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프리카 출장 기행문 (44)

2022. 6. 15. 06:33아프리카 출장 기행 문


★ 아프리카 출장 기행문 (44)

우간다 엔테베 공항을 이륙한 비행기는 1시간 후(이곳 시간 오후 5시) 케냐의 나이로비 공항에 중간 기착했다.
나이로비 공항에는 보슬보슬 비가 내리고 있었다.

일본 간사이 공항에서 이곳으로 올 때는 없었던 한국인 여승무원이 한국으로 되돌아갈 때는 탑승하고 있었다.
비행기는 나이로비 공항에 1시간 20분을 머물다가 이륙해서 10일 0시 25분에 두바이 공항에 도착했다.

우리는 여기에서 다시 일본 간사이 공항으로 가는 비행기로 환승해야 했는데, 약 2시간을 또 기다려야만 했다.
올 때도 그랬듯이 검색대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삐이~ 하고 소리가 나서 또 신발을 벗어야만 했다.

아마도 구두 밑창에 쇠붙이로 된 굽을 덧댄 것 때문일 것으로 생각되었다.
티켓 부킹을 다시 확인하면서 화물로 부친 여행가방을 꼭 체크하라는 K사장의 말대로 다시 확인했다.

다소 시간이 남아 면세점에 들러 사무실 직원들과 지인들에게 간단한 선물을 사다 주려고 면세점을 둘러보았다.
진열장의 모든 물건들에 붙어 있는 가격표가 만만치 않게 고가였다.
그래서 가격표가 붙어있지 않은 물건은 좀 저렴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10개들이 볼펜 한 케이스를 가리키며 포장해 달라고 했다.

거꾸로 포장해 달라고 한 후 가격을 물었더니, US $ 457 불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볼펜 한 자루에 45.7 달러란 셈인데, 환율이 1달러 당 1,250원으로 계산해보니 약 5만 7천 여 원이나 됐다.

너무 비싼 가격에 너무 기가 막혀서 구입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탑승시간이 가까워진 것 같아서 우리 일행이 기다리고 있는 탑승 Gate로 갔다.

한참을 앉아 있다 보니 무언가 허전한 느낌이 들었다.
아뿔싸! 내가 출장 다닐 때마다 항상 들고 다니던 007 가방이 손에 들려있지 않았다.

볼펜을 사려고 했던 면세 상품점 진열대 위에 놓고 그냥 온 것이다.
황급히 달려가 보았더니 이미 가방은 그 자리에 없었다.

나는 판매 점원에게 조금 전에 여기에 둔 가방을 찾으러 왔는데, 혹시 보지 않았느냐고 물었더니 분실물센터로 보냈다고 했다.
분실물센터 위치를 물어 물어서 겨우 찾아갔더니 내 가방이 없었다.
당황하고 있을 때 남자 직원이 어디를 경유해서 오는지 내 가방을 가지고 막 들어서고 있었다.

나는 보자마자 이 가방이 내 것인데 찾으러 왔다고 했다.
남자 직원은 나에게 가방 속에 무엇이 들어 있냐고 물었다.

나는 정확히 들어 있는 물건을 말하고, 내 것이기 때문에 단 번에 가방의 키 번호를 조작해 열 수 있다고 했더니 그렇게 해보라고 했다.

가방을 열어보니 들어 있는 물건이 맞고 단 번에 번호를 맞춰 여는 것으로 보아 주인인 것을 알아차린 남자는 이번에는 여권을 보여 달라고 했다.

그런데 여권은 또 캠코더 가방 밑바닥에 넣어 두었는데, 일행에게 맡겨놓고 가지고 오지 않았으니 어찌하란 말인가?
이만저만해서 또 갔다 오기가 힘들다고 사정 이야기를 했더니 그는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분실물 대장에 서명을 하게 한 후 가방을 내주었다.

가방 속에 별로 중요한 물건은 없었지만 나와 대략 15년을 같이 돌아다닌 일제 모 제품 브랜드 007 가방으로 출장 다닐 때마다 편하게 들고 다녀서 정이 많이 들었다.

새벽 2시 30분에 비행기는 다시 일본 간사이 공항을 향해 출발했다.
기내에서 우리나라 여승무원을 다시 만나 반가웠고, 포도주를 한 잔 마신 후 잠을 청했으나 자리가 불편한 탓인지 뒤척거리기만 했다.

그런데다 앞자리에 외국인(흑인) 3명이 앉아 있었는데, 냄새가 몹시 풍겨 와서 더욱 지겹고 역겨웠다.

-45회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