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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고수

고수# 2025. 3. 9. 22:37


참 고수

하수는 똑똑해야 이기는 줄 안다..
하지만, 고수는 어리석음을

이용하여 승리를 일군다.

옛날 왕실의 먼 친척인 '서천령' 이라는 사람이
바둑을 잘 두어 국수라고 불리어 졌습니다.

전국에서 온 기객들이, 그를 이겨볼려고
달려 들었지만, 소문대로

적수가 되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시골 농부 하나가 말 한 필을 끌고
그의 집에 들어오는 것 이었습니다.

농부의 행색은 남루했지만, 
끌고 온 말은 보기드문 준마였습니다.

서천령은 어쩐 일로 왔는가 물었더니,
삼 년간 군복무를 하러 가는 길에
어르신이 바둑을 잘 둔다는 소문이 자자하여 
겨루어 보고 싶어 왔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서천령은 ''나는 내기 바둑이

아니면 두지 않는다'' 하자..

농부가.. 제가 타고 온 말을 잡히고 바둑을 두면

어떻겠습니까?'' 하고 대답하였습니다.

서천령은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 고
속으로 비웃으며 대국을 시작하였습니다.

농부의 실력은 짐작대로 적수가 되지 못하여 

두 판을 내리 패하자 바둑판을

물리고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소인이 졌습니다. 청컨데,

저 말을 잘 먹여 주십시요.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올 때 다시

바둑을 두어 찿아 가겠습니다.''

서천령은 농부의 제의를 흔쾌히 받아 들였습니다.
준마를 얻은지라 다른 말보다 두배나 잘 먹여
그 말은 윤기가 좔좔 흘렀습니다.

삼년이 지나자
농부가 나타나서 다시 겨루기를 청했습니다.

두 사람은 바둑판에 앉아 바둑을 두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대국은 시작하자마자
서천평은  농부에게 아무 힘을 쓰지 못한채
질질 끌려 다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천하무적을 자랑하던 서천령은 내리 두 판을
손 한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참패하였습니다.

결국 시골뜨기에게 완패 당하고 나서야 자신의

실력이 아무 보잘 것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농부는 살이 피둥피둥 찐 준마를 끌고
나서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소인이 군복무동안 말을 맡길 곳이 없자
어르신께서 바둑을 좋아 하신다기에 
이와 같이 일을 꾸며 말을 잠시 맡겼던 것입니다.

제 말을 이렇게 잘 길러 주셔서 
뭐라 감사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어수룩하게 보이는 시골 농부가 
조선 제일 국수 서천령 보다 한 수 위였습니다.

농부는 어리석음을 이용해서, 자신의 목적을

달성한 반면, 서천령은 용맹을

뽐내다가 망신을 당했습니다.

농부는,
자신의 총명을 어리석음으로 포장한
진짜 고수였던 것 입니다.

오늘의 가르침.

'명심보감' 에 이르기를..
"총명하면 어리석음으로 이를 지켜야 하고, 
용맹스러우면 두려움으로써 이를 지켜야 하고, 
부유하면 겸손으로써 이를 지켜야 한다."고~

결국, 진정한 고수는 남들의 눈에 어리석고

때로는 시시한 사람처럼 보이는 법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