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지 114 편

2024. 12. 13. 07:29수호지

★ 수호지(水湖誌) - 114

수호지 제47회-1

양웅은 사내를 일으키고 석수를 불러 인사하게 했다.
석수가 물었다.

“이 형씨는 누굽니까?”
양웅이 말했다.

“이 형제는 두흥(杜興)인데 중산부 사람이며, 얼굴이 험상궂게 생겨서 사람들이 ‘귀검아(鬼臉兒)’라고 부르네.
지난해에 장사하러 계주에 왔다가 홧김에 동료 장사꾼을 때려죽여 계주부 감옥에 갇혔는데, 주먹과 봉술이 쓸 만 해서 내가 힘을 써서 구해줬네. 오늘 여기서 만나리라는 생각 못했네.”
두흥이 물었다.

“은인께서는 무슨 공사로 여기까지 오셨습니까?”
양웅이 귀에 대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

“나는 계주에서 사람을 죽이고 양산박에 투신하러 가네. 어젯밤에 축가점에 투숙했다가 같이 온 시천이란 녀석이 객점의 새벽을 알리는 닭을 훔쳐 먹는 바람에 점원과 싸움이 붙고 말았어.
성질이 나서 객점에 불을 질러 버리고 우리 셋은 밤을 새워 달아났는데, 뒤에서 추격해 오는 것을 막지 못했지. 우리 형제가 몇 놈을 찔러서 쓰러뜨렸지만 생각지도 않게 풀숲에서 갈고리 두 개가 나와서 시천을 끌고 가 버렸네.
우리 둘은 되는 대로 달리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고, 길을 물어 보려고 들어왔다가 생각지도 않게 아우를 만나게 되었네.”
두흥이 말했다.

“은인께서는 당황하지 마십시오. 제가 시천을 구해서 돌려드리겠습니다.”
양웅이 말했다.

“아우는 잠시 앉아서 함께 술 한 잔 하세.”
세 사람은 자리에 앉아서 술을 마셨다.
두흥이 말했다.

“저는 은인의 은혜를 입어 계주를 떠나 이곳에 오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한 대관인의 총애를 받아 집안의 집사가 되었습니다.
매일 엄청난 돈이 들고나는데, 모두 제게 맡길 정도로 신임이 두터워져 고향에 돌아갈 생각을 못하고 있습니다.”
양웅이 물었다.

“이곳의 대관인이 누구인가?”
“이곳 독룡강 앞에 세 개의 언덕이 있고, 세 개의 마을이 있습니다. 가운데가 축가장이고, 서쪽은 호가장(扈家莊), 동쪽은 이가장(李家莊)입니다.
이 세 장원이 있는 세 마을에 총 1~2만의 군마가 있습니다. 그 가운데 축가장의 호걸들이 가장 뛰어난데, 가장은 축조봉이고 세 아들은 축씨 삼걸이라 불립니다.
첫째는 축룡, 둘째는 축호, 셋째는 축표입니다. 또 철봉(鐵棒) 난정옥이라 불리는 한 사람의 사범이 있는데, 그는 만부부당(萬夫不當)의 용맹을 지니고 있습니다. 장원에는 1~2천 명의 힘센 장객이 있습니다.
서쪽의 호가장 주인 호태공에게는 비천호(飛天虎) 호성이라는 아들이 있는데, 그도 대단한 인물입니다.
또 ‘비녀처럼 늘씬한 미녀’ ‘일장청(一丈青)’ 호삼랑(扈三娘)이라는 딸도 영웅으로 한 쌍의 일월쌍도(日月雙刀)를 잘 쓰는데 특히 마상에서의 검법이 훌륭하다고 합니다.
동쪽 장원에는 저의 주인인 이응(李應)이란 분이 계신데, 한 자루의 점강쟁(點鋼鎗)을 잘 쓰고, 등에 감추어 둔 비도(飛刀) 다섯 자루는 백보 밖의 표적을 맞출 수 있는 신출귀몰한 분입니다.
이 세 마을은 생사를 같이 하기로 결의하여 좋은 일이든 나쁜 일든 서로 구원하기로 맹세하였습니다. 양산박 호걸들이 양식을 빌리러 올 것에 대비하여 그에 대적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제 제가 두 분을 장원으로 안내해 드릴 테니 이대관인을 만나서 시천을 구할 수 있는 서신을 써 달라고 하십시오.”
양웅이 또 물었다.

“자네가 말하는 이대관인이 강호에서 말하는 ‘하늘로 날아오르는 독수리’ ‘박천조(撲天鵰)’ 이응 아닌가?”
“맞습니다.”
석수가 말했다.

“강호에서 독룡강에 박천조 이응이라는 호걸이 있다고 들었는데, 원래 여기 계셨구먼. 진짜 호걸이라고 많이 들었는데, 가서 한 번 만나봐야겠네.”
양웅이 점원을 불러 술값을 계산하려 하자, 두흥이 만류하고 자신이 술값을 치렀다.

세 사람은 주점을 나와서 이가장으로 갔다.
양웅이 보니 진짜 큰 장원이었다.

바깥은 넓은 해자가 주위를 두르고, 칠을 한 담장이 있는데, 수백 그루의 아름드리 느티나무들이 곧게 서 있었다.
대문 밖에는 조교가 있어 장원 문으로 이어져 있었다.

대문 안으로 들어가 대청에 이르러 보니 양쪽 20여 개의 시렁에 번쩍이는 무기들이 가득 꽂혀 있었다. 두흥이 말했다.

“두 분 형님은 여기서 잠시만 기다리고 계십시오. 제가 들어가서 알리고 대관인을 청하여 나와서 인사하도록 하겠습니다.”
두흥이 들어가고 잠시 후 이응이 나왔다.

양웅과 석수가 보니 과연 뛰어난 인물이었다.
두흥이 양웅과 석수를 대청으로 인도하여 인사시켰다.

이응도 황망히 답례하고 대청 위로 올라와 앉기를 청했다.
양웅과 석수는 재삼 사양하다가 비로소 자리에 앉았다.
이응이 술을 권하자 양응과 석수가 재배하고 말했다.

“대관인께서 축가장에 서신을 보내 시천의 목숨을 구해주신다면 죽어도 그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
이응은 글방선생을 불러 상의하고 서신 한 통을 작성했다.

서명하고 날인한 다음 부집사에게 주면서 날랜 말을 타고 축가장으로 가서 시천을 데려오라고 하였다.
부집사는 서신을 받고 말에 올라 달려갔다.
양웅과 석수가 감사인사를 하자 이응이 말했다.

“두 분 장사는 마음 놓으십시오. 서신을 보냈으니 곧 풀려날 겁니다.”
양웅과 석수가 다시 감사인사를 하자, 이응이 말했다.

“후당으로 가서 술이나 한 잔 합시다.”
두 사람이 안으로 들어가자 아침밥을 대접하고, 밥을 먹고 나서 차를 마셨다.

이응이 창술에 대해 질문하자 양웅과 이응이 조리 있게 대답했다.
이응은 마음속으로 아주 기뻐하였다.
얼마 후 부집사가 돌아오자 이응이 후당으로 불러 물었다.

“데리고 온 사람은 어디 있는가?”
부집사가 대답했다.

“소인이 직접 축조봉을 만나 서신을 전했는데, 처음에는 풀어주려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에 축씨삼걸이 나와 화를 내자 회신도 주지 않고 사람도 풀어주지 않고서는 그를 관아로 압송하겠다고 했습니다.”
이응은 놀라며 말했다.

“우리 세 마을은 생사를 함께 하기로 결의했으니 서신이 가면 당연히 풀어줘야지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난단 말인가?
필시 자네가 말을 잘못 해서 이렇게 된 것이다. 두 집사! 자네가 직접 가서 축조봉을 만나 자세한 연유를 설명하게.”
두흥이 말했다.

“제가 가겠습니다. 주인님께서 친필로 서신을 써주시면 풀어주지 않겠습니까?”
이응이 말했다.

“그 말이 옳다.”
급히 화전지를 펼쳐 놓고 친필로 서신을 써서 봉투에 이름이 새겨진 도장을 찍어 두흥에게 주었다.

두흥은 마구간에서 날랜 말 한 필을 끌고 나와 안장을 얹고 채찍질을 하여 축가장으로 달려갔다.
이응이 말했다.

“두 분은 마음 놓으십시오. 친필 서신을 가지고 갔으니, 잠시 후면 풀어줄 겁니다.”
양웅과 석수는 감사인사를 하고, 후당에서 술을 마시며 기다렸다.

날이 점점 어두워지는데도 두흥은 돌아오지 않았다.
이응은 의혹이 생겨 두흥을 마중하러 다시 사람을 내보냈다.
장객이 돌아와 보고했다.

“두 집사가 돌아오고 있습니다.”
“몇 사람이 돌아오느냐?”
“두집사 혼자 말을 타고 돌아오고 있습니다.”
이응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거참, 이상한 일이군. 지금까지 저들이 이렇게 성가시게 한 적이 없었는데, 오늘은 뭣 때문에 이러지?”
양웅과 석수도 이응을 따라 대청으로 나와 보니 두흥이 말에서 내려 장원 문으로 들어오는데, 얼굴은 벌겋고, 이를 악물고, 입술을 내밀고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응이 황망히 물었다.

“자세히 말해 보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
두흥이 마음을 가라앉히고 말했다.

“소인이 주인님의 서신을 가지고 세 번째 문을 지나다가 거기 앉아 있던 축룡·축호·축표 형제를 만났습니다. 소인이 인사를 하자, 축표가 ‘넌 또 뭐 하러 왔냐?’고 소리쳤습니다.
소인이 몸을 굽히며 ‘주인의 서신을 드리러 왔습니다.’라고 했더니, 축표 그놈이 얼굴색이 변하면서 ‘너의 주인은 어찌 그렇게 사람의 일을 모르느냐! 아침에도 어떤 놈을 시켜 서신을 보내 양산박 도적 시천을 풀어달라고 하더니 지금 내가 그놈을 관아로 압송하려고 하는데 또 사람을 보냈냐?’하면서 욕을 해댔습니다.
그래서 소인이 ‘그 시천이란 사람은 양산박 도적이 아니라 계주에서 온 장사꾼입니다. 우리 장원 주인을 만나러 왔다가 실수로 축가점에 불을 질렀는데, 내일 주인께서 와서 예전대로 복구해드릴 겁니다. 주인의 체면을 봐서라도 관대히 용서해 주십시오.’ 하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축가 삼형제는 ‘안 돼! 돌려보낼 수 없다!’고 소리쳤습니다. 소인이 또 ‘여기 주인께서 친필로 쓰신 서신이 있습니다.’라고 하자, 축표란 놈이 서신을 받아 봉투를 열어 읽어보지도 않고 갈가리 찢어 버렸습니다.
그리고는 소인을 장원 문 밖으로 밀어내면서 축표와 축호가 ‘이 어르신의 성질을 건드리지 마라! 이응도 붙잡아서 양산박 도적으로 만들어 관아로 끌고 갈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소인은 할 말도 다 못하고, 그 짐승 같은 세 놈에게 무례한 꼴만 당했습니다. 그놈들이 갑자기 주인님에 대해 온갖 욕을 하면서 장객들을 불러 소인을 붙잡으려 하기에 나는 듯이 말을 몰아 도망쳐 왔습니다.
오는 도중에 기가 막혀 죽을 뻔했습니다. 저 더러운 놈들과 오랫동안 생사의 결의를 한 것이 잘못이었습니다. 오늘 보니까 인의라고는 전혀 없는 놈들입니다.”
이응은 그 말을 듣고 분노의 불길이 치밀어 올라 도저히 참지 못하고 장객을 불러 말을 준비하라고 명하였다.
양웅과 석수가 간했다.

“대관인께서는 노여움을 가라앉히시고, 저희들 때문에 의기를 무너뜨리지 마십시오.”
이응은 그 말을 듣지 않고 곧장 방으로 가서 황금갑옷을 입고 붉은 전포를 걸쳤다.

등에는 다섯 자루 비도를 꽂고, 손에는 점강쟁을 들었으며, 머리에는 투구를 썼다.
장원 앞으로 나가 3백 명의 용맹한 장객들을 점검하였다.

두흥도 갑옷을 입고, 쟁을 들고, 말에 올라 20여 명의 기마군을 지휘하였다.
양웅과 석수도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박도를 들고 이응의 말을 따라 축가장으로 달려갔다.

해가 서산으로 넘어갈 무렵 독룡강 앞에 도착하여 인마를 벌려 놓았다.
축가장은 사방이 넓은 해자로 둘러싸인 독룡산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었다.

돌을 쌓아 올린 성벽은 삼층으로 이루어져 있고 높이는 약 두 길이었다.
앞뒤로 두 개의 문이 있고, 문 앞에는 조교가 있었다.

담장 안 네 모퉁이에는 막사가 지어져 있고 사방에 창칼 같은 무기들이 꽂혀 있었다.
문루 위에는 북과 징이 배열되어 있었다.
이응은 말고삐를 잡고 장원 앞에서 소리쳤다.

“축가 세 아들놈아! 어찌 감히 이 어르신을 비방했느냐!”
장원 문이 열리더니 5,60명의 기마가 달려 나오는데, 맨 앞에는 축조봉의 셋째 아들 축표가 불타는 듯한 붉은 말을 타고 나왔다.
이응은 축표를 가리키며 꾸짖었다.

“네 이놈! 주둥이에 아직 젖비린내도 가시지 않았고, 대가리에는 아직 배냇머리가 남아 있는 어린놈아! 네 애비와 나는 생사를 함께 하기로 결의하고, 한 마음 한 뜻으로 마을을 지키기로 맹세했다.
네 집에 사정이 있어서 사람이 필요하면 빨리 보내주었고, 물건이 필요하면 보내지 않은 적이 없었다.
내가 오늘 한 평범한 사람을 풀어 달라고 서신을 두 번이나 보냈는데, 너는 어찌하여 내 서신을 찢고 내 이름을 모욕했느냐! 그건 무슨 도리냐?”
축표가 말했다.

“우리 집이 비록 너와 생사의 결의를 하고 한 마음으로 협력하기로 맹세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함께 양산박의 반적들을 체포하고 산채를 소탕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너는 어찌하여 도리어 반적들과 결탁하여 모반을 하려는 것이냐?”
“네놈은 어째서 그를 양산박 사람이라고 하느냐? 네놈은 아무 죄 없는 평범한 사람을 도적으로 모는 것이 무슨 죄에 해당하는지 아느냐?”
“도적놈 시천이 이미 자백했다! 네가 헛소리를 지껄여봤자 아무 소용없다! 꺼지려면 얼른 꺼져라! 꺼지지 않으면 네놈도 같이 붙잡아 도적놈으로 관아에 압송할 거다!”
이응이 크게 노하여 말을 박차고 쟁을 들고 축표에게 달려들었다.

축표도 말을 몰아 이응을 대적하였다.
두 사람은 독룡강 앞에서 밀고 밀리며 17~8합을 싸웠는데, 축표가 이응을 당해내지 못하고 말을 돌려 달아났다.

이응은 말을 몰아 추격했다.
축표는 쟁을 가로로 메고 왼손으로 활을 들고 오른손으로 화살을 먹여 이응이 가까이 다가온 것을 힐끔 보고 몸을 돌리며 화살을 날렸다.

이응은 급히 피했지만 화살이 팔에 꽂혔다.
이응이 말에서 떨어지자 축표가 말을 돌려 달려들었다.

양웅과 석수는 그걸 보고 크게 소리치면서 박도를 들고 축표의 말 앞으로 달려들었다.
축표는 가로막히자 급하게 말을 돌려 달아났는데, 양웅이 박도로 말의 뒷다리를 찔렀다.

말이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곧추서서 뛰어오르는 바람에, 축표는 자칫 말에서 떨어질 뻔했다.
그러자 말을 따르던 사람들이 화살을 쏘아댔다.

양웅과 석수는 갑옷을 입지 않았기 때문에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두흥은 이응을 구하여 말에 태우고 먼저 달아났다.

양웅과 석수도 장객들을 따라 달아났다.
축가장 인마들이 2~3리를 추격해 왔지만 날이 저물어 모두 돌아갔다.

두흥은 이응을 부축하여 장원으로 돌아와 후당으로 갔다.
가족들이 모두 나와 살펴보고 화살을 뽑고 갑옷을 벗긴 다음 금창약을 상처에 발랐다.
후당에서 밤새 상의하며, 양웅과 석수가 두흥에게 말했다.

“대관인께서 무례한 일을 당하시고 또 화살까지 맞으셨는데, 시천도 구출하지 못했네. 모든 것이 우리가 대관인을 연루시킨 때문이네.
우리 형제는 양산박으로 가서 조두령과 송두령에게 간청해서 대관인의 원수를 갚고 시천을 구해야겠네.”
양웅과 석수가 이응에게 작별인사를 하자 이응이 말했다.

“내가 애를 써 봤지만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두 분 장사께는 미안합니다.”
이응은 두흥에게 금은을 내주라고 했지만, 양웅과 석수는 받지 않았다. 이응이 말했다.

“강호의 예의이니 두 분은 거절하지 마시오.”
두 사람은 비로소 금은을 받고 이응에게 작별인사를 했다.

두흥이 마을 입구까지 따라와 전송하며 큰길을 가르쳐 주고 이가장으로 돌아갔다.
양웅과 석수는 길을 찾아 양산박으로 향해 걸어갔다.

멀리 새로 지은 주점이 하나 보이는데 깃발이 나부끼고 있었다.
두 사람은 주점에 가서 술을 사서 마시면서 길을 물었다.

이 주점은 양산박에서 신설한 정탐용 주점으로 석용이 관리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술을 마시면서 점원에게 양산박 가는 길을 물었다.
석용은 두 사람이 범상치 않음을 보고 다가와 물었다.

“두 분 손님은 어디서 오는 길입니까? 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왜 물어보십니까?”
양웅이 말했다.

“우리는 계주에서 왔습니다.”
석용은 문득 생각났다.

“족하는 혹시 석수 아닙니까?”
양웅이 말했다.

“나는 양웅이고, 이 형제가 석수입니다. 형씨는 어떻게 석수라는 이름을 아시오?”
석용이 황망히 말했다.

“저는 알지 못하는데, 전에 대종 형님이 계주에 갔다 오시면서 형씨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 오늘 산에 올라가신다니, 반갑습니다.”
세 사람은 인사를 마치자, 양웅과 석수는 그간의 사건을 석용에게 모두 털어놓았다.

석용은 즉시 점원에게 술을 가져오게 하여 대접하였다.
그리고 주점 뒤편 물가의 정자에서 창문을 통해 신호화살을 쏘았다.

그러자 건너편 갈대숲속에서 졸개들이 배를 저어 왔다.
석용은 두 사람을 배에 태우고 곧장 압취탄으로 건너갔다.

석용이 먼저 사람을 보내 알리자 대종과 양림이 산을 내려와 맞이하였다.
서로 인사를 마치고, 함께 산채로 올라갔다.

두령들은 호걸들이 왔다는 소식을 듣고 모두 취의청에 모였다.
대종과 양림이 양웅과 석수를 인도하여 조개와 송강 등 여러 두령들에게 인사시켰다.

인사를 나눈 후, 조개가 두 사람의 종적에 대해 자세히 묻자 양웅과 석수는 자신의 무예에 대해 애기하고 입당하고 싶다는 말을 했다.

두령들이 모두 기뻐하며 자리를 내주어 앉게 하였다.
양웅이 자신들의 얘기를 하다가 시천에 대해 얘기하게 되었다.

시천이 축가점에서 닭을 훔치는 바람에 소동이 일어난 일, 석수가 축가점에 불을 지른 일, 시천이 붙잡혀 간 일, 이응이 두 번 서신을 보낸 일, 축가 삼형제가 시천을 석방하지 않은 일, 축가 형제들이 양산박의 호걸들을 체포하겠다고 맹세하면서 온갖 욕을 해댄 일 등등을 모두 애기했다.
얘기를 듣고 난 조개가 소리쳤다.

“얘들아! 저 두 놈을 끌어내 목을 베라!”

- 115회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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