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호지(水湖誌) - 243
2025. 2. 21. 19:26ㆍ수호지
★ 수호지(水湖誌) - 243수호지 제108회-2군사들은 명을 받고 소양 등 세 사람에게 칼을 씌우고 옷을 벗겨 늘어세웠다.원수부 앞에 구경하러 온 군사들과 주민들이 모여들었다.그 가운데 그 광경을 보고 분노한 진정한 대장부가 한 사람 있었다.그는 소가수란 사람으로 원수부 남쪽 거리의 종이 파는 가게 옆집에 살고 있었다.그의 고조부 소담은 자(字)가 승달인데, 남북조(南北朝) 시대에 형남의 자사(刺史)를 지낸 사람이었다.비가 많이 와서 강물이 둑을 무너뜨리자 소담은 친히 군사들과 관리들을 이끌고 나와 비를 무릅쓰고 둑을 쌓았다.비가 억수같이 쏟아지고 수세가 거세지자 군사들과 관리들이 잠시 피하라고 하자 소담이 말했다.“한나라 때 동군태수였던 왕존은 몸으로 강물을 막았는데, 내가 어찌 물러나겠는가?”말이 끝나자 강물이 뒤로 물러나고 제방이 무사하게 되었고 한다.그 해에 벼 한 줄기에 이삭[穗]이 여섯 개나 달렸다고 하였다.소가수(蕭嘉穗)이라는 이름도 여기서 취한 것이었다.소가수가 우연히 형남에 가게 되었는데, 형남 사람들이 그 조상의 인덕을 사모하여 소가수를 아주 공경하였다.소가수는 성격이 호탕하고 뜻이 높았으며 도량도 넓었다.힘도 남들보다 세고 무예도 뛰어났으며 담력도 대단하였다.그는 마음이 통하는 사람을 만나면 귀천을 막론하고 사귀었다.왕경이 반란을 일으켜 형남성을 침략하였을 때 소가수는 적을 방어할 계책을 바쳤는데, 장수가 그 계책을 받아들이지 않아 마침내 성이 함락되고 말았다.역적들은 백성들에게 성으로 들어오는 것은 허락하지만 성을 나가는 것은 허락하지 않았다.그래서 소가수는 성중에서 밤낮으로 역적들을 도모할 궁리를 했지만, 실 한 가닥으로는 밧줄을 만들 수가 없었다.그런데 오늘 역적들이 소양 등 세 사람을 옷을 벗겨 늘어세운 것을 보았고, 또 송군이 소양 등을 구하기 위해 성을 급하게 공격하여 성중의 군사와 백성이 모두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을 듣게 되었다. 소가수는 생각했다.“기회가 왔다. 이 기회를 잘 이용하면 성중의 많은 목숨들을 보전할 수 있을 것이다.”소가수는 일단 거처로 돌아갔다.이때는 오후 4시쯤 되어 있었다.심부름하는 아이를 불러 먹을 갈게 하고, 이웃의 종이 가게에서 두터운 종이 여러 장을 사왔다.그리고 저녁에 등불 아래에서 큰 글씨로 격문을 지었다.성중에 있는 사람은 모두 송나라의 양민이어서 결코 역적을 기꺼이 돕지는 않을 것이다.송선봉은 조정의 훌륭한 장수로서 오랑캐들을 죽이고 전호를 사로잡았으며, 이르는 곳마다 그 예봉을 감히 당할 자가 없었다.그 수하에는 108명의 장수들이 있어 그 정이 팔다리와 같다.지금 원문 앞에 세워져 있는 세 사람은 의기를 지켜 무릎을 꿇지 않고 있으니 송선봉을 비롯한 영웅들의 충의를 알 수 있다.오늘 역적들이 만약 이 세 사람을 죽인다면 성중에는 병사와 장수들이 적어 조만간에 성이 깨뜨려지게 되면 옥석(玉石)이 모두 불타게 될 것이다.<성중의 군사와 백성은 목숨을 보존하고 싶다면 나를 따라 역적들을 죽이자!>소가수는 격문을 여러 장 쓴 다음 몰래 성중의 동정을 정탐해 보았더니 집집마다 백성들이 우는 소리만 들렸다.소가수는 생각했다.“민심이 이러하니 내 계획이 성공하겠구나!”새벽에 거처를 나와 격문을 원수부 앞의 거리에 뿌렸다.잠시 후 날이 밝자 군사들과 백성들이 여기저기서 격문을 주워 읽기 시작했고 잠깐 사이에 많이 사람들이 모여들어 함께 읽었다.그때 순찰을 돌던 군졸 하나가 격문을 주워 나는 듯이 달려가 양영에게 알렸다.양영은 크게 놀라 급히 선령관(宣令官)을 내보내 명을 전하여 군사들은 원문과 각 영채를 잘 지키는 한편 첩자를 체포하라고 하였다.소가수는 몸에 칼을 감추고서 사람들 틈을 뚫고 들어가 격문을 큰소리로 두 번이나 낭독했다.군사들과 백성들은 깜짝 놀라 서로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그때 선령관이 주장의 명을 전하기 위해 말을 타고 5~6명의 군졸을 거느리고 다가왔다.소가수는 고함을 지르면서 앞으로 나아가 감추고 있던 칼을 꺼내 말 다리를 베었다.선령관이 말에서 떨어지자 한칼에 그 목을 잘라 버렸다.소가수는 왼손에는 수급을 들고, 오른손에는 칼을 들고서 큰소리로 외쳤다.“살고 싶으면 이 소가수를 따라 역적을 죽이러 갑시다!”원수부 앞에 있던 군사들은 평소에 소가수가 무쇠 같은 사람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삽시간에 5~6백 명이 모여들었다.소가수는 군사들이 모여드는 것을 보고 더욱 큰소리로 외쳤다.“백성 중에서도 담력이 있는 사람은 모두 도우러 오시오!”소가수의 음성이 백 보 밖에까지 울려 퍼지자 사방에서 호응이 일어났다.백성들이 몽둥이나 탁자다리 등을 들고 5~6백 명이 모여들어 함성을 질렀다.소가수가 앞장서서 사람들을 이끌고 원수부로 쳐들어갔다.양영은 평소 군사들과 백성들에게 포학하고 툭하면 부하들을 매질했기 때문에 호위장수들까지도 원한이 골수에 맺힌 터였다.변란이 일어났다는 것을 듣자마자 모두 소가수의 무리에 합류하였다.그들은 원수부로 돌입하여 양영을 비롯하여 그 가족들을 모조리 죽여 버렸다.소가수가 사람들을 이끌고 원수부를 나섰을 때에는 따르는 사람이 이미 2만을 넘었다.소가수는 소양·배선·김대견의 칼을 벗기고 힘센 장정 세 사람에게 그들을 업게 하였다.소가수는 양영의 수급을 들고 북문으로 달려가 문을 지키던 마강을 죽이고, 군사들을 쫓아 버린 후 성문을 열고 조교를 내렸다.그때 오용은 북문 앞에서 성을 공격하는 장병들을 독려하고 있었다.갑자기 성중에서 함성이 울리면서 성문이 열리자 역적들이 쳐들어 나오는 줄 알고 급히 군마를 후퇴시켜 진을 벌렸다.그때 소가수가 사람 머리를 들고 나오는데, 그 뒤에는 세 군사가 등에 소양 등을 업고 황급히 조교를 건너오고 있었다.오용이 깜짝 놀라 바라보고 있으려니 소양 등이 큰소리로 외쳤다.“오군사! 이 장사들이 사람들을 이끌고 역적을 죽이고 우리를 구해 주었습니다.”오용은 그 말을 듣고 한편으로 놀라면서 한편으로 기뻐하였다.소가수가 다가와 오용에게 말했다.“창졸간에 일이 벌어져 인사드릴 여가가 없습니다. 군사께서는 빨리 병력을 이끌고 입성하십시오!”조교 곁에 있던 사람들도 일제히 소리쳤다.“송선봉은 입성하십시오!”오용은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섞여 있는 것을 보고, 마침내 장병들에게 입성하되 함부로 사람을 죽이는 자는 그 대오까지 모두 참하겠다는 명을 내렸다.성의 북쪽을 지키던 군사들은 사세가 급하게 된 것을 보고 모두 무기를 내던지고 성을 내려와 투항했다.동서남 세 방면의 군사들도 그 소식을 듣고 모두 적장들을 포박하고 성문을 활짝 열고서 향화와 등촉을 밝히고 송군을 영접하여 입성시켰다.오직 미생이란 놈만 용맹하여, 사람들이 접근하지 못하는 틈에 서문을 빠져나가 포위를 뚫고 달아났다.오용이 사람을 보내 송강에게 보고하자 국가를 걱정하고 형제들을 위해 눈물 흘리던 송강의 병세가 보고를 받자 거의 나아 버렸다.송강은 기뻐하면서 영채를 뽑고 장수들과 대군을 거느리고 형남성으로 들어갔다.송강은 원수부에 좌정하여 군사들과 백성들을 안무하고 장병들을 위로하였다.송강은 소가수를 원수부로 불러 성명을 물은 다음 상좌에 앉히고 절을 올리며 말했다.“장사의 쾌거로 역적들을 죽이고 많은 목숨을 보전할 수 있었으며, 칼에 피를 묻히지 않고 성을 수복하였습니다.게다가 저의 세 형제까지 구해 주셨으니 송강이 마땅히 절을 올리겠습니다.”소가수는 답례하고서 말했다.“이번 일은 제 능력이 아니라 모두 여러 군사들과 백성들의 힘이었습니다.”송강은 그 말을 듣고서 소가수를 더욱 공경하였다.송강 이하 장수들의 인사가 끝나자 성중의 군사들이 적장들을 끌고 왔다.송강은 투항하는 자들을 모두 용서하였다.그러자 성중에는 환호소리가 진동하였고, 투항한 자가 수만 명이 되었다.그때 마침 수군두령 이준 등이 배를 거느리고 한강에 당도하여, 송강을 찾아와 뵈었다.송강은 술을 내어 소가수를 대접하면서 친히 술잔을 권하고서 말했다.“족하의 재능과 덕이 크니 제가 조정으로 돌아가면 천자께 아뢰어 높이 등용되도록 하겠습니다.”소가수가 말했다.“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제가 오늘 거사한 것은 공명이나 부귀를 위해서가 아닙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자유롭게 살아왔고, 장성해서는 고향을 빛낸 적도 없는 고루하고 무식한 자에 불과합니다.지금처럼 아첨하는 자들이 출세하고 현명한 선비들이 무명으로 있는 때에는, 비록 수후(隨侯)의 구슬이나 화씨지벽(和氏之璧) 같은 뛰어난 재능이 있고 허유(許由)나 백이(伯夷) 같은 고결한 뜻이 있더라도 끝내 조정에 알려지는 것이 불가능합니다.저는 큰 뜻을 품은 영웅들이 생사를 돌아보지 않고 국가의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것을 보아 왔습니다.하지만 그들의 거사에 한 명이라도 자신의 처자만 보전하려는 자가 있으면, 조그만 잘못이라도 모함하여 자신과 가족의 목숨이 권력을 가진 간사한 놈들의 손아귀에 들어가고 말더군요.저는 지금 책임 있는 관직도 없이 한가로이 떠도는 구름이나 들판의 학과 같으니 어느 하늘인들 날아가지 못하겠습니까?”그 말을 들은 송강 이하 모든 장수들은 탄식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좌중에 있던 공손승·노지심·무송·연청·이준·동위·동맹·대종·시진·번서·주무·장경 등 10여 명은 소가수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그 뜻을 마음속으로 되새겼다.그날 저녁 연회가 끝난 뒤, 소가수는 원수부를 나갔다.다음 날 아침, 송강은 대종을 진안무에게 보내 승첩을 알리게 하고, 친히 소가수의 거처를 찾아갔다. 하지만 거처는 텅 비어 있었다. 옆집 종이가게 주인이 말했다.“소가수는 오늘 새벽 해가 뜨기 전에 거문고와 칼과 책 보따리를 수습하여 소인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어디론가 떠나 버렸습니다.”송강이 원수부로 돌아가 여러 두령들에게 소가수가 표연히 떠났다는 얘기를 하자 탄식하지 않는 자가 없었다. 저녁에 대종이 돌아와 말했다.“완주와 산남에 소속된 고을로서 아직 수복하지 못한 곳이 있는데, 진안무와 후참모가 나전·임충·화영 등에게 토벌하게 하였습니다.조정에서 이미 신관들을 보내 교대하고, 진안무는 장수들을 거느리고 출발하여 곧 이곳에 도착할 것입니다.”송강은 오용과 상의하여, 진안무가 도착하면 형남을 맡기고 대군을 일으켜 역적 괴수를 토벌하러 가기로 하였다.송강은 형남에서 대엿새 조섭하여 병이 완전히 나았다.며칠 후 진안무의 병마가 당도하여, 송강이 성중으로 영접하였다.인사를 나눈 다음 진안무는 장병들에게 크게 상을 내렸다.뒤를 이어 산남을 지키던 사진 등도 신관과 교대하고 당도하였다.송강은 형남을 진안무에게 맡기고, 대군을 거느리고 수륙으로 병진하여 남풍의 역적 소굴을 토벌하러 떠났다.이때는 108명 두령들이 모두 모였고, 손안을 비롯한 하북 항장 11명도 더해졌다.군마 20여 만을 거느리고 진격하여 연전연승하였다.위세를 크게 떨쳐 가는 곳마다 적군들은 바람에 불려오듯 귀순하였다.송강은 고을을 수복할 때마다 진안무에게 알렸고, 진안무는 나전으로 하여금 병마를 이끌고 가서 지키게 하였다.송강의 대군이 수륙으로 병진하여 남풍 경계에 당도하자 탐마가 달려와 보고하였다.“왕경이 이조를 통군대원수로 삼아 수륙으로 병마 5만을 내보냈습니다. 또 운안·동천·안덕 세 곳에서 각각 병마 2만을 보내 병마도독 유이경과 상관의 등이 이끌고 오고 있습니다.모두 수십 명의 맹장과 11만 웅병이 쳐들어오고 있는데, 왕경이 친히 독려하고 있습니다.”송강은 보고를 받고 오용과 상의하였다.“적군이 모든 병력을 총동원하여 쳐들어오고 있으니 필시 죽음을 각오하고 싸울 모양이오. 어떤 계책으로 저들을 이길 수 있겠소?”오용이 말했다.“병법에 ‘여러 가지 방략으로 적을 속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장병들이 모두 한곳에 모여 있는데, 여러 갈래로 나누어 공격함으로써 적군들이 서로 접응할 여가가 없게 해야 합니다.”송강은 계획대로 장병들을 나누었다.그 전날 박천조 이응과 소선풍 시진은 송선봉의 명령을 받고, 마보두령 단정규·위정국·시은·설영·목춘·이충과 병력 5천을 거느리고 군량과 화포 등의 군수물자를 수레에 싣고 대군의 뒤를 따라가고 있었다.용문산이란 곳에 당도하였는데, 남쪽 기슭 아래에 한 마을이 있었다.사면이 모두 높은 흙언덕으로 둘러싸여 있어 마치 토성과 같았는데, 세 방면으로 출입로가 나 있었다.주민들은 모두 피난을 가고 빈 기와집과 초가집 수백 채가 있었다.그날 저녁, 동북풍이 크게 불면서 짙은 검은 구름이 하늘을 덮었다.이응과 시진은 군량이 비에 젖을까 염려하여 군사들로 하여금 집 문짝을 뜯어내고 수레를 집안으로 들여놓게 하였다.그리고서 군사들이 밥을 지어 먹고 쉬고 있는데, 병대충 설영이 순찰을 돌다가 첩자 하나를 붙잡아 와서 시진에게 보고하였다.“첩자를 심문했더니 적군 미생이 정병 1만을 거느리고 오늘 밤에 우리를 기습하여 군량을 불태우려고 한답니다. 지금 용문산 속에 매복하고 있답니다.”원래 용문산은 양쪽에 절벽이 마주보고 있어 그 사이가 문처럼 되어 있는데, 수목이 울창하여 배가 겨우 통과할 수 있을 정도였다.이응이 설영의 보고를 듣고, 시진에게 말했다.“제가 가서 저 좆같은 역적 놈들이 갑옷 한 조각도 돌아가지 못하도록 쳐부수겠습니다.”시진이 말했다.“저 미생이란 놈은 아주 용맹하여 힘으로는 이길 수 없네. 게다가 우리는 병력도 적으니 내가 작은 계략을 써서 화포 대여섯 수레와 땔나무 수레 백여 채를 버려 적을 막겠네. 우선 저 첩자를 죽여 당빈의 원수를 갚자고.”군사들로 하여금 군량과 화포를 실은 수레를 끌게 하고, 이응으로 하여금 병력 3천을 거느리고 활과 불화살을 가지고서 군량 수레를 호위하게 하였다.황혼 무렵에 모두 언덕을 넘어 남쪽을 향해 출발하였다.그리고 땔나무를 실은 수레 백여 대를 서남쪽에 있는 초가들의 처마 아래에 늘어놓았다.또 백여 대의 빈 수레를 대여섯 곳에 늘어놓고, 위에는 군량을 조금만 싣고 아래에 화포와 염초·유황·땔나무 등을 숨겨 두었다.시은·설영·목춘·이충으로 하여금 병력 2천을 거느리고 동쪽 언덕 아래 길목에 매복하게 하고, 단정규로 하여금 병마 1천을 거느리고 남쪽 길목에 매복하게 하여, 적군이 당도하면 여차여차 하라고 하였다.시진은 신화장군 위정국과 함께 보병 3백을 거느리고 화기와 불씨를 가지고 산으로 올라가 수목이 울창한 곳에 매복하였다.밤 10시쯤 되자 과연 적장 미생이 2명의 편장과 1만여 명의 군마를 이끌고서, 사람은 가벼운 갑옷을 입고 말은 방울을 떼고 깃발을 감추고 북소리를 내지 않으면서 남쪽 언덕 아래 길목으로 달려왔다.단정규는 적병이 오는 것을 보고, 군사들로 하여금 횃불에 불을 붙이게 하고 나가 싸웠다.단정규는 미생과 4~5합을 싸우다가 말을 돌려 병력을 이끌고 마을 안으로 후퇴하였다.미생은 용맹하지만 지략이 없는 자라 병력을 이끌고 곧장 추격해 왔다.설영과 시은은 남쪽 길에서 횃불을 오르는 것을 보고 즉시 이충과 목춘으로 하여금 병력 1천을 나누어 마을 남쪽으로 달려가서 길목을 막게 하였다.그때 적병은 함성을 지르며 마을로 뛰어들어 바람이 불어오는 동북쪽을 향해 달려갔다.그런데 빈 집들만 있고 군량은 보이지 않았다.미생은 병력을 이끌고 사방으로 수색하다가 바람이 불어오는 반대쪽인 서남쪽에 1~2백 대의 군량 수레를 발견하였다.5~6백 명의 군사들이 수레를 지키고 있다가 적병이 오는 것을 보고 함성을 지르며 모두 흩어져 달아났다.미생이 말했다.“군량이 많지 않군!”군사들에게 횃불을 켜게 하여 비춰 보니 중간에 비단을 실은 수레가 몇 대 있었다.적병들은 그걸 보자 서로 차지하려고 달려들었다.미생이 급히 제지하려고 할 때 산 위에서 불화살에 날아와 초가와 땔나무를 실은 수레에 불이 붙어 타오르기 시작했다.적병들이 함성을 지르며 급하게 몸을 피하려는데, 화포에 불이 붙어 벽력같은 소리를 내면서 줄줄이 터지기 시작했다.미처 달아나지 못한 적병들은 화포에 맞아 죽고, 순식간에 치솟은 불길과 뜨거운 연기에 휩싸여 버렸다.불길은 점점 더 거세지고 화포가 터지는 소리는 마치 하늘이 갈라지고 땅이 터지는 것 같았다.잠깐 사이에 백여 채의 초가가 불덩이로 변했다.미생은 화포에 맞아 죽고, 적병들 태반이 화포에 맞거나 불길에 휩싸여 죽었으며, 머리가 타고 얼굴에 화상을 입은 자가 무수하였다.그때 단정규와 시은 등이 세 길에서 쳐들어왔다.적군의 편장 둘이 모두 죽음을 당하고 1만 인마 가운데 겨우 천여 명만 언덕 위로 기어 올라가 목숨을 건져 달아났다.날이 밝자 시진은 이응의 군마와 합쳐 군량 실은 수레를 대채로 운송해 갔다.송선봉은 적의 소굴을 공격하기 위해 군마를 정돈하였다.- 244회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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