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士好臣(호사호신)

2026. 4. 27. 21:53좋은글

菜根譚
제 203장 : 好士好臣(호사호신) :

공명심이 지나치면 좋은 사대부가 아니다.


飮宴之樂多    不是個好人家,
음연지락다    부시개호인가,


聲華之習勝    不是個好士子,
성화지습승    부시개호사자,


名位之念重    不是個好臣士
명위지념중    부시개호신사


주연의 즐거움이 많으면 훌륭한 집안이 아니고,
명성과 화려함을 즐기면 선비가 아니고,
명망 높은 자리에 연연하면 훌륭한 신하가 아니다.




술을 마시며 즐기는 음연지락(飮宴之樂)과

명성과 화려함을 즐기는 성화지습(聲華之習),
명망 높은 자리를 탐하는 명위지념(名位之念)이 대비되고 있다.
모두 바람직한 집안과 선비, 신하의 모습과 거리가 멀다.
절제를 주문한 것이다.
『사기』 「소상국세가」에 따르면
한고조 유방이 천하를 손에 쥔 뒤 가장

높이 평가한 사람은 가신 소하(蕭何)였다.
지금의 강소성 패군(沛郡) 풍현(豊縣) 출신으로 유방과 동향이다.
패군의 하급 관리로 있을 때 유방과 가까이 지냈다.
유방이 군사를 일으키자 종족 수십 명을 이끌고 모신(謀臣)으로 활약하였다.
유방이 진나라 수도 함양(咸陽)에 입성하자 가장 먼저 진나라 승상부로 가
도적문서(圖籍文書=지도와 호적문서)를 입수했다.
새 왕조의 기틀을 다지고자 하는 심모원려(深謀遠慮)였다.


유방이 항우와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벌일 때 관중(關中)에 머물며 유방을 위하여 양식과
군병의 보급을 확보했다.
기원전 202년, 유방이 처절한 항우와의 초한전을 승리로 이끌고 천하를 평정했다.
새 왕조를 창업한 것이다. 그런데 골치 아픈 문제가 튀어나왔다.
논공행상(論功行賞) 때문이었다.
공을 세운 장수들은 서로 자신이 1등 공신이라며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그 싸움은 1년이 지나도록 결판이 나지 않았다.
마침내 유방이 결단해 소하의 공을 최고로 치켜세우며 찬후(酇侯)에 봉하고 식읍 7천호를 하사했다.
그의 일족 수십 명도 각각 식읍을 받았다.
전쟁터에서 잔뼈가 굵은 다른 공신들이 벌떼같이 들고 일어났다.
‘신들은 갑옷을 입고 창칼을 들어 죽음을 무릅쓰고 싸웠습니다.
 많은 경우는 100여 차례에 이르는 전투를 벌였습니다.
소하는 후방에서 붓만 잡고 의론만 했을 뿐 전투에  참가하지도 않았습니다.
  그에게 더 많은 상을 내린 것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조참(曺參)은 무려 70여 곳이나 상처를 입었음에도 번번이 승리를 거뒀습니다.
응당 조참을 최고로 대우 해야 합니다.“


유방이 이들에게 물었다. ”그대들은 사냥과 사냥개를 아는가?“
장수들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 예, 압니다만....,“
유방이 말했다. ’무릇 사냥을 할 때 사냥감을 쫓아가 죽이는 것은 사냥개이고,
이들을 풀어 사냥감을 쫓도록 만드는 것은 사람이다.
지금 제군들이 한 것은 한낱 사냥감을 쫓아간 것에 불과하다. 사냥개의 공인 셈이다.
그러나 소하의 경우는 사냥개를 풀어 짐승을 쫓도록 했다.
사냥개를 조종하는 사람의 공에 해당한다.”
여기서 적을 살해하며 공을 세우는 사람을 뜻하는 공구(功狗)와 휘하를 지휘해 공을 세우는
사람을 뜻하는 공인(功人)의 성어가 나왔다.
‘논공행상’의 요체가 어디에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에 해당한다.
소하는 이후 한신 등의 반란을 평정하고 최고의 가리인 상국(相國)에 제수되었다.
재상 시절 진나라의 법률인 진률(秦律)을 토대로 구장률(九章律)을 편찬했다.


유방이 언급한 사냥개는 통상 주구(走狗) 내지 엽구(獵狗)로 표현한다.
지금은 주로 ‘앞잡이’의 뜻으로 사용된다.
엽관(獵官)은 재물을 제공하고 반대급부로 관직을 얻는 것을 말한다.
뇌물로 관직을 산다는 뜻이다.
‘주구’ 행각에 대한 보상으로 벼슬을 얻었다는 의미이다.
서양에서 시작한 엽관주위(獵官主義)는 선출직으로 당선된 수장이 선거 때 자신을 도와 공을
세운 사람을 중용한 데서 비롯된 말이다. 관직을 노획물로 간주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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