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일기-병영생활08 [유격훈련]3

2021. 10. 11. 20:14모건의 병영 일기논산과 하사관학교 이야기

모건일기-병영생활08 [유격훈련]

 

그애의 잔잔한 향이묻어있을 편지봉투를 코에대고 크게 숨을 들이 마십미다.

그리고는 조심스레 편지를 뜯어봅미다.

색편지지에 써내려간 그애의 예쁜필체가 눈에 금방들어옵미다.


대충 이런 이야기 였습미다.


내가 군에간다며 우리의 이별을 이야기 하던날...

그애는 집에와서 한잠도 못자고 밤새 눈이 퉁퉁 붓도록 울기만 했다는 겁미다.

<==나도 괜히 맘이 찡해집미다….

몇일을 밥도안먹고 울며지내던 그애는 결국 우리집에 전화를 하고는 집에 찾아와서

울 어머님께 인사를 하고 부대주소를 알아낸 것이랍미다.

<==젠장~이애는 왜 날 일케 감동시키는 겁미까?…눈물이 나려고 합미다…


갑자기 군에 오기전에 그애랑 즐겁게 지내던 순간들이 휘~~리릭!! 뇌리를 스쳐 지나갑미다.

명동에서 만나 둘이 팔짱을 끼고 싸돌아 댕기다가 무교동에 가서 히히덕 거리며 막걸리 먹고

거의 마지막 시내버스를 타고[그때는 통행금지가 있었슴] 집으로 가던일…

한겨울 눈이 소복하게온 어느 화이트 크리스마스날 밤 둘이 팔짱을 끼고 명동에서 한강다리

까지 걸어오다가 용산쯤에서 그애가 미끄러운 눈길에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은일…

그때 그애의 바지 엉덩이가 튿어져서 근처 의상실에 들어가 임시로 재봉을 해서 입고

둘이 킬킬대며 함께 그애 집에까지 바래다 주던일…

그때 처음 팔장을 풀고 내팔이 자연스레 그애의 어깨와 허리를 감싸던일…..ㅠ.ㅠ…


[더 이상의 자세한 내용은 생략 하겠습미다.

나에게도 숨기고 싶은 비밀이 있습미다…ㅠ.ㅠ..더 이상 알려고 하믄 다칩미다…]


그애의 편지 마지막에는 보고싶다며 면회를 오고싶다는 귀절이 씌여져 있었습미다.…

나는 편지를 다읽고 소중하게 접어 상의 가슴주머니에 집어 넣었습미다…ㅠ.ㅠ…

그날밤 저녁식사후 나는 그애에게 답장을 썼습미다….

이제는 하사관학교 졸업때까지 면회가 안되니 오지말라고 썼습미다.

그리고…..모든 감정은 시간이 해결해 줄것이라고…

일단 지금은 이런 상태로가 더 좋으며 조금 시간을 가지고 어떤 것이

서로에게 최선의 길인가를 생각해 보자고 썼습미다….ㅠ.ㅠ….

그편지에 우표를 붙여서 행정반에 접수를 시켰습미다….


그애에게서 편지를 받은 그한주는 머리속의 혼란스러움에 내게 무척힘든 한주가 되었습미다.

며칠후 우리는 일주간의 유격훈련을 받으러 가게 되었습미다.

훈련중에 제일 힘든 것중 하나입미다.

유격을 받으면 이제 하교대에서는 고참 축에 들어갑미다.

원주에서 유명한 유원지인 간현으로 갑미다…

철교를 사이에 두고 한쪽은 유원지이고 또 한쪽은 유격장입미다…..

오전에 원주 하교대서 완전군장 으로 행군을 해 갑미다.

간현에 도착해서 군장을 풀고 관물정돈후 저녁을 먹고 한차례 기합을 받은뒤 취침~~


다음날부터 우리는 딥따 힘겨운 유격훈련을 받게 됩미다.

유격훈련은 무지 위험한 훈련이기 때문에 아차 실수하면 생명의 위협도 받을수 있습미다.

훈련중에 레펠코스가 있습미다.

높이가 30 메터쯤되는 절벽꼭대기에서 밧줄을 타고 절벽을 세번에 뛰어차서 내려오는

훈련코스 입미다.

[30메터면 10층 높이이고 요즘 119 구조대가 훈련 받는 그런것입미다]

우리는 코스에 들어가기전에 피티체조를 합미다.

말이 체조이지 거의 기합입미다.

레펠을 하다가 잘못 미끄러져 내려오면 손바닥에 화상을 입으므로 가죽장갑을 줍미다.

드뎌 내차례입미다….

나는 크게 외칩미다,

”XXX번 올빼미 레펠준비끝!!”

조교 묻습미다

“자신 있습미까??”

“넷~~ 자~~아신 이씀미다!!”

“애인 이씀미까?”

“넷!! 이씀미다!!”

“애인이름 삼회복창!!실시~”…

애인있는 넘들은 애인이름 외침미다.

애인 엄는넘들은 걍~"롯데~ 자야!!"를 외치게 함미다.

롯데 “자야” 는 그때 나온 과자 이름이지만 영자..정자..순자..등등 여자이름 끝글자 도 됩미다.…ㅠ.ㅠ…


헉~~위에서 보니까 밑에있는 넘들이 개미처럼 보입미다.

다리가 후들후들 떨립미다.

”레펠!!”

조교의 명령이 떨어집미다.

난 눈을 꼭감고 뛰어 내려씀미다.

발이 바위면에 닿는 느낌이 듭미다.

눈을 떠 봄미다…

허걱~~에게~~ 겨우 한 3미터쯤 내려 왔습미다….ㅠ.ㅠ..

이제 두번 남았습미다….

흑흑…27메터를 두번에 뛰어 내려와야 합미다.

또 눈을 질끈 감고 뛰어 봅미다…..

눈을 떠 봅미다…

겨우 2-3메터쯤 밖에 못내려 왔습미다.

밑에보니 세번에 못뛰어 내린넘들이 마구 기합을 받고 이씁미다….ㅠ.ㅠ…

에잇~~죽기아니면 까무러치기다~~

난 걍 눈을 감고 뛰어 내렸습미다…

그런데…

아고고~~발이 닿는데가 엄씀미다…

난 허공에 매달린채로 무시무시한 속도로 밑으로 미끌어져 내리고 말았습미다…

손바닥은 딥따 뜨겁습미다…..

고기타는 냄새가 납미다...ㅠ.ㅠ..

드뎌 땅에 닿았습미다.

땅에 닿자마자 조교에게 개끌리듯 끌려가 기합을 받습미다…ㅋㅋㅋ…

기합을 받는데 철교에서는 열차가 지나가고 있습미다.

조교가 갑자기 동작그만을 시킵미다.

”전체 우향우!!”

“기차를 향해 손을 흔든다 실시!!’..

허걱!!

우리는 기합을 받다말고 생끗 웃으며 손을 흔들어 댑미다….젠장할~~

손바닥은 화상을 입어서 화끈거리고 금새 물집이 잡혔습미다.


드뎌 유격훈련 마지막날~

그날은 산꼭대기에서 도르래를 두손으로 붙잡고 강물로 사정엄씨 내려오다가

교관이 붉은 깃발을 들면 그대로 손을 놓고 강물로 빠지는 유격훈련 마지막 하강 코스였슴다..

강물에 빠질때 자세를 잘해야 합미다.

엉덩이를 뒤로빼고 양손을 갈매기처럼 수평으로 하고 떨어져야

강물과 충돌시 거시기(?)가 아프지 않습미다.

그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서 우리는 땅에서 피티체조를 자꾸 연습합미다.

내차례 입미다.

도르래를 잡고 밑을봄미다.

후미~~딥따 높습미다….

긴장 때문에 가슴이 자꾸 콩닥 댑미다.

조교가 출발 신호를 보냅미다……

난 눈을 감고 힘차게 앞으로 뛰어내립미다…

눈을 떠 봄미다…

아직 덜걷힌 아침 안개가 내 얼굴을 때리고 지나갑미다.

저 아래 철교가 보이고 강물이 보입미다.

기분이 최고입미다….^^…

저 멀리 교관이 눈에 들어 옵미다.

교관이 빨간 깃발을 위로 올립미다.

난 도르래를 잡았던 손을 그대로 놓습미다.

엉덩이부터 강물에 첨벙 빠집미다.ㅎㅎㅎ…

강물에서 헤엄쳐 나와 교관에게 보고를 합미다.

”XXX번 올빼미 하강완료!!”…

교관옆에 서있던 구대장이 부릅미다.

”수고했다..담배 한대 피워라~”

…ㅋㅋㅋ….사제 담배입미다…

지금도 물에빠진생쥐꼴로 피우던 그 담배맛을 잊을 수가 없슴미다.

유격훈련이 끝났다는 사실과 마지막 하강훈련의 짜릿함에 기분이 좋아집미다.


우리는 모든 유격훈련을 한건의 사고도 없이 무사히 마치고 내일은 원주로 귀교합니다.

저녁식사후에 오락시간을 가졌습미다.

전에 잠깐 얘기 했지만 우리는 전국에서 온 병력이기 때문에 별별넘이 많습미다.

나훈아 하고 똑 같은 목소리를 흉내내는 넘도 있습미다…ㅋㅋㅋ…

어떤넘은 빤쮸를 찢어 미니스커트를 만들어 걸치고 런닝으로는 브래지어를 만들어 입고는

립스틱 까지 바른 얼굴로 아주~섹쉬한 춤을 추기 시작합미다.

여기저기서 휘파람 소리가 터져 나옵미다.ㅎㅎㅎ…

드뎌 모두들 뛰쳐나와서 이쁜여인(?)을 가운데 두고

신나게 개다리춤과 허리아래 춤을 추기 시작합미다.


다음날아침 우리는 군장을 꾸리고 원주 하사관학교로 가기위해 행군을 시작했습미다.

하사관 학교 정문근처에 오니 후배기수들이 두줄로 박수를 치며 우리를 맞이했습미다.

군악대가 나와서 나팔과 북을 치며 우리를 맞이하는 것이었습미다.

그것을 보는 순간 몸에 소름이 쮸~~우악 끼치며 해냈다는 뿌듯함을 느낍미다.

행군하느라 지친몸에 다시 젊음의 기운이 용솟음 칩미다.

우리는 후배기수들이 두줄로 만든 사잇길로 당당하게 하사관학교 정문을 통해 들어갔습미다.


드디어 우리기수는 고참기수에 끼이게 된것이었습미다….


그렇게 유격을 마치고 교육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갑미다.


이제 남은 것은 2박3일 220키로미터 행군[서울과 부산의 절반거리를 완전군장으로 2박3일간

걸어가는 훈련입미다]과 전방지휘실습[전방부대로 일주일간 실습을나가서 선배 하사들에게

지휘통솔의 실습을 하는겁미다]이 남았습미다.


그때쯔음 우리는 졸업후 자대배치에 대한얘기를 들었습미다.

제일촣좋게 배치되는 것은 하사관 학교의 조교로 자충이 되는 것이었고

그다음은 동해안의 경비를 맡는 배치였습미다.

제일 나쁜 것은 교육사단에 배치되는 것이었습미다.

[교육사단은 일년내내 교육훈련을 하는 부대입미다….]


저는 중대의 교육계입미다.

당연히 중대 기수와 교육계는 1등과 2등을 나눠가지며

하사관 학교의 조교로 자충된다는 것을 알았습미다.

나는 그사실을 알고나서 무척 기분이 좋아졌습미다….

 

 

#모건일기-병영생활08[유격훈련]

[출처] 모건일기-병영생활08 [유격훈련]|작성자 ykr3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