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지250

2025. 2. 25. 08:09수호지

수호지(水湖誌) - 250

송강은 진장사를 죽였다는 보고를 받고, 오용과 진격할 일을 의논하였다.
총독 장초토와 작별하고, 대군을 거느리고 진장사의 장원으로 갔다.
오용이 장수들에게 말했다.

“3백 척의 쾌속선을 골라 방랍이 보낸 깃발을 꽂고, 군사 1천 명에게 방랍이 보낸 군복을 입혀라. 나머지 3~4천 명에게는 다른 옷을 입혀라.”
3백 척의 배 안에 2만여 명을 매복시켰다.

목홍을 진익으로, 이준을 진태로 변장시켜 각기 큰 배 하나씩을 타게 하고, 나머지 배에도 장수들을 나누어 타게 했다.

제1대는 목홍과 이준이 지휘하는데, 목홍 옆에는 항충·이곤·포욱·설영·양림·두천·송만·추연·추윤·석용 등 10명의 편장이 따르고, 이준 옆에는 동위·동맹·공명·공량·정천수·이립·이운·시은·백승·도종왕 등10명의 편장이 따랐다.

제2대는 장횡과 장순이 지휘하는데, 장횡의 배에는 조정·두흥·공왕·정득손 등 편장 네 명이 함께 타고, 장순의 배에는 맹강·후건·탕륭·초정 등 네 명의 편장이 함께 탔다.
제3대는 정장 열 명이 지휘하는데, 사진·뇌횡·양웅·유당·주동·장청·이규·해진·해보·시진이었다.

이렇게 3백 척의 배에 정장과 편장 42명이 타고 강을 건너가고, 송강은 1천 척의 전선에 ‘송조 선봉사 송강(宋朝先鋒使宋江)’의 깃발을 꽂고, 마군과 보군 장병들을 태우고 뒤를 따라갔다.
그 배들은 완소이와 완소오가 이끌었다.

한편, 윤주의 북고산 위에 있는 적군들은 강 건너편에서 3백 척의 배들이 일제히 나루를 떠나 다가오고 있는 것을 보았는데, 배 위에는 ‘호송의량선봉(護送衣糧先鋒)’이라고 쓴 붉은 깃발이 꽂혀 있었다.

보고를 받은 여추밀은 12명의 통제관들을 불러 모아 갑옷을 입고 칼을 뽑아들고서 정병들을 이끌고 강변으로 가서 살펴보았다.

앞선 백 척의 배가 먼저 강안에 닿았는데, 배 위에는 두 명의 우두머리가 서 있고, 그 앞뒤에는 금고리가 달린 군복을 입은 덩치 큰 군졸들이 에워싸고 있었다.

여추밀이 말에서 내려 은색 의자에 앉자 12명의 통제관이 두 줄로 서서 호위하였다.
목홍과 이준은 여추밀이 강변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배 위에서 인사를 했다.

여추밀 좌우의 우후들이 배를 멈추라고 소리치자 1백 척의 배들이 ‘一’ 자로 늘어서서 닻을 내렸다.
뒤를 따라온 2백 척의 배들도 순풍을 타고 모두 당도하여 먼저 온 배들 좌우에 늘어섰다.
객장사(客帳司)가 배에 올라와 물었다.

“어디서 온 배들인가?”
목홍이 대답했다.

“소인은 진익이고, 아우는 진태라고 합니다. 부친 진관이 저희 형제를 보내 백미 5만 섬, 배 3백 척, 정병 5천을 헌납하여 추밀상공의 은혜에 보답하고자 합니다.”
“지난번에 추밀상공께서 섭우후를 보냈는데, 그는 지금 어디 있나?”

“우후와 오성은 감기에 걸려 지금 장원에서 요양하고 있습니다. 여기 관인이 찍힌 문서가 있습니다.”
객장사는 문서를 받아 강안으로 가서 여추밀에게 아뢰었다.

“양주 정포촌의 진부윤 아들 진익과 진태가 식량과 병사를 바치러 왔습니다. 원래 가져갔던 문서가 여기 있습니다.”
여추밀이 받아 보니 과연 원래 공문이었다.
여추밀은 두 아들을 강안으로 내려오게 하라고 명하였다.

객장사가 배 위로 올라가 진익과 진태에게 여추밀을 뵈러 가라고 하자 목홍과 이준이 강안으로 올라갔는데 20명의 편장들이 그 뒤를 따라갔다.
배군(排軍)이 소리쳤다.

“상공께서 여기 계시니, 잡인들은 가까이 오지 마라!”
20명의 편장들은 모두 그 자리에 멈춰 서고, 목홍과 이준은 두 손을 모으고 몸을 굽혀 인사하고 멀리서 시립하였다.

잠시 후 객장사가 한 사람만 데리고 가서 여추밀 앞에 무릎을 꿇게 하였다.
여추밀이 말했다.

“너희 부친 진관은 어째서 오지 않았느냐?”
목홍이 아뢰었다.

“부친께서는 양산박 송강 등이 병력을 이끌고 왔다는 것을 들으시고, 적들이 마을로 쳐들어올까 봐 집을 지키느라 오지 못했습니다.”
“너희 형제 중 누가 형이냐?”
“진익인 제가 형입니다.”
“너희 형제는 무예를 익혔느냐?”
“상공께서 보호해 주신 덕분에 조금 훈련했습니다.”

“식량은 어디에 싣고 왔느냐?”
“큰 배에는 3백 섬씩 싣고, 작은 배에는 2백 섬씩 실었습니다.”
“너희 둘이 온 것이 혹 딴 뜻이 있는 것은 아니냐!”
“소인 부자는 오직 충성하는 마음이 있을 뿐입니다. 어찌 감히 조금이라도 다른 뜻을 품겠습니까?”

“너희들이 좋은 마음으로 왔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 너희들 배에 타고 있는 군사들의 모양이 범상하지 않으니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너희 둘은 여기 있고, 내가 통제관 네 명으로 하여금 백 명의 군사를 이끌고 배에 올라가 살펴보게 하겠다.
만약 곡식 이외의 다른 물건이 있으면 결코 용서치 않을 것이다.”
“소인은 상공께 중용되고자 온 것입니다. 어찌하여 의심하십니까?”
여사낭이 네 명의 통제관을 불러 배에 올라가 수색하라고 명하려는데, 탐마가 달려와 보고하였다.

“성지를 받든 사신이 남문 밖에 당도했습니다. 상공께서는 영접하러 가십시오.”
여추밀은 말에 오르면서 분부하였다.

“너희들은 강안을 지키고 있고, 진익과 진태는 나를 따라오너라!”
목홍이 이준에게 눈짓을 했다.

여추밀이 앞서 가자, 목홍과 이준은 20명의 편장을 불러 함께 뒤를 따라갔다.
성문으로 들어가려 하자 수문장이 소리쳤다.

“추밀상공께서 우두머리 둘만 들여보내라고 하셨다. 나머지는 들어갈 수 없다!”
목홍과 이준만 성으로 들어가고, 20명의 편장들은 성문 밖에 대기하였다.
한편, 여추밀은 남문 밖에 당도하여 사신을 영접하고 물었다.

“무슨 일로 이렇게 급히 오셨습니까?”
사신은 방랍의 인진사(引進使) 풍희였는데, 가만히 여사낭에게 말했다.

“근래에 사천태감(司天太監) 포문영이 아뢰기를 ‘밤에 천상(天象)을 관찰해 보니, 무수한 강성(罡星)들이 오나라 땅에 떨어졌는데, 그 가운데 절반이 빛을 잃었습니다. 닥쳐올 화(禍)가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천자께서 성지를 내려 추밀은 강안을 엄밀히 지키라고 하셨습니다. 특히 북쪽에서 오는 자는 자세히 심문하여 실정을 알아내고, 만약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자는 그대로 두지 말고 즉시 죽이라고 명하셨습니다.”
여추밀은 그 말을 듣고 크게 놀라며 말했다.

“좀 전에 한 무리가 왔는데, 내가 의심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또 이런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성중으로 들어가 성지를 읽어 봐야겠습니다.”
풍희는 여추밀과 함께 관아로 가서 방랍의 성지를 읽어 주었다.
그때 탐마가 달려와서 또 보고했다.

“소주에서 사신이 삼대왕의 명을 가지고 왔습니다.”
사신이 와서 삼대왕의 명을 전하였다.

<지난번에 양주 진장사가 투항하겠다고 했는데, 아직 믿을 수가 없다. 혹시 거짓이 아닐까 염려된다.
성지를 받아 보니 근래에 사천감에서 오나라 땅에 강성이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고 한다.
강안을 잘 지키도록 하라. 조만간에 사람을 보내 감독하게 할 것이다.>
여추밀이 명을 읽고 나서 사신에게 말했다.

“대왕께서도 역시 이 일을 염려하고 계시군요. 저도 이미 성지를 받았습니다.”
여추밀은 즉시 사람을 보내 강안을 엄밀히 지키고 배를 타고 온 자들은 하나도 강안에 오르지 못하게 하라고 하였다.
그리고 연회를 열어 두 사신을 대접하였다.

한편, 3백 척의 배에 타고 있던 장수들은 반나절을 기다려도 아무런 동정이 없자 왼쪽의 1백 척 배에 타고 있던 장횡과 장순이 8명의 편장들을 데리고 무기를 들고 강안에 올라갔다.

오른쪽의 1백 척 배에 타고 있던 정장 10명도 창칼을 들고 강안으로 올라갔다.
강안을 지키고 있던 남군들이 막지 못하였다.

흑선풍 이규와 해진·해보가 성안으로 뛰어들었다.
성문을 지키던 군사들이 급히 나와 막았지만, 이규가 쌍도끼를 휘둘러 한 번에 두 명씩 찍어 넘겼다.

그 틈에 해진과 해보가 함성을 지르면서 강차를 휘두르며 성안으로 달려 들어갔다.
관문을 지키던 군사들은 막을 수가 없었다.

이규가 성문 아래에 버티고 서서 닥치는 대로 도끼로 찍어 넘기자 먼저 성 주변에 와서 대기하고 있던 20명의 편장들이 각자 무기를 탈취하여 적군을 공격하였다.

여추밀이 강안을 엄밀히 수비하라는 명을 전하러 사자가 왔을 때에는 이미 송군에 의해 성문이 점거된 후였다.

성문 주변에서 함성이 울리는 것을 들은 12명의 통제관들이 각기 군마를 동원하려고 할 때, 사진과 시진이 3백 척의 배에 타고 있던 군병들을 일으켰다.

남군 군복을 입고 있던 자들이 군복을 벗고 먼저 강안에 올랐고, 뒤이어 선창에 매복해 있던 군병들도 일제히 강안으로 올라갔다.

통제관의 우두머리인 심강과 반문득이 두 갈래로 나누어 군마를 이끌고 가서 성문을 지키려고 했지만, 심강은 사진의 한칼에 베어져 말에서 떨어지고, 반문득은 장횡의 창에 찔려 쓰러지고 말았다.

송군이 대거 공격을 하자 나머지 10명의 통제관들은 모두 가족을 지키기 위해 성안으로 도망쳐 들어갔다.
목홍과 이준은 성중에서 소식을 듣고서 주점에서 불씨를 탈취하여 여기저기 불을 질렀다.

여추밀이 급히 말에 오르자 통제관 3명이 구원하러 달려왔다.
성중에서 불길이 치솟는 것을 본 과주에서 한 떼의 군마를 접응하러 보내 네 성문에서 한동안 혼전이 벌어졌다.

하지만 드디어 성 위에는 송선봉의 깃발이 휘날리고 사면팔방에서 인마들이 쳐들어왔다.
한편, 강 북안에 대기하고 있던 150척의 전선이 강을 건너와서 10명의 장수들이 앞장서서 전마를 타고 강안에 올라왔다.

관승·호연작·화영·진명·학사문·선찬·단정규·한도·팽기·위정국 등 10명의 장수가 2천 군마를 이끌고 성으로 쳐들어갔다.
그때 여추밀은 대패하고서 다친 인마들을 이끌고 단도현으로 달아났다.

송강의 대군은 윤주를 탈취하고 불을 껐다.
군사를 나누어 네 성문을 지키게 하고, 강변으로 가서 송선봉의 배를 영접하였다.

송선봉이 탄 배가 순풍을 타고 강 남안에 당도하자, 장수들이 송선봉을 영접하여 입성하였다.
송강은 방을 내붙여 백성들을 안무하고 본주 장병들을 점검하였다.

장수들이 중군으로 와서 공을 아뢰었다.
사진은 심강의 수급을 바쳤고, 장횡은 반문득의 수급을 바쳤다.

유당은 심책의 수급을 바쳤고, 공명과 공량은 탁만리를 사로잡아 왔다.
항충과 이곤은 화동을 사로잡아 왔으며, 학사문은 서통을 활로 쏘아 죽였다.

윤주를 얻으면서 통제관 4명을 죽이고 2명을 사로잡았으며, 죽은 아장과 병사들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었다.
송강이 본부 장병들을 점검해 보니, 3명의 편장을 잃었는데, 모두 난군 속에서 화살에 맞거나 말에 밟혀 죽었다.

세 편장은 운리금강 송만, 몰면목 초정, 구미귀 도종왕이었다.
송강은 세 장수를 잃고 번뇌하였다.
오용이 위로하며 말했다.

“사람의 생사는 정해진 것입니다. 비록 세 형제를 잃기는 했지만, 강남에서 제일 험준한 고을을 얻었는데, 그렇게 번뇌하시다가 옥체를 상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이제 국가를 위해 공을 세우려면 대사를 의논해야 합니다.”
송강이 말했다.

“우리 108명은 천문(天文)에 그 이름이 기재되어 있고, 하늘의 별에 응해 태어난 사람들이오. 당초 양산박에서 함께 일어나고 오대산에서 생사를 함께하기로 맹세했었소.
동경으로 돌아간 후 생각지도 않게 공손승이 먼저 떠났고, 김대견과 황보단을 어전에 남겨 놓고 왔으며, 또 채태사가 소양을 데려가고, 왕도위가 악화를 데려갔소.
오늘 강을 건너자마자 또 세 형제를 잃었소. 송만은 비록 대단한 공을 세운 적은 없지만 당초 양산박을 개창할 때 그 사람 덕을 많이 보았소. 그런데 오늘 황천객이 되었구려!”

송강은 군사들에게 송만이 전사한 곳을 찾으라고 명을 내리고, 그곳에서 제사를 지냈다. 은전을 늘어놓고 검은 돼지와 흰 양을 잡아 놓고서 송강이 친히 제사를 지내고 술을 올렸다. 사로잡은 가짜 통제관 탁만리와 화동을 끌고 와서 참수하고, 피가 떨어지는 수급을 바쳐 세 영혼을 위로하였다.

송강은 원수부로 돌아와 공에 따라 장병들에게 상을 내리고, 장초토에게 보고를 하고 윤주로 청하였다.
거리에 늘린 시신들을 모두 수습하여 성 밖에서 화장하고, 세 편장의 유해를 수습하여 윤주성 동문 밖에 장례 지냈다.

한편, 여추밀은 태반의 인마를 잃고 통제관 6명을 이끌고 달아나 단도현에 당도하였다.
감히 다시 진격할 생각은 못하고, 위급을 고하는 문서를 써서 소주의 삼대왕 방모에게 보내 구원을 요청하였다.

얼마 후 소주에서 원수 형정이 군사를 거느리고 왔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여추밀은 형원수를 맞이하여 관아로 가서 진장사가 거짓 투항하는 바람에 송강의 군마가 강을 건너오게 된 일을 자세히 얘기하였다.

“이제 원수께서 오셨으니 함께 윤주를 회복합시다.”
형정이 말했다.

“삼대왕께서는 강성이 오나라 땅을 침범한 것을 아시고, 특별히 저를 보내 강을 지키라고 하셨습니다. 추밀께서 패전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이제 제가 원수를 갚아드릴 테니, 추밀께서는 싸움을 도와주십시오.”
다음 날 형정은 군사를 거느리고 윤주를 회복하러 갔다.

한편, 송강은 윤주의 관아에서 오용과 상의하여 동위와 동맹으로 하여금 백여 명의 군사를 데리고 초산으로 가서 석수와 완소칠을 찾아오게 하였다.

다른 한편으로 10명의 정장(正將)들로 하여금 5천 군마를 거느리고 단도현을 공격하게 하였는데, 10명의 정장은 관승·임충·진명·호연작·동평·화영·서녕·주동·삭초·양지였다.

10명의 정장들은 정병 5천을 거느리고 윤주를 떠나 단도현으로 가는 도중에 형정의 군마와 마주쳤다.
양군이 대치하자 각각 화살을 쏘아 거리를 두고 진세를 펼쳤다.

남군의 진에서 형정이 쟁을 들고 출전하자 6명의 통제관이 양편으로 나누어 섰다.
송군 진에서는 관승이 청룡언월도를 휘두르며 달려 나가 형정과 싸움을 벌였다.
두 장수가 싸운 지 14,5합 만에 한 장수가 말에서 떨어졌다.

- 251회에 계속 -


★ 수호지(水湖誌) - 251

원수 형정은 관승과 교전한 지 14,5합 만에 관승의 청룡도에 베어져 말에서 떨어졌다.
호연작은 형정이 죽는 것을 보고 인마를 이끌고 공격하였다.

6명의 통제관들은 남쪽을 향하여 달아났다.
여추밀은 본부 군병이 대패한 것을 알고, 단도현을 버리고 패잔병을 이끌고 상주부를 향하여 달아났다.

송군의 10명 대장은 단도현을 탈취하고, 송선봉에게 승첩을 보고하였다.
송강은 대군을 거느리고 단도현으로 진군하여 주둔하고 삼군에 상을 내렸다.

장초토에게 보고하여 병력을 윤주로 이동하여 지키게 하였다.
다음 날 중군의 종참모와 경참모가 조정에서 내리는 상을 가지고 단도현으로 왔다.

송강은 장병들에게 상을 지급하였다.
송강은 노준의를 청하여 진격할 일을 의논하였다.
송강이 말했다.

“지금 선주와 호주 역시 역적 방랍이 점거하고 있네. 우리 둘이 병력을 나누어 두 길로 가서 정벌하도록 하세. 어디로 갈지는 제비를 뽑아 결정하도록 하세.”
제비를 뽑아 송강은 상주와 소주를 정벌하고, 노준의는 선주와 호주를 정벌하기로 결정되었다.

송강은 철면공목 배선으로 하여금 장수들을 균등히 나누게 하였다.
병이 나서 단도에 남기로 한 양지를 제외한 나머지 장수들은 둘로 나누었다.
송선봉이 거느리고 상주와 소주로 갈 장수는 정장 13명과 편장 29명, 도합 42명이었다.

정장은 선봉사 호보의 송강, 군사 지다성 오용, 박천조 이응, 대도 관승, 소이광 화영, 벽력화 진명, 금쟁수 서녕, 미염공 주동, 화화상 노지심, 행자 무송, 구문룡 사진, 흑선풍 이규, 신행태보 대종이었다.

편장은 진삼산 황신, 병울지 손립, 정목안 학사문, 추군마 선찬, 백승장 한도, 천목장 팽기, 혼세마왕 번서, 철적선 마린, 금모호 연순, 팔비나타 항충, 비천대성 이곤, 상문신 포욱, 왜각호 왕영, 일장청 호삼랑, 금표자 양림, 금안표 시은, 귀검아 두흥, 모두성 공명, 독화성 공량, 굉천뢰 능진, 철비박 채복, 일지화 채경, 금모견 단경주, 통비원 후건, 신산자 장경, 신의 안도전, 험도신 욱보사, 철선자 송청, 철면공목 배선이었다.

이렇게 정장과 편장 42명과 정병 3만을 송선봉이 거느렸다.
부선봉 노준의가 거느리고 선주와 소주로 갈 장수는 정장 14명과 편장 33명, 도합 47명이었다.
주무는 편장의 우두머리로서 군사의 직책을 맡았다.

정장은 부선봉 옥기린 노준의, 소선풍 시진, 표자두 임충, 쌍쟁장 동평, 쌍편 호연작, 급선봉 삭초, 몰차란 목홍, 병관색 양웅, 삽시호 뇌횡, 양두사 해진, 쌍미갈 해보, 몰우전 장청, 적발귀 유당, 낭자 연청이었다.

편장은 신기군사 주무, 성수장 단정규, 신화장 위정국, 소온후 여방, 새인귀 곽성, 마운금시 구붕, 화안산예 등비, 타호장 이충, 소패왕 주통, 도간호 진달, 백화사 양춘, 병대충 설영, 모착천 두천, 소차란 목춘, 출림룡 추연, 독각룡 추윤, 최명판관 이립, 청안호 이운, 석장군 석용, 한지홀률 주귀, 소면호 주부, 소울지 손신, 모대충 고대수, 채원자 장청, 모야차 손이랑, 백면낭군 정천수, 금전표자 탕륭, 조도귀 조정, 백일서 백승, 화항호 공왕, 중전호 정득손, 활섬파 왕정륙, 고상조 시천이었다.

이렇게 정장과 편장 47명과 정병 3만을 노준의가 거느렸다.
그때 석수와 완소칠을 찾으러 초산으로 갔던 동위와 동맹이 돌아와 보고하였다.

“석수와 완소칠은 강변에 당도하여 한 가족을 죽이고 쾌속선 한 척을 빼앗아 초산사로 갔습니다. 절의 주지가 양산박 호걸임을 알고 절 안에서 숙식하게 해주었습니다.
석수와 완소칠은 장순이 공을 세운 것을 알고, 초산에서 배를 타고 내려가 묘항을 취했습니다. 거기서는 강음과 태창 그리고 바닷가의 고을들을 공략하기가 좋으므로 수군두령들이 배와 무기를 갖고 와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송강은 즉시 이준 등 8명의 두령들과 수군 5천을 보내 석수와 완소칠을 돕게 하였다.

이렇게 수로로 진격할 정장 7명은 반명삼랑 석수, 혼강룡 이준, 선화아 장횡, 낭리백조 장순, 입지태세 완소이, 단명이랑 완소오, 활염라 완소칠이고, 편장 3명은 출동교 동위, 번강신 동맹, 옥번간 맹강이었다.

정장과 편장 10명이 수군 5천과 함께 전선 1백 척을 타고 나아갔다.
이렇게 송강이 단도현에서 병력을 나누었는데, 두령이 모두 99명으로 백을 채우지 못하였다.

큰 전선은 모두 수군두령들에게 주어 강음과 태창을 공격하게 하고, 작은 전선들은 모두 단도현 나루로 들어오게 하여 상주를 공격할 때 이용하게 하였다.

한편, 여사낭은 통제관 6명과 상주 비릉군을 지키고 있었다.
상주성을 지키고 있는 통제관은 전진붕이었는데, 수하에 2명의 부장이 있었다.

진릉현 상호 사람 김절과 전진붕의 심복 허정이었다.
전진붕은 원래 청계현 도두 출신이었는데, 방랍을 도와 여러 성을 빼앗아 상주의 제치사(制置使)가 되었다.

전진붕은 여추밀이 패전하여 윤주를 잃고 상주로 도망쳐 오고 있다는 것을 듣고, 김절과 허정을 데리고 성을 나가 영접하였다.
전진붕이 말했다.

“상공께서는 마음 놓으십시오. 제가 재주 없지만, 견마지로를 다하여 송강의 무리를 무찌르고 윤주를 회복하겠습니다.”
여추밀이 말했다.

“제치사께서 이렇게 마음을 쓰시니 국가에 무슨 걱정이 있겠습니까? 성공하면 내가 황제께 극력 천거하여 높은 관작으로 승진되도록 하겠습니다.”
전진붕은 연회를 열어 여추밀을 대접하였다.

한편, 송선봉은 상주와 소주를 공략하기 위해 대군을 거느리고 비릉군을 향해 나아갔다.

앞장선 대장은 관승으로 진명·서녕·황신·손립·학사문·선찬·한도·팽기·마린·연순과 마군 3천을 이끌고 상주성 아래에 당도하여 깃발을 흔들고 북을 울리면서 싸움을 걸었다.
여추밀이 그걸 보고 말했다.

“누가 나가서 적군을 물리치겠는가?”
전진붕이 말을 준비하여 말했다.

“제가 나가서 싸우겠습니다.”
여추밀은 응명·장근인·조의·심변·고가립·범주 등 6명의 통제관으로 하여금 전진붕을 돕게 하였다.

7명의 장수가 5천 인마를 이끌고 성문을 열고 조교를 내리고 나갔다.
전진붕은 발풍도(撥風刀)를 들고 털이 곱슬한 적토마를 타고 앞장서서 성을 나갔다.

관승은 적군이 나오는 것을 잠시 군마를 뒤로 물려 전진붕이 진세를 펼칠 수 있게 양보하였다.
6명의 통제관이 양편으로 나누어 섰다.
양진이 대치하자, 관승이 청룡도를 비껴들고 진 앞으로 나서 큰소리로 외쳤다.

“반적들은 들어라! 너희들은 한 필부의 모반을 도와 많은 생명을 해쳤으니 사람과 귀신이 모두 노하고 있다! 오늘 천병이 임하였는데도 아직 죽을 줄을 모르고 감히 우리에게 대항하느냐!
우리는 적도들을 모조리 죽여 버리기 전에는 맹세코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전진붕이 그 말을 듣고 크게 노하여 욕을 했다.

“네놈들은 양산박 도적떼로서 천시를 알지 못하고, 패업을 도모할 생각은 않고서 도리어 무도한 혼군(昏君)에게 투항하여 우리 대국과 싸우려 하느냐!
내 이제 네놈들을 쳐부수어 갑옷 한 조각도 돌아가지 못하게 할 것이다!”
관승이 크게 노하여 청룡언월도를 휘두르며 달려 나가자 전진붕도 발풍도를 휘두르며 달려 나왔다.

두 장수의 싸움이 30합을 넘어가자 전진붕은 점점 힘이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남군의 문기 아래에서 2명의 통제관이 쟁을 들고 달려 나와 위쪽에서는 조의가 아래쪽에서는 범주가 관승을 협공하였다.

송군의 문기 아래서도 노한 두 편장이 상문검(喪門劍)과 호안편(虎眼鞭)을 휘두르며 달려 나왔는데, 진삼산 황신과 병울지 손립이었다.

여섯 명의 장수들이 둘씩 짝을 지어 싸움이 벌어졌다.
여추밀은 급히 허정과 김절을 성 밖으로 내보내 싸움을 돕게 하였다.

두 장수가 명을 받고 각자 무기를 들고 달려 나와 보니 조의는 황신과 싸우고 범주는 손립과 싸우고 있는데 모두 적수가 될 만했다.
하지만 싸움이 더욱 치열해지자, 조의와 범주의 기세가 차츰 꺾이기 시작했다.

허정과 김절은 각각 대도를 휘두르며 달려 나갔다.
그러자 송군 진영에서도 한도와 팽기가 출전하여 맞섰다.

김절은 한도와 싸우고, 허정은 팽기와 싸웠다.
그리하여 다섯 쌍이 진 앞에서 싸움을 벌이게 되었다.

원래 김절은 평소 송나라 조정에 투항할 마음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일부러 자기편 진을 혼란하게 만들려고 몇 합 싸우는 척하다가 말머리를 돌려 본진을 향해 달아났다.

한도는 기세를 타고 추격하였다.
남군 진영의 고가립이, 김절이 한도에게 쫓기는 것을 보고 한도를 향해 화살을 날렸다.
한도는 얼굴에 화살을 맞고 말에서 거꾸로 떨어졌다.

그걸 본 진명이 낭아곤을 휘두르며 급히 달려 나가 한도를 구하려고 했는데, 적장 장근인이 먼저 달려와 쟁으로 한도의 목을 찔러 끝장내고 말았다.

팽기는 한도와 늘 함께 했던 형제였기 때문에 한도가 죽는 것을 보자 원수를 갚기 위해 허정을 내버리고 곧장 적진으로 달려가 고가립을 찾았다.

허정이 팽기를 추격해 오자 진명이 가로막고 싸웠다.
고가립은 팽기가 달려드는 것을 보고 쟁을 들고 맞섰다.

그때 장근인이 옆에서 달려와 쟁으로 팽기의 옆구리를 찔렀다.
팽기는 말에서 떨어져 죽었다.

관승은 두 장수가 죽는 것을 보고 분노하여 신위를 발휘하여 한칼에 전진붕을 베어 말에서 떨어뜨렸다.
관승은 전진붕이 탔던 적토마를 빼앗으려고 했는데, 자신이 탄 적토마가 발을 헛디디는 바람에 말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남군 진에서 그걸 본 고가립과 장근인이 곧장 관승에게 달려들었다.
그러자 서녕이 선찬과 학사문을 이끌고 달려와 관승을 구출하여 본진으로 돌아갔다.

그때 여추밀이 대군을 몰고 성을 나와 공세를 펼쳤다.
관승을 비롯한 송군은 패전하고 북쪽으로 퇴각하였다.
남군은 20여 리를 추격하다가 돌아갔다.

그날 관승은 많은 인마를 잃고 본진으로 돌아가 송강에게 한도와 팽기가 전사한 일을 얘기하였다.
송강은 통곡하면서 말했다.

“강을 건너온 후 다섯 형제를 잃었다. 황천이 노하시어 송강이 방랍을 치는 것을 용납지 않으시려는가 보다.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장병들을 이렇게 잃을 수 있단 말인가?”
오용이 위로하며 말했다.

“그 말씀은 틀렸습니다. 전쟁의 승패는 병가지상사(兵家之常事)이니 괴이하게 여기실 필요 없습니다. 두 장군의 운수가 그러할 뿐입니다. 선봉께서는 슬픔을 거두시고 큰일을 처리하십시오.”
그때 이규가 나타나 말했다.

“우리 형제를 죽인 놈을 아는 자를 내게 붙여 주시오! 내가 그 역적 놈들을 죽여 형제들의 원수를 갚겠소!”
송강은 내일은 백기를 준비하라고 명하고서 말했다.

“내가 직접 나가서 적과 교전하여 승부를 내겠다!”
다음 날 송공명은 대군을 일으켜 수륙으로 병진하였다.
흑선풍 이규는 포욱·항충·이곤과 용맹한 보군 5백을 이끌고 앞장서서 상주성으로 돌진하였다.

- 252회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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