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지(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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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지 80 편
★ 수호지(水湖誌) - 80제8장 양산박으로 가는 길제34편 심양강 34-3“사공님, 보따리 속에 있는 돈을 다 드리겠으니 제발 목숨만 살려주시오.”그러나 사공은 아무 말도 없이 선창에서 시퍼런 칼 한 자루를 들고 나왔다.“이놈들아, 어서 말해라. 뭘 먹을 테냐? 훌훌 벗어놓고 물속으로 들어가든지 아니면 칼 맛을 보든지.”이제는 도리가 없었다.세 사람이 죽어도 같이 죽자고 함께 얼싸안고 물속에 뛰어들려는 찰나 저쪽에서 삐꺽, 삐꺽 노 젓는 소리가 들려왔다.송강이 급히 고개를 돌려 바라보았다.상류에서 빠른 배 한 척이 나는 듯 물살을 가르고 다가왔다.한 사람은 손에 창을 들고 뱃머리에 서 있었고, 두 사람은 쌍으로 노를 젓고 있었다.그들의 외침 소리가 들려왔다.“누가 거기서 혼자 돈벌이를 하느냐! 나도 있..
2024.10.28 -
수호지 79 편
★ 수호지(水湖誌) - 79제8장 양산박으로 가는 길제34편 심양강 34-2송강이 호송관과 함께 후원 초당으로 가서 주인 태공을 만나 인사를 드렸더니 방과 식사를 주었다.세 사람은 종일 굶은 배를 채우고 방으로 들어갔다.방안에 세 사람만 남자 호송관이 말했다.“압사 어른,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으니 어서 칼을 벗으시고 편히 누우십시오.”송강이 행가(行枷)를 벗고 막 잠들려는 순간 밖에서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가 들렸다.송강이 문틈으로 엿보았다.대문 안으로 들어서는 장정들 중에 아까 거리에서 시비를 걸던 사내가 있었다.사내가 주인 태공에게 말했다.“오늘 게양진에서 약장수 한 녀석이 나한테 인사 한 마디 없이 장사를 하기에 사람들에게 피전 한 닢도 주지 말라고 단단히 일렀는데, 어디서 굴러 들어온 귀양 가는 ..
2024.10.25 -
수호지 78 편
★ 수호지(水湖誌) - 78제8장 양산박으로 가는 길제34편 심양강 34-1세 사람은 마침내 게양진(揭陽鎭)이라는 곳에 도착했다.게양진은 인구가 많고 집들이 밀집해 있어서 번화한 곳이었다.길거리에 사람들이 둘러서서 구경을 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송강은 사람들 틈을 헤집고 들어섰다.한 교두가 창봉 솜씨를 보이면서 사람들을 끌어 모아 고약을 팔고 있었다.“저는 먼 데서 온 사람입니다. 고약 봉지를 사십시오. 고약이 필요 없는 분은 은냥이나 동전을 보태주시면 고맙겠습니다.”그러나 구경꾼 중에 동전 한 닢 보태주는 사람이 없었다.송강이 은자 다섯 냥을 쟁반 위에 얹어주었다.“나는 죄를 짓고 귀양 가는 사람이라 닷 냥밖에 못 드리니 받으시오.”교두가 그에게 절하고 쟁반에서 은자를 집어 들면서 사람들에게 ..
2024.10.24 -
수호지 77 편
★ 수호지(水湖誌) - 77제7장 청풍산의 두령들제33편 계양령 33-3그들은 할 수 없이 잔치를 베풀어 작별을 나눈 다음 금은 한 접시를 내어 송강에게 주고 호송관들에게는 따로 20냥씩 은자를 쥐어 주었다.여러 두령들은 송강을 금사탄까지 바래다주었다.송강은 그들의 두터운 정에 깊이 사례하고 배에 올랐다.세 사람이 길을 떠난 지 보름 만에 큰 산 하나가 앞을 가로막았다.호송관이 송강에게 말했다.“이제 다 왔소. 저 게양령(揭陽嶺)을 넘으면 심양강입니다. 강을 건너면 강주가 멀지 않지요.”날씨가 몹시 덥다.세 사람은 가파른 산길을 부지런히 더듬어 올라갔다.마침 산마루에 주점이 하나 있었다.주점 뒤로는 깎아지른 절벽이었고, 집 앞에는 두어 그루 고목이 서 있었다.그들은 주점으로 들어갔다.“주인장 계시오?”그..
2024.10.23 -
수호지 76. 편
★ 수호지(水湖誌) - 76제7장 청풍산의 두령들제33편 계양령 33-2송강이 호송관 장천(張千), 이만(李萬)과 함께 장주노성으로 떠나는 날 부친 송태공과 동생 송청이 따라나왔다.송태공이 말했다.“강주 땅은 생선이 흔하고 양식 걱정이 없는 곳이어서 돈을 써서 너를 그곳에 보내달라고 부탁했다. 돈은 자주 보낼 터이니 마음 편히 몸 성히 지내거라.하나 여기서 강주에 가려면 아무래도 양산박을 지나게 될 터인데, 조개의 무리들이 혹시 산에서 내려와 너를 데려가지 않을까 걱정이다.하나 너는 그들과 결탁하여 불충불효를 범해서는 안 되느니라.하늘이 무심치 않으면 다시 돌아와 부자 형제가 서로 상봉하는 날이 반드시 있을 것이다.”송강은 눈물을 흘리며 아버지와 헤어지면서 아우 송청에게 집안일을 부탁한 다음 강주를 향하..
2024.10.22 -
수호지 75. 편
★ 수호지(水湖誌) - 75제7장 청풍산의 두령들제33편 계양령 33-1송강은 연순, 석용과 헤어져 며칠 만에 고향에 도착했다.그는 동구 밖의 장사장(張社長) 술집에서 잠시 쉬었다.장사장은 본래 송강과 왕래가 있었던 사람이었다.“송압사, 지금 돌아오시는 길이오? 떠난 지가 반년이 되네요. 참 반갑습니다. 한데 무슨 근심이라도 있소?”“죄 짓고 타향으로 떠돌다가 아버님의 임종도 못 보았으니 이런 불효가 어디 있겠습니까?”그러자 장사장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송압사, 농담도 분수가 있지. 압사의 아버님께서 여기서 약주 잡숫고 가신 지가 아직 반 시각도 못 되었는데 그게 대체 무슨 말이오?”송강은 그 말을 듣고 몹시 놀랐다.“장사장께서 저를 놀리십니까?”송강은 그 길로 집으로 달려갔다.그러자 하인이 송강을 보..
2024.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