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라 가을 바람 솔 솔

2024. 9. 30. 10:47자유게시방

 

쨍하고

햇빛이 비치는

가을들녘을

걸어본다 
따사로운

햇빛에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가볍다
길가에는

코스모스가 피기

시작한다

옛날 키다리가 

아닌 난쟁이

코스모스가 더 많다

들녘 밭에는 

배추들이

자라고 있다

요즘 배추파동을

보면서 

배추 한 포기

만 몆천 원이라는데 

저 배추가

김장배추로

구실을 할지
고추들도 빵강 파랑 

달려있는 모습들.

그들의 생명도 얼마

남지 않아 바쁜 듯


조금 걷다 보면
맑은 개울물이 졸졸

손  발이라도

담가보고 싶다 

길가에 대추나무에

대추가

주렁주렁 열려 있다
한알 따 깨물어보니

벌 레가 있다 

대추도 약을 열 번

이상 처야

제대로 된다고 한다 

대추고장 보은

사는 대추농사

하는 친구의 말이다 

추석날 일동

친구집 대추나무가

부러질 듯 달였는데

나무 이래

많이 떨어져

있고 건드리면

우수수 떨어지고

그 속엔 벌 레가 있다 

한주먹 따서
주머니에 넣고
반은 버리고

벌레피해가며 먹는다


요즘 무농약 자연산

어쩌고 하는 것은 

거의  구라다

자기네 식구

먹을 거면 

벌레 먹고 남는

먹을 수도 

약안치면 거의 모든

야채 

한 포기도 못 건진다 

가다 보면 머루가
포도송이같이

달려 있다

여기도 진짓물이 
몇 개 따서  청소하고

입속에 넣어보니
머루

특유의 맛이 난다

이름 모를 꽃들이

여기저기 피어 있는 것이 
가을의 운치를 더한다

이렇게  따사로운 햇빛 

이끌려 걸었던 길이

 

산골의 가을 정취를
몸으로 느끼며

그 옛날

어린 시절 가을

산을 뒤지며

머루 다래

깨금 어름 찾아

따먹던 생각이 난다

그때가 좋았는데 

아~~ 옛날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