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빠진 날 .의 뜻을 아시나요
2025. 7. 20. 11:18ㆍ좋은글
귀 빠진 날.
친구 생일 축하모임을 가졌다. 코로나도
있고 해서 한동안 어울리지 못했는데
친구들끼리 단톡방에서 이야기를 나누다..
한 명이 귀 빠진 날이라는 걸 알게 됐다.
그렇잖아도 다들 마음은 주저주저
하면서도 몸은 근질근질했는데.
좋은 구실이 생긴 거다...
모처럼 모여 한잔 했다. 자연스레
생일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갔다.
아침에 미역국은 얻어먹었냐부터
이제 우리 인생에 생일이 몇 번이나
남았을까 하는 쓸쓸한 대화까지
나누다 생각지 않게 많은 걸
깨닫게 됐다...
쓸데없이 한 친구가 물었다.
생일을 왜 귀 빠진 날이라고
부르는지 알아? 그러게
코나 눈 빠진 날도 아니고
왜 하필 귀 빠진 날이지?
태아는 머리부터 세상에 나오는데 산모에겐
그때가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순간이다.
산부인과도 제대로 없던 시절 시골집에서
순산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어머니들은 해산할 때 댓돌 위에 고무신을
벗어놓고 내가 다시 저 신을 신을 수 있을까
하고 방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태아는 머리가 어깨너비보다 크다.
그래서 일단 귀가 보이는 게 중요했다.
귀가 빠져나오면 몸통과 다리는 순조롭게
따라 나오니 출산은 다 한 거나 다름
없다고 한다...
한 친구가 진지하게 물었다.
그래 그런데 생일은 어머니가 가장
고생한 날인데 왜 축하는 저희들끼리만
하지? 결혼을 해서 아내가 아이를 낳는
걸 보며 생일의 주인공은 자기가
아니라는 걸 문득 깨달았다고 한다.
그 후 그는 생일에는 꼭 어머니
아버지에게 미역국을 끓여 드리거나
맛있는 걸 사드리고 선물을 드렸다고 한다.
아머지의 그런 모습을 보고 자란
그의 아이들도 자신의 생일에는
그렇게 따라 한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나니 결혼 후 내 생일에 부모를
생각한 적이 있었던가.
어머니가 멀리 계시긴 하셨지만 아내와
아이들하고만 즐겁고 오붓하게 생일상을
먹었다.
어머니는 오히려 내 생일에는
가족과 좋은 데 가서 외식하라고
전화를 하시곤 했는데 난 정작
어머니에겐 스웨터 하나
선물한 적이 없다.
다른 때는 문안 전화를 곧장 하면서도.
막상 생일에는 저를 낳느라고 얼마나
힘드셨어요 라는 감사 전화 한번
한 적이 없다..
생일은 내 것인 줄만 알았다.
친구는 생일 아침에 미역국을
먹는 습관은 출산의 고통을
겪으며 생명을 주심 어머니의
은혜를 잊지 말라는 의미라고
말해줬다....
그래서 귀 빠진 날에는 자기가 미역국을
먹는 게 아니라 귀를 빼준 어머니에게
미역국을 끓여드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 진위는 모르겠으나.
귀는 귀퉁이에 붙어있어서 귀가
됐다고 한다. 사람이 잘났다고
말할 때 왜 이목구비가 반듯하다고
할까 눈 입 코도 있는데 왜 귀를
앞세웠을까?
귀는 얼굴의 핵심 지점도 아니고 변방에
달려있는 데도 말이다. 그건 그만큼 귀가
소중한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에 맨 앞에
간 거라고 한다.
늘 남과 세상에 귀를 기울이며 살아야
한다는 뜻이라고 한다. 귀엽다는 단어는'
남의 말을 잘 귀담아듣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라는 우스개 깨지 곁들였다...
말을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지만.
듣는 것은 가려들을 수는 없다.
듣는 것은 그래서 신의 뜻이라고 한다..
남이 내 험담을 할 때 귀가 가렵다는
표현을 생각해 보라. 입은 하나인데
눈과 귀가 두 개인 건 말하는 것보다
듣고 보기를 두 배 하라는 의미라고 한다.
공자는 나이 60을 귀가 순해진다는
이순이라 했다. 이는 원래 무슨 말을 들어도
귀 이치를 깨달아 이해한다는 의미이지만
무슨 말을 들어도 선현들은 나쁜 말을
들으면 곧장 달려가 시냇물에 귀를
씻는다 했다...
난 칠순의 나이가 넘어지만.
그 경지에 언제나 도달할 수
있으려나. 늘 내 얼굴 귀퉁이에
붙어있지만 관심을 갖지 않았던
귀 많은 걸 생각하고 깨닫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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