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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 미 욕 오

고수# 2025. 3. 13. 07:11

菜   根   譚

제 19장 : 完美辱汚(완미욕오) : 명절은 일부 나눠주고, 오욕은 일부 떠맡다.

 

完名美節, 不宜獨任, 分些與人, 可以遠害全身, 辱行汚名, 不宜全推, 引些歸己, 可以韞光養德.

완명미절, 불의독임, 분사여인, 가이원해전신, 욕행오명, 불의전추, 인사귀기, 가이온광양덕.

 

(위대한 명성과 아름다운 절개는 홀로 다 차지해서는 안 된다.

 몇 할은 남에게 나눠줘야만 해를 면하고 몸을 보존할 수 있다.

 욕된 행실과 오명을 모두 남에게 전가해서는 안 된다.

 몇 할은 끌어다가 자신에게 돌려야만 빛을 숨기며 적을 기를 수 있다.)

 

분사여인(分些與人) 및 인사귀기(引些歸己)의 사(些)는 원래 ‘약간’의 뜻을 지닌 사소(些少)의 의미이나

여기서는 3할의 의미로 풀이하는 게 옳다. 그 이유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다.

온광양덕(韞光養德)은 스스로의 재능을 감추는 식으로 덕을 기르는 것을 말한다.

법가(法家)와 병가(兵家) 등에서 말하는 도광양회(韜光養晦)와 취지를 같이한다.

자신의 재능이나 명성을 드러내지 않은 채 참고 기다리며 실력을 닦는 것을 말한다.

큰 명예와 아름다운 지조는 사람마다 갖고 싶어 한다.

이를 독점하면 질시를 받고 원한을 사기 십상이다.

자칫 몸을 다칠 수도 있다.

 

이익과 재물이 그렇듯이 큰 명예와 아름다운 지조도 3할가량은 남에게 나누어 줘야 해(害)를 피할 수 있다.

치욕과 불명예의 경우도 똑같은 논리가 통한다.

모든 사람이 이를 싫어한다.

일을 함께하다가 욕을 먹을 경우 이를 모조리 남에게만 떠넘기면 원망을 듣기 십상이다.

자칫 몸을 다칠 수도 있다.

3할가량은 스스로 떠맡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는 온광양덕(韞光養德)의 또 다른 측면이기도 하다.

 

 

*도광양회 :  빛을 감추고 그 안에서 은밀히 힘을 기르라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