難植嘉禾(난식가화)

2025. 4. 23. 06:57좋은글

菜     根     譚

제 39장 : 難植嘉禾(난식가화) : 나쁜 자와 사귀면 좋은 결실이 어렵다.

 

敎弟子 如養閨女 最要嚴出入 謹交遊 若一接近匪人 是淸淨田中下一不淨種子

교제자 여양규녀 최요엄출입 근교유 약일접근비인 시청정전중하일부정종자

便終身難植嘉禾

변종신난식가화

 

(제자를 가르칠 때는 규중의 처녀를 양육하듯 출입을 엄히 단속하고 교유를 삼가게 한다.

행실이 좋지 못한 자와 한번 사귀면 이는 좋은 밭에 나쁜 종자를 뿌리는 것과 같다.

그런 밭에서는 평생 좋은 곡식을 거두기가 어렵다.)

 

규녀(閨女)는 학문과 재주가 뛰어난 여인을 뜻하는 규수(閨秀)와 같은 말이다.

가화(嘉禾)는 상서로운 곡식으로 여기는 풍성한 결실을 의미한다.

여기서는 제자의 육성을 규수를 기르는 것에 비유했다.

출입을 엄중히 하고 교류를 삼가지 않으면 품행이 좋지 못한 자와 사귀게 되고,

이는 곧 깨끗한 밭에 더러운 끼앗을 뿌리는 것과 같다고 했다.

아무리 열심히 가르칠지라도 출입과 교류를 잘 보살피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유종주(劉宗周)는 명대(明代) 말기의 거유(巨儒)로 자가 기동(起東)이고 지금의 절강성 소흥(紹興) 출신이다.

그의 모친 장씨는 명나라 가정 30년 신양현의 선비 아들 집안에서 태어났다. 총명한데다 시문과 역사에 밝았다.

남편인 수재 유파(劉坡)는 그녀가 27세 되던 해 갓 돌을 넘긴 딸과 뱃속의 유종주를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장씨는 두 아이를 데리고 친정으로 돌아가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며 자식을 훌륭한 인재로 키우기 위해 애썼다.

그는 자식들을 베틀 앞에 놓고 이같이 꾸짖었다.

“네가 이토록 책을 읽는데 전혀 집중하지 않으니 무슨 좋은 결과가 있겠는가?”

 

이후 유종주는 향시 장원에 뽑힌 후 23세 때 진사에 합격했다.

얼마 후 모친상을 당해 7년상을 행했다.

환관 위충현의 참소로 벼슬이 깎이기도 했으나 학문을 열심히 닦아 이른바 절동학파(浙東學派)의 벌파인

즙산학파(蕺山學派)의 개조(開祖)가 되었다.

청나라 초기의 거유 황종희와 진확, 장리상 등이 모두 그의 문하에서 나왔다.

남명정권(南明政權)의 도어사(都御史)로 있다가 청나라 군사가 항주로 쳐들어오자 20여 일 동안 곡기를 끊고 68세로 순직했다.

30여 종의 유저(遺著)를 남겼다. 유자전서(劉子全書) 40권으로 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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