허락하였다.

...

이즈음 동오의 손권은 조위가 촉중을 정벌하기 위해 사로로 군사 사십만 명을 일으켰다는 보고를 받고 육손에게 대책을 물었다. 그러나 육손은 섣불리 어느쪽도 개입하지 아니하고 지켜보다가 전세(戰勢)가 유리한 쪽으로 가담하여 어부지리(漁父之利)를 도모함이 현명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리하여 손권은 제삼자의 입장에서 위촉과의 전쟁결과를 면밀히 관망하고 있었다.

그런데 나날이 들려오는 소식은 위의 사로군이 도처에서 촉군에 패배를 거듭하고 있다는 보고 뿐이 아닌가. 요동 방면의 강군(羌軍)은 마초에게 격파를 당하고, 남만 대군은 익주 방면에서 위연의 위병지계에 속아 볼 꼴사납게 패주하였고, 상용 방면으로 진출한 맹달은 돌연 병을 칭하고 군사를 물렸다는 소식이고, 양평관으로 진격하던 조진은 조자룡의 역습을 받아 총퇴각했다는 보고였다.

"아, 아 ! 육손의 말대로 내가 조위에 협력을 안 하길 잘했구나, 하마트면 큰일 날 뻔 하였다 !..."

손권은 이릉전투에서 주요 군사력을 모두 잃은 촉군이 예상치 못한 반격을 취하리란 기대를 하지 않았으나, 결국은 육손의 말을 듣길 잘했다는 것을 천만 다행으로 여겼다.

마속이 공명의 명을 받고 손권을 찾아 온 것은 바로 그때였다.

그러나 그때는 이미 위국의 사신이 손권을 찾아와 여러날 기다리고 있었다.

"주공, 위국에서 온 사신이 객관에서 열흘 넘게 기다리면서 속히 주공을 뵙기를 청하고 있습니다. 하루 빨리 주공께서 거병을 결정하시란 요구를 하면서 말입니다."

하고, 모사 고웅이 아뢴다.

"급하기는 ..가서 전하시오. (무환 폐렴)병 중이라 만날 수 없다고...그러면 전염이 무서워서 얼른 돌아가겠지 !.."

그 말을 듣고 모사 장소(張昭)가 아뢴다.

"주공, 뭘 또 기다리십니까 ? "

"조비가 보낸 사로 대군이 연일 참패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 사신이 왔다는 것은 필시 우리에게 촉중 정벌에 힘을 보태라는 것이 아니겠소 ? 그러니 그런 속셈을 알고서야 어찌 가볍게 위의 사신을 만날 것이오 ?"

손권은 비로서 대책없는 위국 사신의 만남은 무의미 하다는 뜻을 드러내었다.

그러자 장소가 머리를 기울이며 잠시 생각하다가 입을 열어 아뢴다.

"주공, 신이 볼 때는 조비 요구에 응하는 척 하며, 거병을 승낙한 후에 다시 조비와 진군시기를 논의하신다면 조위에 거스르지 않고도 어려움을 마딱 뜨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만일 조비가 촉중을 정벌한다면 그 땅을 나눠 가질 명분도 세울 수 있고요. "

이때 한 대부가 들어와 입시하며,

"아뢰옵니다. 위국 사신이 신을 통하여 오늘까지 만나주지 않으시면, 동오가 위를 적대시 하는 것으로 알고 돌아가 그대로 보고하겠다고 합니다."

이쯤 되니 손권으로서는 위국의 사신을 그냥 넘겨 버릴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고웅 ? 사신을 들라 하시오."

하고, 명하고야 말았다. 그리하여 손권이 사신을 만날 접견실로 가는 중에 새로운 보고가 들어온다.

"주공, 촉국의 사신 마속이 제갈양의 명으로 뵙고자 청하옵니다."

그러면서 한 통의 서신을 올려 바치는 것이었다.

"촉의 사신 ? ..본래 서신은 사신이 도착하기 전에 먼저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

(여기서 국제적 관례를 소개합니다. 양국 간에 만나서 논의할 사항에 대해서는 사신의 교환 또는 양국 정상간의 만남 이전에 서로 상대방에게 그 논점을 사전에 알려주어 미리 치밀한 검토를 거친 뒤에 실제의 만남에서는 그동안 물 밑에서 약속된 사항을 보기 좋게 포장해서 발표하는 것입니다.)

"아, 촉국의 사정이 워낙 급박하여 사전에 알릴 수가 없어 직접 가지고 왔다 합니다."

손권이 제갈양이 보낸 서신을 읽어 본 뒤에 그대로 장소에게 건네주며 말한다.

"경도 읽어 보시오."

서신을 모두 읽어 본 장소가 손권에게 말한다.

"주공, 이 문서를 보니 제갈양의 친필 서한이 분명합니다. "

"조비가 사신을 보낸 것은 과인을 비롯한 측근만이 알고 있을 뿐인데, 어찌하여 천 리 먼길 떨어져 있는 제갈양이 알고 이런 서신을 보낸거요 ? 정녕 신기라도 있는 건가? 제갈양은 서신에서 사로에서 공격해 오는 적을 대비하는 방책을 설명했소. 이미 그에게는 모든 대비책이 있다는게지. "

"주공, 제갈양이 지혜롭기는 하나, 그는 속임수를 자주 써왔습니다. 혹시 이 서신도 그의 의병지계인 지 모릅니다. 신이 장담컨데 촉국의 사신을 만나 진위를 시험하면 곧 알게 될 것입니다."

"시험이라니 ?"

손권이 장소를 향해 의문의 질문을 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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