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는 것과 아픈 것은 다르다
2025. 9. 14. 20:49ㆍ좋은글
늙는 것과 아픈 것은 다르다
나이 들어가면서 몸의 이상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 졌습니다. 아침에 기상 하면서부터 예전과 다름을 인식하고 때로는 근심도 되고 걱정한 때가 있으실 것입니다. 늙는 것과 아픈 것은 다른 것입니다.
늙어 가는 것'' 과 ''아픈 것 ''은 비슷한 것 같아도 어떻게 다른지? 배가 이유 없이 더부룩하다, 생배앓이가 잦다, 이쪽 관절이 쑤신다, 저쪽은 뻣뻣하다, 어깨가 시리다, 눈이 자주 흐릿해지고, 왠 거미줄이 어른거린다,
가는귀가 먹는 것 같더니만 조수미 노래 같은 고음(高音)이 짜증스럽게 들린다. 등등 다양한 호소를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늙으면, 평생 병원 신세 안 질 것 같던 자신감은 사라져 가고, 사소한 신체 문제도 죄다 질병으로 여겨 ''병원 의존형'' 사람이 됩니다.
새로운 사회학 용어로 ''메디컬리제이션 (medicalization)'' 이라고 일컫는데 "모든 증상을 치료 대상이라 생각하며 환자로 살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노령화 진입 초기에 흔히 볼 수 있는 심리적 현상이고, 고령화 시대에 일반화되는 사회적 현상입니다.
노화의 징후로 어차피 나타나는 다음의 증상들은 대개 병(病)이 아님을 아셔야 합니다. 나이 들면 호흡에 쓰는 근육과 횡격막이 약해지고 허파꽈리(肺胞)와 폐 안의 모세혈관도 줄어가서 평소보다 움직임이 조금만 더 커지거나 빨라지면 숨이 찹니다.
이건 질병이 아닙니다. 체내 산소량에 적응하면서 운동량을 조금씩만 늘려가도 숨찬 증세는 개선이 가능하게 됩니다. 같은 이유로 기관지도 약해져 기침이 난답니다. 미세먼지 많은 날, 기침이 자주 나온다는 호소는 되레 청신호입니다.
기침은 폐에 들어온 세균이나 이물질을 밖으로 튕겨 내보내는 청소효과가 있는데, 그런 날 기침이 있다는 것은 호흡 근육이 제대로 살아 있다는 의미랍니다.
만성적 기침이 아니라면 병원을 찾을 이유가 없답니다.
고령에 위장은 움직임이 더디고, 오래된 속옷 고무줄처럼 탄성도 줄어서 음식이 조금만 많이 들어와도 금세 부대 낀답니다. 담즙 생산이 줄어, 십이지장이 일감을 처리할 연료가 모자란 셈이니 기름진 고기의 소화가 어렵게 되는 것입니다.
젖당 분해 효소도 덜 생산돼 과(過)한 유제품 섭취는 설사(泄瀉)로 바로 이어진답니다. 대장(大腸)은 느릿하게 굼떠져서 식이섬유 섭취라도 줄면 변비가 오기 쉽고, 막걸리라도 좀 마셨다하면 어김없이 아랫배가 사촌이 논 살 때 마냥 슬슬 아파온답니다.
이런 불편들은 고령의 친화적 생활 습관으로 감소시킬 수 있다는데, 예를 들면, 위가 더부룩하면 연한 음식과 소식(小食)으로 습관을 바꿔 가시면 됩니다. 또한 고령으로 인한 신경계통의 노화로 상실감이나 서운함,
사소한 일에 분노 등이 밀려올 때도 있다는데, 이런 증상들은 마음먹기에 따라 병이 되기도 하고 아니 되기도 한다 하니 사고 전환이 권장되지 치료가 꼭 필요한 게 아니랍니다.
양귀비가 옆에 바짝 붙어 있는데도 한창 때 같았으면 , 천방지축으로 기고만장 했을 ''똘똘이''가 기침(起枕)할 기미조차 보이지 않으면, 아! 자손을 번식시킬 의무가 끝났구나' 라고 수긍하면 병이 될 수 없답니다.
그러나 끝난 의무를 치료대상으로 여겨서 의사나 약 등에 의존하여 억지로 더 질질 끌게 되면 병을 만드는 것이 된답니다. 서운하시겠지만 ''똘똘이'' 가 자기 몸에서 가장 똘똘했던 시절은 벌써 ~지나갔다고 느끼십시오.
나이 들면 음식을 삼킬 때마다 인후가 기도뚜껑을 닫는 조화로움이 둔해집니다.
노인들이 자주 사레들리는 이유입니다. 노년의 골 감소증은 어느 정도는 숙명인데, 목뼈에 골다공증이 오면, 자기도 모르게 머리가 앞으로 쉽게 숙여져서 기도를 덮는 인후를 압박한답니다.
아무 생각 없이 한 입에 쏙 들어가는 기름 바른 인절미나 조랑떡이 입에 당겨, 소시 적 때처럼 한 입에 냉큼 삼켰다간 기도가 막혀 사달이 날 수도 있답니다. 불필요한 약 복용이나 무심코 건네받은 건강 보조 약물이 몸을 그르칠 수도 있습니다.
노령에는 간세포수가 감소하고, 간으로 흐르는 피도 줄어들 뿐더러, 간 효소의 효율성도 떨어진답니다. 그 결과 약물 대사가 늦어지고, 체내 잔존량이 늘어나 약으로 역효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런 노화 현상을 모르거나 간과하면 노년의 심리적 불안으로 건강에 해로울 수 있습니다. 얼마 전부터 생명공학이나 의학의 연구영역과는 별도로 사회학자 들이 고령화 시대의 사회문제로써 이런 현상들을 들여다보기 시작했습니다.
위에 열거된 노령화 패턴 등을 이해하신다면 "medicalization", 즉 ''증상이 있으니 나는 환자이고 따라서 약을 먹어야지'' 랄지 또는 ''몸이 한창때하고 많이 달라, 약을 처방 받아야 해'' 라는 생각을 상당히 떨쳐낼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여러 증상에 적절히 순응하면서 다스려나가시거나, 하다못해 무거워진 몸을 자주 움직여 주기만 하셔도 마음까지 한결 가뿐해질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하시기 바랍니다.
''늙어 가는 것'' 과 ''아픈 것'' 은 비슷해도 다른 것입니다. 순리와 섭리에 순응하는 노년의 지혜가 필요합니다. 늙은 경륜만큼 마음을 느긋하게 만드시면 건강관리에도 여유가 생긴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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