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지(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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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지 16편
★ 수호지(水湖誌) -16제3장 표범머리를 가진 남자제8편 고아내의 사랑 8-2“밝은 대낮에 남편 있는 처자에게 무슨 무례한 짓이냐?”그 다음에 고아내의 목소리가 들렸다.“제발, 제 청을 한번만 들어주시오.”임충은 주먹을 들어 다락문을 두드렸다.“문 열어라. 문 열어!”임충이 온 것을 안 고아내는 놀라서 허둥지둥 다락 창을 열고 뛰어내려 도망가 버렸다.아내가 무사한 것을 알고 임충은 안심이 되었으나 친구 육겸이 의리를 저버린 것에 대한 노여움은 너무나 컸다.그는 비수를 품고 곧 번루로 달려갔으나 이미 육겸은 그곳에 없었다.임충은 다시 그의 집 문 앞에서 밤새워 기다렸으나 육겸은 태위의 집 안에 몸을 숨기고 나오지 않았다.임충은 친구와 술잔을 기울이며 화를 가라앉힐 도리밖에 없었다.그는 매일 노지심과 취하..
2024.07.22 -
수호지 15 편
★ 수호지(水湖誌) - 15제3장 표범머리를 가진 남자제8편 고아내의 사랑 8-1백수건달들은 매일 고기와 술을 가지고 노지심을 찾아왔으니 그는 은연중에 그들의 두목이 된 셈이었다.어느 날 술자리에서 건달들은 노지심에게 무예 실력을 보여달라고 간청했다.노지심은 흥이 나서 62 근짜리 강철로 만든 무기를 다루는 재주를 보여주었다.모두가 감탄의 눈으로 구경하고 있을 때 담 너머에서 누군가 소리쳤다.“잘한다. 잘해!”노지심이 바라보니 담 옆에 한 관리가 서 있었다.머리에는 두건을 썼고, 머리칼은 뒤통수에 묶였으며, 갑옷을 입었고, 허리띠를 매고, 가죽신을 신었으며, 손에는 부채를 들고 있었다.표범머리와 고리눈과 제비턱에 수염을 길게 기른 키가 팔 척쯤 되어 보이는 사십대 남자였다.“저분이 누구시냐?”노지심이 묻..
2024.07.19 -
수호지 14. 편
★ 수호지(水湖誌) - 14제2장 62 근짜리 지팡이를 가진 스님제7편 불타는 와관사노지심도 그간 겪은 얘기를 하고 사진에게서 술과 안주를 얻어 배를 채운 다음 함께 와관사로 갔다.최도성과 구소을은 산문 앞 돌다리 위에 앉아 있다가 노지심이 다시 오는 것을 보았다.“네 이놈, 기어코 죽고 싶어 또 오느냐?”그들은 칼을 꺼냈으나 배를 채운 노지심과 사진의 적수가 아니었다.그들은 두 놈을 처치하고 산문에 들어갔다.그러나 산문 안에는 끔찍한 광경이 벌어져 있었다.놈들은 늙은 중들의 목을 모조리 베어 죽였고, 뒤뜰에 잡고 있던 여자도 죽여서 우물에 빠뜨린 후였다.이제 와관사는 빈 절이 되고 말았다.노지심은 바랑을 찾아 이충에게서 가져온 금은을 꺼내 사진과 절반씩 나누어 갖고 와관사를 불태웠다.노지심은 사진과 훗..
2024.07.18 -
수호지13 편
★ 수호지(水湖誌) - 13제2장 62 근짜리 지팡이를 가진 스님제7편 불타는 와관사그날 노지심은 절벽 아래로 굴러 산길을 오십 리나 걸었다.가도 가도 첩첩산중이어서 집이라고는 구경할 수도 없었다.아침도 못 먹은 노지심은 배가 고파 견딜 수가 없었다.그때 마침 소나무 숲속에 절이 나타났다.그는 즉시 산문에 들어섰다.절간 문전을 아무리 둘러보아도 도무지 인기척이 없었다.괴이하게 여겨 절간 뒤로 돌아가니 주방 옆 한 칸 방에 뼈와 가죽만 남은 늙은 중 너덧 명이 얼이 빠져 앉아 있었다.“나는 오대산에서 온 중인데, 밥 좀 한 끼 신세집시다.”“우리도 사흘째 굶고 있소.”“이렇게 큰 절에 쌀 한 톨이 없다니 말이나 되오?”그러나 늙은 중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사정이 있었다.와관사(瓦官寺)라는 이 절은 본래 유..
2024.07.18 -
수호지 12편
★ 수호지(水湖志) - 12제2장 62 근짜리 지팡이를 가진 스님제6편 복숭아꽃 피는 마을“조금도 겁내지 마시오. 나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연안부 노충경락상공 장전(帳前)의 휘하에 있던 노달이란 사람이오. 그까짓 좀도적 들은 2천 명쯤 몰려와도 눈 하나 깜짝 안 합니다. 믿지 못하겠거든 이 선장을 들어보시오.”정객들이 선장을 들어보았다.그러나 무거워서 두세 명 힘쯤으로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유태공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이렇게 된 이상 다른 곳에 가실 생각 마시고, 제 집에 계셔서 화를 막을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염려 마시고 술이나 더 주시오.”노지심이 술상을 받았을 때 동네 어귀에서 망을 보던 상객이 숨이 차게 뛰어 들어왔다.도화산 큰 두령이 도적떼들을 모조리 몰고 나타났다는 보고였다.노지심..
2024.07.16 -
수호지 11편
★ 수호지(水湖志) - 11제2장 62 근짜리 지팡이를 가진 스님제6편 복숭아꽃 피는 마을 6-1오대산에서 내려온 노지심은 대장간에 부탁한 선장(禪杖)을 찾아 들고, 계도(戒刀)는 허리에 차고, 바랑을 지고, 동경 대상국사(東京 大相國寺)를 향해 길을 떠났다.보름이 지나 해가 뉘엿뉘엿 서산에 지는 석양녘에 노지심은 도화촌이라는 마을에 도착했다.글자 그대로 복숭아꽃이 만발한 마을이었다.노지심은 어느 집 문을 두드리고 하룻밤 묵어가게 해달라고 청했다.그러자 하인이 나와서 집안에 일이 있어서 나그네를 재워줄 수 없다고 말했다.노지심은 거절을 당했지만 더욱 큰 소리로 재워달라고 요구했다.그 바람에 집 주인 유태공(劉太公)이 밖으로 나와서 말했다.“오대산에서 오신 스님이시라면 오늘 저희 집에 일이 좀 있지만 묵어..
2024.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