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우명의 유래 ◈

2023. 1. 19. 16:26좋은글

좌우명(座右銘)이란 말은
늘 옆에 갖추어 두고 가르침으로 삼는 말이나 문구를 의미하는 것인데
자리 좌(座), 오른 우(右), 새길 명(銘) 자로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오른쪽 자리에 새겨놓은 명언"이란 뜻으로

현대 사람들은 이 좌우명(座右銘)의 좌(座) 자를 왼쪽과 오른쪽을 의미하는
좌우(左右)로 잘못 오인하고 있다.
이것은 한글전용에서 오는 폐단이기도 하다.


제나라때 춘추오패 중에 하나였던 환공이 죽자 묘당을 세우게 되었고
그곳에는 각종 제기들이 진열되어 있는데 그중에 특이한 술독이 하나 있었다.
술독이 비어있을 때는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다가
술을 반정도 담으면 똑바로 서고
술을 더 담아 가득 차면 다시 비스듬하게 넘어져 버리는 특이한 술독이었다.

어느 날 공자가 제자들과 함께 이 묘당을 방문하여 그 술독을 보았고
첨엔 이상하게 생각하며 "뭐 저런 술독이 다 있어?" 하지만
그 유래를 알고 나서 무릎을 탁 쳤다.

"아 저것이 그 옛날 제환공이 의자 오른쪽에 두고

가득 차는 걸 경계했던 바로 그 술독이로구나!"
제자를 시켜 물을 술독에 채워보니

역시 술독이 쓰러지는 것이었다.
그러자 공자가 
"공부도 이와 같은 것이다. 다 배웠다고 교만을 부리는

자는 반드시 화를 당하게 되는 법이니라."
집에 돌아온 공자는 똑같은 술독을 만들어
앉은자리 옆에 두고 스스로 다짐을 하는 매개체로 사용했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좌우명의 진짜 유래는 아니다.

좌우명(座右銘)이란 말의 진짜 유래는
남북조 시대 때 남조(南朝) 양(梁)의

소명태자(昭明太子)가 편찬한 시문선집
‘문선(文選)’에 실린 최원(崔瑗)의 ‘좌우명

(座右銘)’이란 글에서 비롯됐다.
최원은 동한 시대 저명한 학자 최인(崔?)의 아들로서
어려서부터 배움에 뜻을 세워 18세 때 낙양으로 유학을 떠났다.
그곳에서 천문(天文)과 역서(曆書)를 익혔고 주역을 배웠으며
특히 글짓기와 서예에 능란한 솜씨를 지녔다.


그러나 형인 최장(崔璋)이 의문의 

타살을 당하자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직접 나서서 원수를 죽이고 관아의 추적을 피해 유랑생활을 하였고
다행히 몇 년 뒤 조정의 사면을 받아 고향에 돌아온 그는
자신의 살인행위를 깊이 뉘우치고 덕행을 기르고자 글 한 편을 지어
‘좌우명’이라 칭하고 앉은 책상의 오른쪽 머리맡에

칼로 새겨두고 시시각각 자신의 언행을 경계했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좌우명이란 말이 생겨난 유래이다.


최원(崔瑗)의 좌우명(座右銘)을 살펴보면



무도인지단(無道人之短) : 남의 허물 말하지 말고
막설기지장(莫說己之長) : 자기 자랑하지 말라.


시인신물념(施人愼勿念) : 남에게 베푼 것은 마음에 두지 말고
수시신물망(受施愼勿忘) : 은혜를 받았거든 잊지 않고 기억하라


세예부족모(世譽不足慕) : 세상이 칭찬하는 것은 부러워할 일이 아니니
유인위기강(唯仁爲紀綱) : 오로지 어진 마음으로 기강으로 삼으라.


은심이 후 동(隱心而後動) : 마음으로 헤아린 뒤에 행동하면 되지,
방의 용하상(謗議庸何傷) : 비방하는 말에 어찌 마음을 상하랴


무사명과실(無使名過實) : 명분이 실체에 지나치지 않게 조심하고
수우성소장(守愚聖所藏) : 어리석은 듯 행동하는 일은 성인께서도 행하셨다.


재열귀불치(在涅貴不淄) : 검은 곳에 잠겨 있어도 검게 되지 않아야 귀하니
애애내함광(曖曖內含光) : 여명(黎明) 같은 어둠 속에서 광명을 지녀라


유약생지도(柔弱生之徒) : 부드럽고 약한 것은 살아있다는 것이니
노씨계강강(老氏誡岡强) : 노자(老子)도 ‘굳세고 강하지 말라’고 경계하였다


행행비부지(行行鄙夫志) : 그저 용기만 넘치는 평범한 사람은
유유고난량(悠悠故難量) : 무엇을 하려는지 짐작하기 어렵다


신언절음식(愼言節飮食) : 말을 삼가고, 음식을 절제하여
지족승불상(知足勝不祥) : 족함을 알고, 재앙을 이겨라


행지구유항(行之苟有恒) : 이것들을 항상 지켜나가면
구구 자 분분(久久自芬芬) : 오래되면 저절로 삶이 향기로우리라



 백범 김구(金九) 선생은 서산대사의 시로 좌우명을 삼았다. 


답설야중고(踏雪野中去)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에는
불수호난행(不須胡亂行) 함부로 어지럽게 걷지 말어라
금일 아행적(今日我行跡) 오늘 내가 남기는 이 발자국은

수적후인정(遂作後人程) 뒤에 오는 사람의 이정표가 될 것이니라

역대 대통령의 좌우명,

이승만 기독교인답게
경천애인(敬天愛人) 하늘을 공경하고 사람을 사랑하라


천주교 신자였던 김대중
사민여천(事民如天) 국민을 하늘처럼 섬긴다


박정희  명지보국(明知報國) 
가난한 나라를 재건하기 위해 밝은 지혜로 뜻을 펼치겠다


최규하
범희무익 유근유공(凡戱無益 惟勤有功) 

놀기만 하면 아무런 이득이 없고 오직 부지런해야 공을 이룰 수 있다

노무현
'자신에겐 엄하고 타인에겐 너그럽게'였다


김영삼
대도무문(大道無門)


좌우명이란 마음에 새길 만한 글이나

격언을 뜻하는 것인데 늘 옆에 두고 생활의 지침이나

반성의 자료로 삼는 글이나 간단한 말을 의미하고 있다.


(출처 : 좋은 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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