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이 관 지

2024. 11. 5. 01:15좋은글

一 以 貫 之

 

一 : 한 일
以 : 써 이
貫 : 꿸 관
之 : 갈지

(하나의 이치로 모든 것을 꿰다 /

하나가 곧으면 모든 게 바름)

 

유가는 인(仁)이 뿌리다.

인(仁) 위에 서지 않으면 모든 것이

틀어진다는 게 유가적 생각이다.

공자는 인(仁)이라는 바탕에

의(義)·예(禮)·지(智)를 쌓았다.

공자는 늘 배우고 익혔다.

논어(論語) 첫 장 첫 구절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는

공자의 삶을 한마디로 응축한다.

공자는 타고난 성인이 아니라

평생을 갈고닦은 성인이다.

 

증자(曾子)는 효심과 배움이

깊은 공자의 제자다.

공자의 도(道)를 계승했으며,

그의 가르침은 공자의 손자 자사를

거쳐 맹자에게까지 전해졌다.

동양 5성(五聖) 중 한 사람이다.

(공자, 맹자, 안회, 증삼, 자사)

증자 역시 여느 제자들처럼 스승의

앎을 부러워한 모양이다.

어느 날 공자가 물었다.

“삼(參·증자의 이름)아, 너는 내가 모든 걸

배워서 알고 있다고 생각하느냐?”

증자가 답했다. “그렇지 않습니까, 스승님.”

공자가 말을 이었다. “아니다. 나는

하나로써 꿰었다(一以貫之).”

공자가 나가자 증자의 제자들이

증자에게 물었다. “무슨 말씀입니까?”

이번엔 증자가 답했다. “선생님의

도는 충(忠)과 서(恕)뿐이다.” 

논어 위령공· 이인 편에 나오는 얘기다.

 

처음부터 끝까지 흔들림이 없다는 뜻인 일관

(一貫)은 일이관지의 줄임이다.

증자는 공자를 꿰는

두 축을 충(忠)과 서(恕)로 봤다.

충(忠)은 자신의 마음을 다하는 거다.

진심을 다하고, 정성을 다하는 거다.

서(恕)는 자신을 헤아려 그 마음으로

남을 헤아리는 거다.

공자가 강조한 추기급인(推己及人),

즉 나로 미뤄 상대를 보는 거다.

“네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시키지 말라”는

성경의 말씀과 뜻이 같다.

인(仁)은 충과 서를 아우른다. 인(仁)은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요체다.

그러니 어질지 않으면 사람

형상을 한 동물에 가깝다.

그러니 인(仁)을 쥐고 있으면 유가(儒家)

길의 절반쯤 간 셈이다. 그게 유가적 생각이다.

 

앎이 빠진 창의는 담론일 뿐이고,

행함이 없는 언변은 수사일 뿐이다.

알맹이 없는 포장은 껍데기일 뿐이고,

근본이 허약한 외침은 메아리일 뿐이다.

뿌리가 바르면 가지도 바르다.

근본이 곧으면 말단도 곧다.

 

하나가 참 많은 것을 말해준다.

 

출처 : 논어(論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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