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전 긍 긍
2024. 11. 16. 06:54ㆍ좋은글
戰 戰 兢 兢
戰: 싸움 전
戰: 싸움 전
兢: 떨릴 긍
兢: 떨릴 긍
(겁먹고 떨며 몸을 움츠리다 /위기나 불안감에 절박해진 심정)
공자가 편찬한 시경 소아 편‘소민(小旻)’의 마지막 구절에는 이런 말이 있다.
맨손으로 범을 잡을 수 없고 걸어서는 강을 건너지 못하네.
사람들은 그 하나는 알고 있지만 그 외 것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네.
두려워하고 조심하기를(戰戰兢兢) 마치 깊은 못에 임한 듯하고 살얼음 위를 걷는 듯하네.
임금이 간신에 둘러싸여 나라를 혼란에 빠뜨린 것을 풍자한 구절이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와 뜻이 맞물리는
‘꾀하는 사람이 너무 많으면 꾀하는 일이 잘되지 않는다’도 소민에 나오는 시구다.
자신의 이익만을 쫓는 신하가 많으니 나라가 임금의 뜻대로 다스려지지 않음을 비유한 구절이다.
전전(戰戰)은 겁을 먹고 벌벌 떠는 모습이고,
긍긍(兢兢)은 지극히 조심해 몸을 움츠리는 태도다.
그러니 전전긍긍(戰戰兢兢)은 지나치게 두려워하고, 조심하는 몸가짐이다.
소민은 만용과 소심을 대비시킨다.
맨손으로 범을 잡고, 걸어서 강을 건너는 건 용기가 아니라 만용이다.
군주에게 만용을 부리면 단번에 목이 날아간다.
간신은 그걸 알기에 깊은 연못에 임하듯, 얇은 얼음 위를 걷듯 임금의 눈치만 살핀다.
나라에 약이 되는 쓴 말은 삼키고 임금의 귀에 달콤한 단 말만 뱉어댄다.
세상은 미지(未知) 대지다.
어둡고 미끄러워 조심 또 조심하는 땅이다.
하지만 그 땅을 밟고 인간은 여기까지 왔다.
야만을 헤집고 문명으로 나왔고, 다른 땅으로 또 발을 옮긴다.
두려움에 갇히면 앞이 안 보인다.
병사들이 벌벌 떠는 전쟁은 이미 결정 난 싸움이다.
“미래는 여러 이름을 가지고 있다.
약한 자에게는 불가능이고, 겁 많은 자에게는 미지(未知)이고, 용기 있는 자에게는 기회다.”
프랑스 소설가 빅토르 위고의 말이다.
빙판길에선 떨며 걷는 자가 더 자주 넘어진다.
두려움에 지면 뚜렷한 길이 흐려지고, 흐릿한 길이 아예 없어진다.
전전긍긍(戰戰兢兢),
세상만사 너무 겁먹고 너무 소심하면 발을 내딛지 못한다.
용기 있는 자가 넓은 세상을 본다.
대범한 자가 기회를 잡는다.
출처 : 시경(詩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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