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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사형수 어머니의 글

고수# 2025. 1. 12. 19:28


 
아들아!
너는 생인손 마냥 아프지만
귀하기 한량없는 내 몸의 일부였다.


너를 예쁘게 낳기 위해
과일 한쪽 상한걸 먹지 않았지
티끌이라도 남의 자리엔 앉지 않았고
흉한 소리 안 들으려
아무데도 섞이지 않았다.


물 한 모금을 마셔도
아들아!
이 에미는 몸조심
마음 조심 꿈조심
모든게 조심스럽기만 했단다

 세상에서 제일 깨끗하고
정갈하고 보기 좋은 것만
먹고 마시고 생각 했었단다
 
에미 마음이란 다 그런거야
자식이 아무리 많아도
그게 다 내 살 이고
내 핏줄로 버무린 귀한 새끼란다
 
너도 배 속에서 손짓 발짓으로
에미 마음과 교통하며
금자동이 은자동이로 세상에 나왔단다

 아들아, 이 못난 청개구리야!
갓 태어난 네가 헷넷짓이라도 
할때면
그 햇병아리같이 종알대는
모습이 
어찌도 귀엽던지 …

    이 에미는 갓난둥이 너를 안고
둥게 둥게 춤이라도 추고 싶었단다

 네 아무리 미운 짓을 해도 밉지 않았고
네 아무리 에미 속을 할퀴어도 아프지 않았다
 
아들아, 이 못난 청개구리야!
자식을 낳아서 보는 것만으로
부모는 행복한 거란다
 
내 너에게 무엇을 바라더냐
내 너에게 좋은 옷을 바라더냐
 
 속 썩히는 자식이라도 살아 있으면 
부모는 가슴에 소금밭을 일굴 망정
기쁘게 가슴앓이를 견디는 거란다.
 
이 불쌍한 것아!
살아서 얼마든지
이 에미 가슴을 할퀴고 물어 뜯더라도
그 아픔 마저 달게 받을 수 있건마는...
 
천둥벌거숭이 내 새끼
너를 가슴에 묻고
내가 어이 살아 가겠느냐 …


 어머니의 자식에 대한 지극하고도 지극하며 애닯은 사랑을
사람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표현한 것 같습니다.
 
 이글을 읽는 사람치고 처절하기까지 한 어머니의 사랑의 마음에
숙연해지지 않을 사람이 없을 거고
가슴이 멍멍해져옴을 느끼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