讀書學古(독서학고)

2025. 5. 24. 07:19좋은글

菜     根     譚

제54장 : 讀書學古(독서학고) : 마음이 깨끗해야 책을 읽고 옛 도를 배울 수 있다.

 

心地乾淨  方可讀書學古 不然  見一善行 竊以濟私  聞一善言  假以覆短  是又藉寇兵而齎盜糧矣

심지 건정  방가독서학고 불연  견일선행 절 이제야  문일선언  가이복단 시우자 구병이재도량의

 

마음이 맑아야 비로소 책을 읽어도 옛 선현의 가르침을 배울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한 가지 선행(善行)을 보아도 이를 훔쳐 자신의 욕심만 채우고,

한 가지 선언(善言)을 들어도 이를 빌려 자신의 단점을 엎으려 할 것이다.

이는 적군에게 무기를 빌려주고, 도적에게 양식을 대어주는 것과 같다.

 

심지 건정(心地乾淨)의 ‘건정’은 순수하고 깨끗하며 단아하다는 뜻이다.

학고(學古)는 옛 선현의 가르침을 배운다는 의미로 사용됐다.

자구병이재도량(藉寇兵而齎盜糧)은 적군에게 무기를 빌려주고, 도적에게 양식을 대어준다는 뜻으로

진시황 때 이사(李斯)가 축객령(逐客令)에 반대해 올린 상소문인

『간축객서』(諫逐客書)에

 

‘간축객서’의 해당 구절이다.

“전에 진목공은 선비를 구하면서 서쪽으로 용인의 땅에서 유여(由余)를 얻고, 동쪽으로 완(宛) 땅에서

백리해(百里奚)를 얻고, 송나라에서 건숙(蹇叔)을 영접했습니다.

이로써 20개국을 합병해 드디어 서쪽의 패자를 칭하게 됐습니다.

진효공은 상앙(商鞅)의 변법을 채택해 제후국들로 하여금 진나라에 가까이하며 복종하게 만들었고,

오늘까지 진나라가 잘 다스려지고 강하게 되는 근원이 되었습니다.

진혜문왕은 장의의 계책을 채택해 6국의 합종책을 무산시켜 이들로 하여금 진나라를 섬기게 만들었습니다.

진소양왕은 범수(范睢)를 얻어 공실을 강하게 만들고 권귀(權貴)가 발은 붙이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진목공과 진효공, 진혜문왕, 진소양왕 모두 외부 인재를 거둬들여 성공을 거둔 분들입니다.

이로 보건대 다른 나라에서 온 빈객들이 어찌 진나라에 해를 끼칠 리 있겠습니까? (중략)

제가 듣건대 ‘태산은 모든 토양을 가리지 않고 받아들여 그렇게 크게 되고,

강과 바다는 작은 시냇물도 가리지 않고 받아들여 그렇게 깊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왕자(王者)는 사람을 가리지 않고 받아들임으로써 그 덕과 은혜를 널리 밝힐 수 있는 것입니다.

지금 대왕은 백성을 버려도 적국에 도움을 줄 터인데 하물며 빈객을 물리쳐 다른 제후들이 업적을 쌓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자구병이재도량(藉寇兵而齎盜糧)’은 바로 이를 두고 말한 것입니다.

 

『간축객서』가 ‘자구병이재도량’을 처음으로 언급했음을 보여준다.

이 구절은 ‘간축객서’의 백미에 해당한다.

그 효력은 곧바로 나타났다.

진시황이 황급히 축객령을 철회하면서 사람을 시켜 이사를 부른 뒤 관직을 회복시켜 준 게 그렇다.

 

책을 읽을 때는 선현이 말씀하고자 하는 바의 근본을 깨우쳐야 한다.

좋은 말만 흉내 내면 이내 선현의 말씀과 행동을 빌려 자신의 욕심만 채우고, 단점을 엎으려 들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는 적군에게 무기를 빌려주고, 도적에게 양식을 대어주는‘‘자구병이재도량”에 해당한다.

자신의 선행을 선전하기 위해 고아원이나 양로원을 운영하는 자는 고아와 노인을 학대하기 일쑤다.

이는 선행이 아닌 악행이다.

'좋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리 알 밥을 받은 어머니의 교육  (0) 2025.05.24
가득 찬 것보다는  (0) 2025.05.24
오늘의 경구  (0) 2025.05.23
♡ “六不合 七不交” 란  (0) 2025.05.23
🦚"염력" [ 念力 ]  (0) 2025.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