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2026. 5. 10. 19:32자유게시방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심 순 덕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 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을 깎을 수 조차 없이 닳고 문질러져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 뒤꿈치 다해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 썩여도 끄덕 없는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돌아가신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인줄 만...

한밤중 자다깨어 방 구석에서

한없이 소리죽여 울던 엄마을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되는 것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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