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프리카 출장 기행문 (43)

2022. 6. 14. 06:19아프리카 출장 기행 문


★ 아프리카 출장 기행문 (43)

엔테베 공항에 도착하여 이곳에 남아 있을 일행과 아쉬운 작별을 하고, 검색대를 통과한 후 데스크를 찾아가서 여행가방을 부치고 비행기 티켓을 체크해 달라고 공항 여직원에게 말했더니 상황설명도 없이 나중에 오라고 했다.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었다.
다른 탑승객은 다 해주는데, 유독 우리만은 뒤로 미루는 것이다.

유리창 밖에서는 K사장 등 일행이 우리가 탑승구로 들어가는 것을 본 후 돌아가겠다고 아직 떠나지 않고 있어서 어떻게 된 것이냐고 물었더니 다시 가서 확인해보라고 말했다.

짧은 영어실력에 잘 이해하지 못한 점도 있었겠지만 나는 엔테베 공항 여직원의 태도에 다소 불만스럽기까지 했다.
공항 내의 기온이 높은 데다 워낙 땀을 많이 흘리는 나는 허겁지겁 다시 찾아가 겸손하게 물었다.

여직원이 어디를 가느냐고 물어서 한국의 인천공항이라고 하고, 여기에서 3시에 떠나는 에미레이트 항공편으로 두바이를 경유하여 다시 에미레이트 항공으로 일본 간사이공항으로 간 다음 환승해서 한국으로 들어갈 예정이라고 했다.

그랬더니만 그럼 그렇게 갈아타는 비행 편을 모두 부킹 했느냐고 묻는 것이 아닌가?
그거야 캄팔라 시내의 여행사를 통해서 구입한 비행 티켓을 보여주었으므로 당연히 자기네들이 확인해 주어야 옳은 게 아닌가?

그런데 어떻게 된 영문인지 상황설명도 제대로 해주지도 않고 자꾸 밀어내니 답답하기만 했다.
3시에 떠나는 비행기를 탑승하기 위해 수속을 밟으려 하는 것인데, 여직원은 다시 3시에 오라고 하고 자리를 떠나버렸다.

K사장 등은 아직도 밖에서 우리가 떠나는 것을 본 후 돌아가기 위해 자리를 뜨지 않고 있었다.
어떻든 기다려 보기로 하고 뒤돌아서는 순간 뉴수단으로 처음 들어갈 당시 우리를 안내했던 Eagle air 항공사의 여직원인 소피가 다가와서 반갑게 인사를 했다.

그녀는 날더러 지금 어디에 또 가느냐고 물어서 비지니스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수속 중이라고 했다.
나는 3시 출발 비행기를 빨리 탑승해야 하기 때문에 바쁘게 서두르며 답답해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는 지난번에 같이 찍은 사진을 꼭 붙여달라고 하면서 펜을 꺼내 내 수첩에다 주소와 이름을 적어주었다.
나는 알았다고 대답하고 이곳 공항 여직원이 티켓 부킹확인을 해주지 않고, 3시에 다시 오라고 해서 이렇게 있다고 했다.

그제야 그녀는 아마 비행기 출발시간이 늦는 모양인데, 3시에 나한테 다시 와서 도와주겠다고 말하면서 안으로 들어가 버리는 게 아닌가?
어쩔 수 없이 한참을 기다리다가 3시가 가까워지자 다시 데스크를 찾아가 어떻게 된 영문이냐고 물었다.

또 다른 공항 여직원이었는데, 그녀도 말하기를 에미레이트 항공사 직원이 나와 봐야 알 수 있다고 했다.
정확히 3시에 에미레이트 항공사 직원이 나와 어느 곳인지 전화를 걸어본 후 그때서야 여행가방을 부쳐주고 티켓 부킹 확인도 해주었다.

지금까지 해외를 다니면서 겪어보지 못했던 경험을 엔테베 공항에서 처음 당하는지라 참으로 답답하고 안타까울 뿐이었다.
알고 보니 이곳 여직원들이 우리를 불친절하게 대했던 내막은 이랬다.

이곳 엔테베 공항은 아직까지도 전산처리가 되지 않았고, 수작업에 의하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타고 갈 비행기 정비를 마치지 못했었는지 출발준비가 덜 되었기 때문이었다.

안내 자막에는 3시 출발 비행편 No. 가 계속 표시되어 있었고, 지연에 따른 안내방송이나 자막은 내보지 않았기에 나는 답답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그 시각 탑승 승객이 우리 일행 외에 별로 많지 않았다는 것도 한 이유라면 이유였다.
나보다 더 외국을 많이 다녀 본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후진국일수록 이런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럴 때는 그들에게 다소의 팁을 주면 상황을 말해주고 업무처리도 빨리 해준다는 것이다.
참으로 어이가 없었지만 이것도 어쩌면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어떻든 우여곡절 속에 다소 늦은 시간에 탑승을 하게 되었고, 밖에서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던 K사장 일행은 우리가 Gate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서야 손을 흔들어주면서 자리를 떴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후진국의 비행기 출발시간은 제멋대로여서 안내도 없이 예정시간보다 일찍 떠나 버라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안내방송도 없이 아예 항공편이 결항되는 일도 허다하다고 했다.

비행기는 당초 출발 예정시간보다 55분이나 늦은 오후 3시 55분에 이륙을 위해 발진하기 시작했다.

-44회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