智巧何益(지교하익)
2025. 8. 7. 20:03ㆍ좋은글
菜 根 譚
제 91장 : 智巧何益(지교하익) : 저절로 화복이 따르니 지혜와 기교가 무슨 소용인가?
貞士無心徼福 天卽就無心處牖其衷 憸人著意避禍 天卽就著意中奪其魄
정사무심요복 천즉취무심처유기충 섬인저의피화 천즉취저의중탈기백
可見天之機權最神 人之智巧何益?
가견천지기권최신 인지지교하익?
곧은 선비는 무심히 복을 맞이한다.
하늘이 곧바로 그를 찾아와 그의 무심한 마음에서 충정(衷情)을 열어 준다.
간사한 자는 애써 화를 피하고자 한다.
하늘이 곧바로 그를 찾아와 그의 애쓰는 마음에서 넋을 빼앗는다.
이로써 하늘의 기틀과 권능이 극히 신묘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니 사람의 지혜나 기교가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정사(貞士)는 강직한 선비를 뜻하는 직사(直士)와 같다.
간사한 자를 뜻하는 섬인(憸人)과 대비된다.
무심요복(無心徼福)은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하나는 ‘요복’을 ‘무심’을 꾸미는 말로 간주해 “복을 구하는 마음이 없다”고 새기는 경우다.
다른 하나는 ‘무심’을 부사어로 간주해 ‘무심히 복을 맞이한다.“고 새기는 경우다.
문맥상 후자로 풀이하는 게 낫다.
즉취(卽就)는 ’곧바로 나아가다‘의 뜻으로 여기의 ’즉‘은 즉각(卽刻) 내지 즉시(卽時)의 의미이다.
유기충(牖其衷)의 유(牖)는 남쪽으로 난 창을 뜻하나 여기서는 인도하거나 열어준다는 뜻의 동사로 사용된 것이다.
저의(著意)는 주의를 집중한다는 뜻의 착의(着意)와 같다.
착(着)은 편찬하거나 밝다는 뜻으로 사용할 때는 ’저‘, 달라붙거나 어느 곳에 두거나 할 때는 ’착‘으로 읽는다.
천지기권(天之機權)의 ’기권‘은 기틀과 권능을 의미한다.
지조를 지키는 선비는 애초부터 억지로 복을 구하지 않는 까닭에 무심한 마음을 지닌다.
하늘이 그 무심한 마음속으로 들어가 충정을 알아준다고 한 이유다.
이와 반대로 간사한 자는 늘 재앙을 피하는데 뜻을 두는 까닭에 하늘이 오히려 넋을 빼앗는 식으로 혼내준다.
여기의 하늘은 말할 것도 없이 천심으로 표현되는 민심(民心)을 의미한다.
사람이 잔꾀와 재주로는 당할 길이 없다.
매사가 그렇듯이 억지로 구하면 탈이 난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복을 구하는 첩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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