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지의 애인
2025. 11. 16. 12:07ㆍ자유게시방
▣ 아버지의 애인
남을 웃기는 재주도 있고 어려운 사람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따뜻한 마음 때문인지 아버지에겐 친구가 많았습니다.
우리 집은 늘 연령도 다양한 아버지 친구들로 북적이지요.
그런데 지난해 아버지가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셨습니다.
아버지는 가족의 손을 빌어 대소변을 받아내는 게 미안하셨던지 물도 밥도 드시지 않으려 했습니다.
아버지가 입원하시고 며칠 사이 많은 분들이 문병을 왔습니다.
가장 친한 친구인 한 아저씨만 빼고요.
한 고향에서 나고 자랐으며 성도 같아 제가 작은 아버지라고 부를 만큼 가까운 분이었습니다.
거의 날마다 우리 집에 오시던 분이었는데,
어찌 된 일인지....
아버지도 내심 서운한 눈치셨고요.
며칠 뒤 드디어 그 아저씨가 아주머니와 함께 찾아오셨습니다.
커다란 찬합에 도시락을 싸 오신 아저씨는 아버지에게 젓가락으로 찰밥을 떠 먹이시며 말없이 우셨습니다.
아버지 입이 돌아가 밥을 자꾸만 떨어지려는 데도 아저씨는 눈물을 흘리며,
끝까지 밥을 먹이시려 했습니다.
전 그 눈물겨운 모습을 참아 볼 수 없어 밖으로 나왔습니다.
병실 밖에서 아주머니가 그러시더군요.
" 네 아버지 쓰러지셨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저 양반 몸져누우셨단다.
지금껏 물 한 모금 입에 되지 않고 아무 말도 없이 끙끙 앓았단다."
아마도 아저씨는 함께 늙어가는 친구가 쓰러진 모습을 볼 자신이 없어 병이 나셨나 봅니다.
퇴원한뒤,
아저씨는 날마다 우리 집에 출근 도장을 찍는 것도 모자라
하루에 몇 번씩 전화를 하십니다.
아버지와 목욕도 함께 다니고 산책도 하시고 그 덕분에 아버지는 많이 건강해지셨습니다.
저희는 가끔 아저씨를 아버지 "애인"이라고 놀리기도 한답니다.
나도 이런 애인 한 명쯤 있다면 정말 행복하겠습니다.
함께 나이 들어가는 친구는 때때로 가족이나 애인보다 소중합니다.
곁에 있는 친구는 당신의 영원한 영혼입니다.
"우리 모두 진정한 애인 같은 친구가 한명이라도 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글중에서 _
'자유게시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 60살 넘으면 중요해지는 것” (0) | 2025.11.16 |
|---|---|
| 다이애 나가 하이힐을 신고 (0) | 2025.11.16 |
| 51억 짜리 우리 몸 (0) | 2025.11.15 |
| 친인척이 없어졌다! (1) | 2025.11.15 |
| 정진사의 친구란 (0) | 2025.1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