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나무다리

2026. 3. 1. 11:57자유게시방

외나무다리

섭다리

 

장마가 끝나고

가을이 접어들면

마을 사람들 가가호

한 명씩 나와서

다릿발로쓸 Y자

나무 몇 그루

베어 지게에

나누어

지고 강가에

모인다. 큰 나무를

깎아서 

냇가를 가로질러

Y자 디릿발을

세우고 

그 위에 발판을

만들어

언고 철사줄로

단단히 묶고

그 위에

청솔가지를 깔고

흙을 덥어

한 사람이 간신히

지나갈 다리가

만들어지면

이제 신발을 벗지

않아도 강을

건널 수 있다.

그렇게 놓인

다리가 외나무

섭 다리다 다음

해 장마에

떠내려 갈 때까지

사용된다.

그 위로 무거운

나뭇지게를 지고

머리에 이고가도

빠지는

사람 한 명 없다.

깜깜한 밤에도

심지어 네 명이

가마를 메고 건너도

서로서로

의지하고 중심을

잡으며 건너간다.

좁은 발판

위로 건너는

사람의 힘이

대단 하다.

더구나 한 곳으로

뭉치면

못할 일이 없다.

어쩌다가

다리 위에서

친구와 마주치면 비켜

네가 비켜.

이러면서 싸운다.

그러나 이쁜

여자애를

만나면 얼른

이음새 쪽으로

살짝 비켜서서 손을

잡고 안듯이

돌려준다.

고마워 인사에 꿀이

흐른다. 살짝

가슴이 닿을 때는

심장이 콩닥콩닥   

외나무다리는 

좀 길다. 강위로

가로지른 

정서 적이고

모양이 아름답다.

지금은

아련한 추억 속에

파노라마처럼

머릿속을 지나간다

그래도 내 고향

마을 외나무다리가

그립다. 도면도 없이

눈대중으로 만든 

다리지만 나뭇지게

지고  기다려주고

비켜주고 함께

건너가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지금

그곳에 가보니 

그 시절 드넓은

냇물은 이제

도랑으로 변했다.

그 많던 물고기도

없단다 물청대가

끼여

족대질을 해도

고기는 없고

물청대만

가득하단다

큰 장맛물이 안 내려

가니 갈대가

장광을 뒤덮어

또랑이 되었고   

내 모습도 어느덧

이마에 내 천자

야마가다 계급장이

새겨져 있다.

고향에 찾아가도

낯선 사람 천지다.

그때 손잡고

건너주던

소녀는 어디서 살고

있는지 어떻게

살아는 있는지 

이제 머지않아

외나무다리처럼

사라져

까맣게 잊히겠지.

 

어여쁜 눈썹달이

뜨는 내 고향 만나면

반가웠던 외나무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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