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생(妓生) 소백주(小柏舟) - 103회

2025. 8. 6. 08:22ㆍ수호지

★ 기생(妓生) 소백주(小柏舟) - 103회

제103회 계략(計略)

“뭐? 뭐? 시방 뭐라 하였는가?”
뜻밖의 말에 이 정승이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깜짝 놀라 말했다.

그러나 그 김 선비 옆에는 소백주의 달콤한 눈빛이 지키고 있었다.
“제게 천 냥만 빌려달라고 하였습니다. 정승 나리.”
김 선비는 떨리는 마음을 다잡고 말했다.

“허! 허흠! 처 천 냥이라!....... 무 무슨 연유로 천 냥씩이나 빌려 달라는 것인가?”
이 정승이 김 선비를 눈을 동그랗게 치뜨고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김 선비는 떨리는 마음을 다잡고 말했다.
“정승 나리, 실은 장사를 해서 저도 먹고살고 또 이 댁에 신세 진 은혜도 갚고 그러려고 그렇습니다.”

​“으음! 장사라... 자네 장사는 해보았는가?”
“아닙니다. 저의 장인이 장사를 해보라고 권하고, 또 하다 보면 할 수 있는 게 장사가 아니겠습니까!”

​“그래, 그렇다면 천 냥을 갚을 시일은 얼마면 되겠나?”
“한 달만 말미를 주시면 장사를 크게 해서 바로 갚아드릴 것입니다.”

​김 선비가 야무지게 말했다.
욕심 많은 이 정승이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을 때 소백주가 이정승을 바라보며 눈을 찡끗 해보였다.

‘하!’ 눈치 없는 이 정승이 그때야 상황을 깨달아 알았던 것일까?
이정승은 순간 닫힌 마음이 찰나에 탁 풀려버리는 것이었다.

“그 그 그럼, 도도... 돈 천 냥을 내주겠으니 시일 안에 갚도록 하게나.”
이 정승은 자신도 모르게 흔쾌히 허락하고 말았다.

김 선비는 속으로 ‘휴!’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하인이 내주는 돈 천 냥을 받아와서 소백주에게 주었다.

소백주는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김 선비와 함께 그 천 냥을 가지고 수원으로 돌아갔다.
천 냥을 장롱 깊숙이 숨기고 며칠 후 소백주는 또다시 김 선비를 한양 이 정승 댁으로 보냈다.

소백주는 이 정승이 이제 꼼짝없이 걸려들었다고 생각하며 이제 자신이 수립한 계략대로 차근차근 일을 진행하면 된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여인의 처음 치마끈을 풀기가 어렵듯이 탐욕스런 수전노도 마찬가지로 처음 돈을 얻어내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여인의 치마끈을 한 번만 풀어내려 버리면 그다음은 스스로 풀어 내리듯이 욕심 많은 수전노도 한번 돈을 빌려주면 도박꾼의 심리처럼 그 본전 생각 때문으로 자동적으로 계속해서 돈을 빌려준다는 것을 소백주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한고비만 넘어서면 탄탄대로였다.
목표는 저 이 정승이라는 악마가 스스로 소백주가 던지는 커다란 낚시 바늘을 눈치 없이 한입에 꿀꺽 삼키는 것이었다.

- 104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