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에 선 어머니
2026. 3. 21. 20:33ㆍ좋은글
법정에 선 어머니
미국 서부,
롱비치의 한 교회. 매주 주일이면
늘 앞자리에 앉아
조용히 기도하던 한 여인이 있었다.
남편 없이 홀로
두 아들을 키우며 살아온 세월이 어느덧 20년.
형편은 넉넉지 않았지만, 그녀의 삶에는
흔들림 없는 중심이 있었다. 바로 신앙이었다.
그녀는 믿음 안에서 두 아들을 정직하고 사랑 깊게
키우기 위해, 매일을 기도와 봉사로 채웠다.
어느 봄날, 두 아들은 집 근처 절벽이 낀 산속에서
장난을 하고 있었다. 나뭇가지를 깎아 만든 창을
던지며 전쟁놀이에 열중하던 그때, 저 멀리서 말발굽
소리가 울려왔다. 그 지역의 저명인사가,
명마를 타고 산책하고 있었다.
한순간의 우연이 비극으로 변했다.
던져진 창 하나가 말의 눈을 스쳤고, 놀란 말은
미친 듯이 몸을 날뛰었다. 채 두 발짝도 못 가,
말과 기수가 그대로 절벽 아래로 떨어졌다. 아래는
돌투성이 협곡이었다. 저명인사와 명마는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두었다.
사건은 곧바로 법정으로 이어졌고,
두 아들은 피고석에 나란히 앉았다.
판사는 차분히 물었다.
“누가 창을 던져 말의 눈을 찔렀는가?”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두 아들이 동시에 말했다.
“제가 했습니다.”
판사가 다시 물었다.
“둘 다 자신이 했다고 하는가?
사실은 한 명만 했을 텐데.”
그러나 형제는 물러서지 않았다.
서로 자신이 했다고 주장했다.
눈빛에는 두려움보다 결연함이 담겨 있었다.
판사는 잠시 형제의 얼굴을 바라보다,
조용히 방청석을 향해 말했다.
“어머니를 법정으로 부르시오.”
잠시 후, 검은 옷차림의 여인이 증인석에 섰다.
판사가 무겁게 입을 열었다.
“부인, 법에 따라 한 아들만 사형에 처하면 됩니다.
그런데 형제는 서로 자신이 범인이라 주장하고 있소.
부인이 한 아들을 정하시오.”
법정 안이 얼어붙었다. 방청객의 시선이
모두 그녀에게 쏠렸다. 그녀는 눈을 감고
고개를 숙였다. 잠시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마치 마음 깊은 곳으로 내려가, 어떤 답을 찾아
헤매는 듯했다. 떨리는 두 손을 모아 기도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조용히 눈을 뜬 그녀가 말했다.
“작은 아들을 사형에 처해 주십시오.”
순간 법정 안이 술렁였다. 판사가 놀라 물었다.
“왜 작은 아들입니까?”
그녀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단호했다.
“큰아이는 제 전처의 소생이고, 작은아이는
제 몸에서 낳은 아입니다.”
판사는 더 의아해졌다.
“부인, 자기 몸으로 낳은 아들이
더 귀하고 살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녀의 대답은 조용했지만 깊은 울림을 남겼다.
“맞습니다, 판사님. 제 몸으로 낳은 아들이
귀하지요. 그러나 저는 그리스도인입니다.
하나님의 자녀로서, 제가 배운 신앙의 길은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사는 것입니다.
만약 제가 제 친아들을 살리고,
전처의 아들을 죽게 한다면,
그것은 하나님께 영광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 말에 법정은 숨소리조차 사라졌다.
방청객들은 물론, 판사조차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긴 침묵 끝에 판사는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30년 넘게 재판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오늘만큼 인간애로 감동받은 적은 없었습니다.”
판사는 잠시 서류를 정리하더니,
굵은 목소리로 판결문을 읽었다.
“판사의 권한으로 두 아들을 무죄로 석방한다.”
그 순간, 법정 안에는 눈물이 번졌다.
두 아들은 서로를 끌어
안았고, 어머니는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아무도 함성을 지르지 않았지만, 그 고요 속에는
한 가족의 사랑과 신앙이
만들어낸 위대한 힘이 흐르고 있었다.
이 사건은 미국 롱비치 법정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오늘날 미국이라는 나라가 비록 많은 실수와
과오를 저지르기도 하지만, 세계를 이끌어 갈 수
있는 힘은 바로 이런 곳에서 비롯되는지도 모른다.
두 아들의 아름다운 우애, 어머니의 숭고한 결단,
그리고 가정에서 길러낸 진실한 인성. 그것이 한
나라의 품격을 지키는 보이지 않는 기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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