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국지 85

2023. 2. 17. 11:24열국지

列國誌 85 : 楚漢誌 8, 韓信의 포부

다음날. 하후영은 韓信과 더불어 포주에 도착하자, 韓信을 客舍(객사)에서

기다리 게 하고, 혼자서 승상부로 簫何(소하)를 찾아갔다.

"丞相 각하! 제가 名將(명장) 한 분을 모시고 왔사옵니다." "名將을 모시고 오다니..?

어떤 사람이오?" "韓信이라는 사람이 옵니다." 簫何는 그 말을 듣더니 깜짝 놀라며, "

뭐요? 韓信을 모시고 왔다고?" "예, 그러하옵니다. 그 사람이 저를 찾아왔기에, 제가

몇 가지 시험을 해보았사온데, 그와 같은 이재는 처음 보았습니다."

하후영은 어제 있었던 이야기를 소하에게 자세 히 들려주었다. 그러자 소하는 한신에 대해

이미 많은 것을 알고 있는 듯 대답한다. "太守는 사람을 잘 보았소. 韓信은 본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어렵게 자라 성장한 뒤에 項羽를 섬겼지만, 항우가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여 겨우

집극랑이라는 벼슬 밖에 주지 않았다오. 范增(범증) 은 그의 재주를 높이 사 項羽에게 여러 번

등용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항우 가 들어주지 않았다고 들었소. 韓信은 냉대를 참고 견디다,

결국 항우를 등지고 우리를 찾아온 모양이구려." "그러면 제가 내일 한신을 데리고 오겠사오니

한 번 만나 보시겠습니까?" "여부가 있겠소! 그런 사람을 안 만나면 누구를 만나보겠 소? 기다릴 테니,

내일 아침에 한신을 꼭 데리고 들어오시오. 솔직히, 나는 한신이란 사람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크오."

다음날 아침, 한신은 하후 영과 함께 승상부로 소하를 찾아 들어왔다. 그러나 소하는

한신을 시험해 보기 위해 자리를 일부러 피했고, 손님 맞을 자리도 만들어 놓지 않았다.

(사람을 불러 놓고 이렇게 대할 수 있을까? 이는 필시 나를 가볍게 보고 있는 모양인데 이런 대우를

받고서야 무슨 기대를 할 수가 있겠나!) 한신은 매우 불쾌하여 의자에 털썩 걸터앉아 있었다.

실상인즉 한신은, 張良의 소개장도 품속에 간직하 고 있었지만, 자신을 대하는 소하의 태도가

비위에 거슬려 소개장 같은 것은 아예 꺼내지 않기로 결심하였다. 왜냐하면, 소개장을 통하여

우대를 받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丞相 簫何(승상 소하)는 韓信을 한참 동안 기다리게 하고 나서 야 안에서 나오더니,

반값 게 말을 걸어온다. "어제 하후영 태수를 통해 貴公(귀공)의 이야기를 들었소이다.

이렇게 만나게 되어 반값 소이다." 그러자 韓信은 자리에서 일어나 목례만 해 보일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簫何 는 韓信을 의아한 듯 바라보면서 다시 말을 걸어왔 다. "

나는 귀공을 만나게 되어 무척 기쁜데, 귀공은 어찌하여 대답이 없으신 오?" 한신은 그제야 말한다.

"저는 楚나라에 있을 때, 漢王도 영명하시 지만 丞相은 賢士(현사)를 禮(에)로 써 대해 주시는

어른이라 고 들었습니다. 저는 그 말을 믿었기 때문에 천리 길도 멀다 하지 않고 이곳까지

찾아온 것입니다. 그러나 丞相을 직접 만나 뵙고 보니, 제가 기대했던 분과는 너무도 거리가

있어서, 이제는 모든 기대를 접고 차라리 고향에 돌아가 농사나 짓고 살 생각입니다."

禮를 갖추어 영접하지 않은 것에 대한 신랄하고 강력한 항변이었다. 簫何 는 미소를 지으며

반문한 다. "나를 만나자마자 <고향에 돌아가 농사나 짓겠다.>니 그것은 무슨 말씀이시오?"

한신이 다시 대답한다. "어진 사람을 求하려면, 禮를 갖추어 영접해야 하는 법이옵니다.

그런데 승상께서는 저를 禮로써 대해 주시지 않으시니, 제가 무엇을 기대하고 이곳에

머물러 있겠습니까?" "현사를 구하려면 初 對面(초대면)부터 그래야만 합니까?"

"물론입니다. 한 말씀 올릴까요? 그 옛날 齊王(제왕) 은 거문고를 무척 좋아했 는데, 趙나라에

거문고의 名人이 한 사람 있었습니 다. 齊王은 그 사람의 거문고 소리를 듣고 싶어 서 여러

차례 초대를 했는 데, 그 거문고의 명인이 한참 후에야 齊나라에 오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명인을 맞은 齊王은 높은 용상에 앉아 거문고를 타라고 하니, 거문고의 명인은 매우 불쾌해하면 서

<대왕은 저의 거문고 소리를 듣고자 하신다면, 먼저 향불을 피워 놓고 좌석을 따로 마련하는
禮를 갖추어 주시옵소서. 저를 불러다 놓고 下人 처 럼 對하시니, 제가 어찌 興이 나서 거문고를

타겠 나이까?>하고 대답하였습니다. 그러자 齊王은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늦게나 마 禮를

갖춤으로써 거문고 명인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는 故事(고사)가 있사옵니다." "음......"

簫何는 자신의 장난이 지나쳤음을 깨닫고 무심 중에 신음하였다. 그러자 韓信은 다시 말한다. "

그 옛날 周王은 나라를 번영시키고자 하는 일념으로 賢士가 찾아왔다는 말만 들으면 밥을 먹다가도

입안의 밥을 뱉어 버리고 달려 나왔고, 목욕을 하다 가도 머리를 감싸 잡은 채 달려 나와, 賢士를

극진히 맞이했다고 합니다. 지금 漢나라에서는 賢士를 하늘처럼 소중히 여겨야 할 때라고 보옵사온데,

丞相께서는 저를 구걸하러 온 거지처럼 對하시니 이제 모든 것을 접고 고향으로 돌아가 농사나

짓고 살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 까?"

簫何에 대한 韓信의 공격 은 신랄하기 짝이 없었다. 소하는 한신의 항의를 받고 즉시 자리에서

일어 나 한신을 몸소 上座로 모셔 올렸다. 그리하여 대등한 위치에서 두 번씩이나 절을 하며 말했다.

"내가 불민한 탓으로 將軍 에게 실례가 많았으니 용서하소서." 韓信은 그제 서야 흔쾌히 웃으며

대답했다. "승상께서 나라를 위해 賢士를 求하시는 것과 마찬가지로, 저 역시 漢王을 도와드리고

싶은 마음에서 객기를 부려본 것이오니, 오해가 없으신 기를 바라옵니다."

簫何도 흔쾌히 웃으며 말한다. "내 장군을 만난 것은 百年知己를 만난 것처럼 기쁜데 어찌

오해 가 있으오리까? 바라건대 장군께서는 天下에 대한 경륜을 솔직히 말씀해 주소서." 簫何가

이렇게 나오니, 한신도 평소에 생각하고 있던 포부를 아낌없이 털어놓기로 하였다.

"咸陽에는 102개의 山河 가 있어서, 옛날부터 帝王이라면 누구나 탐낼만한 天府의 도읍지이옵니다.

그런데도 項羽는 咸陽을 버리고 침주에 도읍하였 다가, 그것도 버리고 彭城으로 도읍을 옮겨갔으니,

항우는 그것으로 이미 천하를 잃어버린 셈이옵니다. 漢王은 비록 巴蜀으로 쫓겨 오셨다고는 하지만

, 힘만 제대로 기른 다면 마치 호랑이가 숲 속에 있는 것과 같아서, 천하를 마음대로 휘두를 수가

있사옵니다. 항우는 지금 천하의 諸侯(제후)들에게 호령을 하고 있어서 그의 위세가 자못 막강하게

보이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제후들은 힘에 눌려 겉으로는 복종하는 듯하지만, 속으로는

모두 들 反心을 품고 있는 형편입니다. 더구나 항우는 義帝를 弑害(시해)하고 스스로 帝位에 오르는

大逆罪(대역죄)를 범했기 때문에, 백성들은 언제 들고일어날지 모르는 상태입니다."

韓信이 마치 천하를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講論(강론) 하 듯 천하대세를 이야기하자, 소하는 연신

감탄의 고개를 끄덕였다.
한신은 다시 입을 열어, 자신의 지론을 펼친다. "천하의 대세가 이처럼 기울었건만, 항우는 그

사실을 모르고 아직도 자기도취에 빠져있으니, 그야말로 匹夫의 만용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漢王은 그와 반대로 '約法三章약법삼장'으로 천하의 인심을 얻고 계시니, 비록 巴蜀으 로 쫓겨 오셨다고는

하지 만, 漢王께서 關中王(관중왕)이 되시기를 바라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다 옵니까? 그런고로 漢王은

힘만 기르시면 언제든지 천하의 주인이 되실 수가 있다 옵니다." 簫何는 크게 감탄하며 한신에게 묻는 다.

"咸陽으로 쳐들어 가려면 三秦王의 저항에 부딪치게 될 텐데, 그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 시오?" "한신이 대답한다.

"장한, 동예, 사마흔 等의 三秦王이 항우에게 예속되어 있는 것은 사실 입니 다. 그러나

그들이 항우에 게 항복했을 때, 항우는 비정하게도 그들의 부하 10萬 명을 사소한 이유로

생매장한 일이 있었습니 다. 그들이 겉으로는 아무런 일도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內心으로는

항우에게 원한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 아셔야 합니다. 그러므로 항우가 그들을 방패 삼아 漢王의 공격을

막으려고 한다는 것은 어리석기 짝이 없는 것이라고 보아야 옳을 것입니다. 두고 보십시오.
만약 漢王이 군사를 이끌 고 함양으로 쳐들어가기 만 하면, 백성들은 쌍수를 들어 환영할 것이고,

三秦王들도 漢王께서 親書(친서) 한 통씩만 보내시면 만사는 그것으로 해결될 것이라 고 확신합니다."

소하는 한신의 말을 듣자, 3년 묵은 체증이 한꺼번 에 뚫리는 듯한 三l快 (유쾌, 상쾌, 통쾌)함을 느꼈다. "

그러면 장군은 당장이라도 군사를 이를 켜, 楚나라로 쳐들어가자 는 말씀이오?" "항우는 백성들을

버려둔 채 제멋 대로 彭城(팽성)으로 떠나가 버렸습니다. 이로 인해 남아있는 백성들은 군주 다운

군주를 갈망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三秦王 들도 항우와 멀리 떨어져 있게 됨으로써 국경에

대한 경계가 매우 소홀해졌습니다. 이와 같이 좋은 기회에 漢나라가 군사를 일으키지 않으면

齊, 魏, 趙, 燕의 네 나라 중, 어느 나라가 군사를 일으켜 함양을 먼저 점령해 버릴지 알 수 없는 일입니다.

그렇게 되면 巴蜀으로 옮겨 온 漢나라 군사들은 고향에 돌아갈 기회를 영원히 잃어버리게 될 것이옵니다."

簫何는 그 말에 큰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는 안 되지요. 그러나 우리가 東進하고 싶어도

길이 모두 끊겨버렸으니, 그 일은 어찌하면 좋겠소?" 그러자 韓信은 웃으면서 簫何를 나무란다. "

丞相 께서는 왜 저까지 속이려 하시옵네가? 승상께서는 어떤 분과 상의하여 棧道(잔도)를 모두

끊어버린 것은 東進(동진)할 수 있는 다른 길이 있기 때문에, 항우의 경계 심을 풀어놓으려고 계획

적으로 하신 일이 아니옵 네가? 그런 계략은 항우를 속일 수는 있어도, 저만은 못 속이십니다."

소하는 그 말을 듣고 크게 놀라며 계면쩍게 웃었다. "하하하.... 나는 오래전부터 賢士를 널리

구해 왔지만, 장군처럼 뛰어난 분은 처음 만났소이다. 장군의 해박한 계략을 들어보면, 천하의

평정이 눈앞에 보이는 것만 같구려... 가만있자, 우리 이렇게 맨숭맨숭 앉아서 이럴게 아니라,

내 집에 가셔서 술잔이라도 나누 면서 얘기를 계속합시다."

簫何는 韓信을 집으로 초대하여 큰 상을 차려 오게 하여 술잔을 기울 이 면서 다시 묻는다. "

전쟁의 승패는 大元帥(대원수)의 정신 자세로 결정된다고 들어 소이다. 대원수는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 장군의 견해를 한번 들어 보고 싶소이다." 韓信은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가

조용히 말한다. "일국의 대원수는 <五才十過>의 조건에 통과한 사람이어 야만 하는 법이옵니다. <五才>란

다섯 가지의 재능을 말한 것이옵고, <十過, 십과,>란 열 가지의 허물을 말하는 것이옵니다."

"다섯 가지의 재능이란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이 오?" "五才란 智, 仁, 信, 勇, 忠의 다섯 가지를

말하는 것이옵니다. 智가 있어야만 혼란을 막아낼 수가 있고, 仁이 있어야만 휘하 장졸들을

사랑할 줄 알고, 信이 있어야만 기회를 놓치지 않게 되고, 勇이 있어야만 배반자들을 막아낼

수가 있고, 忠이 있어야만 두 마음을 가지 지 않게 되는 것이옵니다. 적어도 대원수가 되려면 이와

같은 다섯 가지의 재능을 반드시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소하는 그 말을 듣고 크게 탄복하며 다시 묻는다. "그러면 十過란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이오?"

"十過란, 大元帥가 될 수 없는 열 가지의 허물을 말하는 것이옵니다. 첫째, 용기가 있어도 죽음을

가볍게 여기는 사람은 안 되고, 둘째, 急한 때를 당하여 행동을 서두르는 사람은 안 되고, 셋째, 理財

(이재)에 눈이 어두워 재물을 탐내 는 사람은 안 되고, 넷째, 仁을 갖추고 있어도 사람을 죽일 용기가

없는 사람은 안 되고, 다섯째, 智를 갖추고 있어도 敵을 두려워할 줄 모르는 사람 은 안 되고, 여섯째

, 信을 갖추고 있어도 남을 무조 건 믿기만 하는 사람은 안 되고, 일곱째, 아무리 청렴 결백해도 경우에

따라 남을 이해할 줄 모르는 사람은 안 되고, 여덟째, 智略(지략)에 밝아도 결단력이 없는 사람은 안 되고,
아홉째, 강직한 것은 좋은 나 자기 고집만 부리는 사람은 안 되고, 열 번째, 성품이 유약하여 모든

일을 휘하 장수에게만 맡기려 하는 사람은 안 되는 것이옵니다. 이상과 같은 열 가지 중에서 어느

한 가지의 허물만 있어도, 그런 사람은 大元帥를 시켜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簫何는 그 말을 듣고 더욱 탄복한다. "지금 여러 나라에는 장군들이 많은 데, 귀공은 그들을

어떻게 보시오?" "지금 각국에는 대장급 인물들이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에는,

어떤 사람 은 智略(지략)은 있어도 勇氣(용기)가 부족하고 어떤 사람은 용기는 있어도 지략이

부족하고, 어떤 사람은 재능이 있어도 군사를 지휘할 줄 모르고, 어떤 사람은 실력도 없으면서 교만하기만

하고, 어떤 사람은 부하들의 공로를 가로채기 일쑤고.. 진실로, 존경할 만한 명장은 별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貴公을 이 나라의 大元帥로 임명한다면, 귀공은 어떻게 하시겠 소?" 簫何는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바가 있어서,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았다." 韓信은 가슴속에 이미 원대한 구상을 하고

있었던지라, 이번에도 서슴지 않고 대답한다. "만약 저를 대원수로 써 주신다면, 저는 조금도 과시하지

아니하고, 모든 軍務(군무)를 法대로 처리해 나가겠습니다." "法대로 처리해 나가겠다는 것은 무슨

말씀이오?" "평소에 군사들을 대할 때에는 부드럽게 대해 주되, 훈련 을 할 때에는 實戰(실전)처럼 엄격하게

실시하고, 평시 에는 조용히 근신하되, 일단 명령이 떨어지면 能動的(능동적)으로 기민하게 이끌어 가겠습니다.

다시 말해서, 평시에는 무예를 연마하며 山과 같이 의연한 자세로 기다 리고 있다가, 일단 유사시 에는

노도와 같이 진격해 나가되, 그 전략과 전술은 천지의 조화처럼 변화무 쌍하게 하고, 軍營(군영)은 그

기강을 쇠줄처럼 유지하 다가 때가 이르면 명령 한마디에 뇌성벽력이 천지를 진동하듯 일사 불란하게

움직이게 하고, 賞罰(상벌)은 공평무사하게, 計略(계략)은 신출귀몰하게 운영해 나갈 것이옵니다.

그리하여 죽음을 각오함으로써 목숨을 도모하여도 록 하고, 弱한 듯 보이면서 强함을 제압하고, 위태로

운 듯 보이면서 안전을 도모하여, 10萬 군사로써 100萬 敵軍(적군)을 능히 제압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簫何는 그 말을 듣자 더 할 말을 잊었다. "지난 옛날 武丁(무정) 전투에서는 伊尹이라는 명장이 있었고,

渭水 전투에서는 太公이 라는 公이라는 명장이 있었고, 燕山 전투에서는 樂毅(악의)라는 명장이

있었소. 貴公(귀공)은 자신이 그들과 견줄 수 있는 명장으로
자부한다는 말씀입니까?" 그러자 韓信이 대답한다. "지금 승상께서 말씀하신 세 분은, 모두가 제게는

恩師(은사)이시옵니다." 그 말에 소하는 눈을 크게 뜨며 놀란다. "아니, 그게 무슨 말씀이오?

그분들은 이미 수백 년 前에 돌아가신 분들인데, 그들을 '恩師'라 고 하다니 그게 말이 되는 소리요?"

韓信을 천하의 대포꾼 (허풍쟁이>으로 볼 수도 있다는 반문이었다. 그러나 韓信은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고, 태연히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물론 그들은 여러 백 년 전에 돌아가신 장군들이십니다.

그러나 孟子(맹자)는 孔子(공자)께서 돌아가신 지 백여 년 후, 태어 난 사람이지만, 공자의 학문을

숭상해 가면서 평생을 두고 공자를 은사로 모셔 왔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저는 戰史(전사)를 통하여,

나는 伊尹(이윤) 장군에 게서는 兵法(병법)의 기본을 배웠고, 太公 장군에게는 戰略(전략)을 배웠고,

樂毅(악의) 장군 여게서는 戰術을 배웠어 니, 비록 같은 시대에 살지 는 아니했더라도, 그분들을 어찌

'恩師'라고 부르지 않을 수 있으오리까?"

그러자 簫何는 어리석은 질문을 던졌던 자신을 오히려 부끄럽게 여기며, (이 사람이야말로 大元帥(대원수)

가 되고도 남을 奇才로 구나!)하고 생각하게 되었 다. 그리하여 그날부터 韓信을 자기 집의 貴客(귀객)

으로 모셔 놓고, 그의 경륜을 좀 더 들어보기로 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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