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 한지(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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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한지 185화
★ 19금(禁) 초한지(楚漢誌) - 185화 ☞ 한고조(漢高祖) 유방의 사망 “무슨 말씀이신지 지금 들려주시옵소서.” 유방은 한동안 숨을 가다듬다가 속삭이듯 이렇게 말한다. “너는 내 말을 똑똑히 들어라. 내가 죽고 나면 황후가 너를 가만히 내버려두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너는 내가 여기를 떠나는 길로 아무도 모르게 여의(如意)가 있는 ‘한단’으로 피신을 하도록 하여라. 그렇잖으면 네 신변에 어떤 참변(慘變)이 일어날지 모른다. 허니, 너는 내 말을 명심하여 반드시 민첩하게 행동하도록 하여라.” 유방으로서는 척비를 위한 최후의 애정 어린 배려의 말이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척씨 부인은 사무쳐 오르는 슬픔을 억제할 길이 없어 유방의 이불 위에 얼굴을 파묻고 이렇게 울부짖었다. “폐하께서 생존해 계시는..
2021.09.05 -
초한지184화
★ 19금(禁) 초한지 (楚漢誌) - 184화 ☞ 척비((戚妃)와의 마지막 밤 유방은 장량이 종남산으로 들어가 버린 다음부터는 마음이 쓸쓸하기 이를 데 없었다. 마치 마음의 지주(支柱)를 잃어버린 것 같아 매사가 공허하고 불안하기만 하였다. 마음이 이렇게 허전하고 쓸쓸하다 보니 건강조차 제대로 유지될 턱이 없었다. 유방은 지난 해 가을 영포를 정벌하러 나갔다가 적장 ‘난포’에게 화살을 맞은 일이 있었다. 그 당시 치료를 잘한 덕택에 완전히 치유(治癒)된 줄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겨울이 가고 봄이 오자 그때의 상처가 되살아나기 시작하였다. 게다가 공허한 마음조차 한 몫 하여 몸이 날로 쇠약해지고 있었다. 몸이 불편할 때면 따뜻한 손길이 그리워지는 법이다. 유방은 이렇듯 몸이 괴로워지자 여 황후가 있는 장..
2021.09.04 -
초한지 183화
★ 19금(禁) 초한지(楚漢誌) - 183화 ☞ 종남산으로 들어가는 장량 “어떤 자가 그런 고자질을 했는지 모르오나, 소하 승상이 공지를 개간하여 사리를 도모했다는 것은 커다란 오해이시옵니다. 실상인 즉, 폐하께서 진희의 반란과 영포의 반란을 평정하시기 위해 대군을 거느리고 출정하셨을 때 소하 승상은 군량을 풍족하게 공급해드리기 위해 백성들을 총동원하여 공지를 대대적으로 개간하였던 것이옵니다. 상림원의 공지도 그때 개간하여 곡식을 심은 것이옵니다. 소하 승상께서는 거기서 나온 곡식을 한 톨도 사유(私有)한 일이 없사옵니다. 국가를 위해 백성들을 동원하여 공지를 개간하고 곡식을 심게 한 것은 승상의 임무인 줄로 아옵니다. 그런 것을 가지고 폐하께서 죄를 물으신다면 잘못돼도 크게 잘못된 일이 아니겠사옵니까?..
2021.09.04 -
초한지182화
★ 19금(禁) 초한지(楚漢誌) - 182화 ☞ 옥에 갇히는 승상 소하(蕭何) 척씨 부인은 여의를 태자로 책봉하는데 실패하고 나자 날마다 눈물로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유방이 먼저 죽고 나면 자기네 모자는 여 황후의 손에 그날로 죽게 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척씨 부인의 그러한 불안 심리를 유방이 모를 리가 없었다. 유방은 마음속으로 그에 대한 대책에 부심하다가 어느 날 척씨 부인에게 이렇게 물어 보았다. “예전에 내가 ‘한단’에 주둔했던 일이 있었는데, 한단은 경치도 수려하거니와 사람들의 인심도 순박한 곳이었다. 더구나 한단은 장안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이어서 여의를 조왕(趙王)으로 봉해 한단으로 보냈으면 좋겠는데, 그대의 생각은 어떠한가? 조왕으로 가 있으면 부귀도 마음껏 누릴..
2021.09.02 -
초한지181화
★ 19금(禁) 초한지(楚漢誌) - 181화 ☞ 상산사호(商山四皓) “황제가 척비 년에게 미쳐 태자를 폐위시키고, 그년의 몸에서 태어난 여의를 태자로 책립하려고 한다니 이 일을 어찌했으면 좋겠소?” “제가 워낙 지혜가 부족하여 이런 중대한 일을 올바르게 처리할 자신이 없사옵니다. 그러나 장량 선생은 지혜가 많으신 어른이시니 비밀리에 그 어른을 찾아뵙고 상의해 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그 어른이시라면 우리에게 좋은 지혜를 베풀어 주실 것이옵니다.” 여 황후가 고개를 기울이며 말한다. “장량 선생이 도와주시기만 한다면 얼마나 다행한 일이겠소. 그러나 그 어른은 세상을 등지고 산속에 파묻혀서 수도(修道)나 하고 계시니 이런 일에 관여하려고 하시겠소?” “장량 선생은 세상을 등진 어른이니까, 좀처럼 관여하지 않..
2021.09.02 -
초한지 180화
★ 19금(禁) 초한지(楚漢誌) - 180화 ☞ 여(呂)황후의 질투 유방은 영포의 반란 사건을 평정하고 나자, 안도의 숨을 쉬며 진평에게 말한다. “천하를 통일한다는 것이 이렇게도 어려운 일인 줄 미처 몰랐소이다. 처음에는 육국(六國)만 평정하면 천하 통일이 절로 이루어질 줄로 알고 있었는데, 정작 육국을 평정하고 나자 그때부터는 내부(內部)에서 반란이 연달아 일어나고 있으니 그야말로 골치가 아플 지경이구려.” “산모(産母)가 옥동자를 낳으려면 진통을 겪어야 하듯이 천하를 통일하는데 그만한 고통이 어찌 없을 수 있으오리까? 그러나 지금은 모든 고난이 다 지나갔고, 이제야말로 천하가 평정되었으니 폐하께서는 안심하시옵소서.” “언제 어디서 누가 또다시 반란을 일으킬지 모르는데, 무엇을 믿고 안심하라는 말이오..
2021.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