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한국어에 관심이 있다면..3

2026. 7. 19. 12:11좋은글

당신이 한국어에 관심이 있다면..3

 

한글은 글이고 한국어는 말입니다.
그리고 말과 글은 전혀 다른 체제의 것입니다.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한글은 15세기에

조선왕조의 제4대 임금인 세종대왕이 만든 글이고
맨처음 그분이 글자를 만들었을 때는 글자의

이름이 한글이 아니라 훈민정음이었습니다.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 = 훈민정음입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한글이라는

이름은 20세기 한글학자인 주시경 선생이
그렇게 이름지은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한은 '크다,

위대하다'를 뜻하는 순우리말입니다.
현재 한국어 글자를 한글이라고 그렇게

이름지은 사람이 세종대왕이 아닌 것처럼
현재 한글의 닿소리를 기역, 니은, 디귿... 히흫..

으로 이름지은 사람도 세종대왕이 아닙니다.
우리가 알고있는 한글의 창제원리를

설명한 훈민정음 해례본에는
닿소리 홀소리의 이름이 나타나지 않으며

순서도 이 순서가 아닙니다.
훈민정음 해례본 상에는 ㄱ은 군(君)의

처음나는 소리다 ->ㅋ은 쾌(快)의

처음나는 소리다, 이런 식으로
각 글자의 조음위치(음이 만들어지는 위치)에

따라 무리지어 순서대로 설명했는데
ㄱ 자체를 기역으로 읽어라.는 식의 설명은 없습니다.
[참고로 훈민정음 해례본은 각 글자를 만든

원리를 설명한 제자례, 개별 글자를 어떻게

합쳐쓰고 합쳐쓰면 어떻게

소리나는 지를 설명한 합자례,
실제 글자를 모아서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낱말의 예시를 죽 보여준

용자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럼 지금 우리가 알고있는 기역니은디귿이라는

개별 닿소리 이름과 그 순서, 홀소리 이름과

그 순서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그것은 한글을 만든 세종 임금 때보다

약 100년 정도 후대인 중종 임금 때에

최세진이라는 학자의 '훈몽자회'라는

책에 쓰여 있습니다.
그는 당시 닿소리인 ㄱ,ㄴ,ㄷ,ㄹ... 의

이름을 정할 때 가장 큰 기본 원칙을
[해당글자의 첫소리+'ㅣ' + 'ㅡ'+해당글자의

끝소리=받침] 으로 하기로 정했습니다.
실제 그 글자가 어떤 식으로 발음되는가?를

가장 잘 보여주기 위해서지요.
기역,니은,디귿,리을... 시옷... 히흫
그러면 왜 기윽이 아니고 기역인가?

디읃이 아니고 디귿인가? 시옷은

왜 그런가 싶을 것입니다...
이것은 1. 당시 훈몽자회를 쓴 저자의 기

본원칙대로 하면 사실 기윽,

디읃으로 쓰는 게 맞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훨씬 논리적이고 규칙적입니다.
2. 다만 당신이 한글을 아예 모르는

상태에서 한글을 공부한다고 칩시다.
한글의 발음방법도 모르고 어떻게 쓰는지도

모르는데 한글읽는 법을 한글로 다시

설명해서는 곤란하겠지요.
그래서 편의상 그는 필요에 따라 당시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던 한자로

한글발음을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그가 쓴 글에 보면 ㄴ은 尼隱(니은)으로

적어두는 식으로 설명했습니다.
근데 '기윽'에서 '윽'에 해당하는 발음을

표현할 수 있는 한자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와 제일 비슷한 발음인 役을

대신 적어 넣은 것입니다.
디귿에서 읃에 해당하는 한자가 없어서

대신 집어넣은 게 끝 말(末)이고 이를

이두향찰 식으로 훈독한 겁니다.
이 '끝'의 16세기 발음이 귿이라서

그게 그대로 굳은 겁니다.
시옷도 '읏'에 해당하는 발음이 없어서

옷 의(衣)자를 써놓고

이두향찰 식으로 훈독한 겁니다.
흐음.. 수많은 한자중에 왜 하필

그 한자를 선택했냐?고 묻는다면 저도

그 학자의 생각을 정확히 알 수 없어
단정지을 순 없지만 아마도 그와 음이 같은

여러 글자 중에 그나마 가장 쉽고

당시 자주 쓰던 글자를 찾아
쓰다보니 그 글자가 채택된 거 아닌 가 싶습니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당시 최세진은

훈몽자회에서 한글 자모의 이름을 정하고

그 순서까지 정해서 설명해놓았는데
이것이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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